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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주진 기자] 대선 예비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후보 못지않게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며, 선거운동 일선에서 뛰는 또 한 사람의 후보자, 이들이 바로 예비 ‘퍼스트레이디’, ‘퍼스트젠틀맨’들이다. 국정의 조력자로서 ‘대통령 배우자론’이 제기될 정도로 그 위상과 역할, 자질이 재조명되는 만큼 각 대선 주자 배우자들의 삶과 이력을 토대로 배우자 유형을 조망해본다.

소리 없이 강한 내조자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이명박 후보의 부인 김윤옥씨. 최연소 기업 CEO로 ‘샐러리맨의 신화’에서 서울시장, 대통령 후보가 되기까지 일등 공신은 김씨의 보이지 않는 내조다. 이번 당내 경선 승리 뒤엔 취약 지역을 샅샅이 찾아다니며 발로 뛴 부인 김씨가 있었다. 그는 “죽을 때도 일하다 죽겠다”고 할 정도로 ‘일벌레’인 남편을 나 아니면 누가 이해하겠느냐고 한다. 이 후보의 ‘여자 문제’가 불거져 나왔을 땐 그는 단호하게 “독실한 신앙인인 남편을 믿는다”며 일축했다.

범여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손학규 후보의 부인 이윤영씨 역시 묵묵히 남편을 챙기는 스타일이다. 유력한 정치인의 배우자이면서도 대외적인 활동엔 한 번도 나선 적이 없을 정도다. 이화여대 약대를 졸업한 부인 이씨는 손 후보가 노동운동을 하던 시절 가계를 책임졌다. ‘100일 민심 대장정’ 시절엔 일주일에 한 번씩 남편을 찾아가 땀과 흙으로 범벅이 된 옷가지들을 빨고 먹을거리를 챙겼다.

개나리 꽃다발로 구애했다고 해서 별명이 ‘개나리 아저씨’인 정동영 후보. 그의 부인 민혜경씨는 요즘 여성계의 크고 작은 행사장에 자주 얼굴을 내민다. 당 의장에 통일부 장관까지 중앙 정치에 늘 바빴던 남편 대신 지역구 행사나 경조사 등을 대신 챙기는 데 익숙하다. 결혼한 뒤 시어머니와 시동생들을 모두 뒷바라지했을 정도로 전형적인 현모양처형에 가깝다.

대쪽 같은 꼿꼿한 이미지의 이해찬 후보 곁엔 푸근한 이미지의 부인 김정옥씨가 자리하고 있다. “아내는 가장 가까이 있는 야당이다. 따뜻한 격려도 하지만 따끔한 조언도 하는 편이다.” 이 후보에게 그는 가장 편안한 반려자인 동시에 무서운 정적이기도 한 셈이다.

‘호남의 며느리’, ‘DJ의 정치적 양딸’로 불리는 추미애 후보는 정치에 입문한 뒤부터 남편 서성환 변호사와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다. 미국 유학 중엔 ‘기러기 아빠’였던 서 변호사는 현재 고향인 전북 정읍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추 후보가 나서는 크고 작은 정치 활동에 늘 함께하는 ‘그림자 외조’로 유명하다. 선거 때면 잠시 변호사 활동도 접고, 물심양면으로 아내를 돕는 최측근 참모가 된다.

천정배 후보의 부인 서의숙씨는 전남 목포 출신으로 지역시민사회 원로인 서한태 박사(환경과 건강 연구소장)의 딸이다. 고려대를 나와 70년대 목포 정명여중에서 잠시 교편을 잡기도 했던 서씨는 인권 변호사로 가시밭길을 자청한 남편과 10년을 한결같이 함께 해왔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의 부인 강지연씨는 삼성생명 전신인 동방생명 창업주 고 강의수 회장의 외동딸이다. 언론노조와 민주노총을 결성하는 등 노동운동가의 아내로 살아온 그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남편과 함께 살아온 삶이 소중하다”고 밝혔다.

우리는 ‘정치적 동지’

‘최초 여성 총리’ 한명숙 후보에겐 지고지순한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가 있다. 결혼 6개월 만에 통혁당 사건으로 구속된 남편과 13년 동안 생이별을 하는 동안 민주화운동, 여성운동으로 자신을 단련했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남편은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지이자 정신적 지주로 자리했다. 그는 요즘 선거운동 현장을 누비는 아내를 위해 손수 도시락을 만들어 보내고, 집안일을 도맡아 한다.

‘촌철살인’의 대명사, 노회찬 민주노동당 후보의 부인 김지선씨는 서울 여성의 전화 부회장으로 유명한 여성계 인사다. 인천 합판공장 노동자 출신인 김씨는 ‘인천 노동자들의 누나’라는 별칭을 들을 정도로 노조 활동을 열심히 했고, 그러다 감옥에도 다녀왔다. 1988년 결혼한 이후 노 후보가 수배 생활과 구속을 반복한 탓에 ‘아깝게 때를 놓쳐’ 아이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평등 부부’로 이름을 날리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철의 여인’ 심상정 민주노동당 후보의 남편 이승배씨는 심 후보가 국회의원 배지를 단 이후부터 조금씩 가사를 분담해오다, 심 후보가 급기야 대선에 출마하자 이젠 집안일을 모두 떠안은 상태다. 중학교 2학년짜리 아들을 챙기는 일부터 음식 준비, 빨래까지 모두 그의 몫이다. 경기고, 서울대 동양사학과 출신인 이씨는 무기정학 이후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사무국장을 지내며 노동운동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엔 출판와 기획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마이 웨이’ 활동파

조순형 중도통합민주당 후보의 부인 김금지씨는 1세대 연극인으로 후배들을 길러내는 데 앞장서고 있다. 5선에다 당 대표까지 지낸 조 후보는 농담 반 진담 반 ‘김금지의 남편’으로 더 유명하다고도 한다.

김혁규 후보의 부인 이정숙씨 역시 20년 가까이 미국 뉴욕에서 김 후보와 함께 (주)혁무역을 운영한 ‘동업자’이자 경영자다. 그는 ‘혁무역’의 부사장을 맡으며 뛰어난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대선 주자들 중 유일하게 100억 원대 재산을 가진 김 후보의 재력은 부인 이씨의 수완 덕이라는 소문이 나돌 정도다.

ⓒ 직접취재

태그:#여성, #우먼, #대선, #킹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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