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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만화네트워크 '들꽃'의 문동호 화백이 문화예술인들과의 자리를 함께 한 민노당 대선주자들에게 캐리커처를 선물로 증정했다.
ⓒ 컬처뉴스
민주노동당에서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경선후보들과 문화예술인들의 '화기애애'한 만남이 이뤄졌다. 민주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우위영)가 민주노동당 대선주자들과 문화예술인들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지난 3일(금)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문화예술인 공감사랑방'을 연 것. 각 정당 대선주자들의 공약에서 '문화'에 대한 뚜렷한 정책과 방향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민노당 후보들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을지, 이날 '사랑방'에 문화예술인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이날 '공감사랑방'에는 민노당 경선후보인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국회의원을 비롯해 당 문화예술위원회와 위원들이 참여했으며, 영화산업노조와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민족미술인협회, 민예총, 민족문학작가회의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와 활동가 등을 비롯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함께했다.

사회자로 나선 김성수 민노당 문예위원(화가)은 "대선주자가 누가 되었던 간에 경선에서부터 민노당 후보들이 문화 분야에 대한 관심을 넓히고 정책을 마련하는 데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문화예술인과 함께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며 "평소 하고 싶었던 쓴소리, 단소리를 허심탄회하게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김성수 문예위원은 "이 자리에 있어 공감하고 싶은 구절이 있다"면서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 중에서 '내가 원하는 나라'의 한 구절을 낭송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강조한 부분에서 참가자들의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 공식 행사가 끝나고 자유스럽게 의원들과 문화예술인들의 술자리가 이어졌다.
ⓒ 컬처뉴스
'여는 마당'으로 금관5중주의 공연이 펼쳐지고,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영화배우 권병길씨의 건배제의에 이어 각 후보들에게 짧게 정견을 듣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날 참가자들에게 나눠준 의원들의 정책자료집에는 '문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은 없었다. 의원들은 모두 문화에 대해 깊이 관심 갖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하면서 각자 '문화'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의견을 피력했다.

심상정 의원은 "문화는 교육과 같이 우리나라의 정신과 정서를 담당하는 공공의 영역"이라면서 "문화권이 존중되고, 문화생태계가 복원되고, 문화예술인들의 창조적 활동이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회찬 의원은 "신자유주의는 문화의 창조와 질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문화의 위기를 도래시키고 있다"면서 "이번 대선은 이러한 신자유주의에 대해 전면적으로 대응하는 반 신자유주의 정권을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하며, 문화예술인들도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하면서 "모든 사람이 한 가지 악기는 다룰 수 있고, 문화예술인들을 국가가 책임지고 양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영길 후보는 80년대 프랑스 특파원 시절부터 보아왔던 프랑스의 문화정책을 소개하면서 "무엇보다 문화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마음 놓고 할 수 있어야 하며, 모든 국민이 문화의 소비자가 아니라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정책의 획기적 변화를 위해 프랑스처럼 문화부장관이 가장 영향력 있는 장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후보들의 정견발표에 이어 문화예술인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10년 당원이라고 소개한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는 후보들의 정책에 '문화정책'이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 "그동안 문화예술인들은 적극적으로 민노당에 지지와 신뢰를 보냈는데 짝사랑한 것 같아 배신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예술계의 현안과 현실에 대해 잘 못 알고 있는 부분들도 많은 것 같다"면서 "후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문화예술계를 살피고 정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국민을 위한 문화정책과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문화정책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기환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우리사회는 문화자본주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모든 영역이 시장화, 사유화, 민영화되는 가운데 공존과 공유의 상징인 문화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화두"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런 점에서 문화를 공공의 영역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문화다양성 협약은 매우 중요하다"며 '문화다양성 협약'에 대한 후보들의 관심을 요청했다.

한편 이날 '사랑방'에는 이번 대선에 예비후보자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윤환 작가도 참여했다. "경쟁후보 탐색차 참여했다"는 김 작가는 "문화예술 생태계를 이해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담아내야 한다"며 예술계 현장의 목소리를 강조했다. 김 작가는 "예술계 현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기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예술인들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또 "눈에 보이는 사안보다는 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내실 있게 준비해서 대안을 보여주는 정책정당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화예술인들의 표심이 약해서인지(혹은 적어서인지?) 대선에서 '문화'는 늘 뒷전이었다. 그런 점에서 '정책정당'을 표방하는 민노당이 미루어 문화예술인들과 '공감'하기 위한 자리를 가진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후보들의 구체적인 비전 제시나 예술인들의 정책제안이 적극적으로 개진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공감'에서 나아가 구체적인 '정책'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컬처뉴스>(http://www.culturenews.net)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민주노동당, #대선, #권영길, #심상정,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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