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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교류도시 청소년 부천홈스테이에 참가한 학생들과 가족들이 부천시청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 김가람
올 여름방학은 그 어느 해보다 보람된 방학으로 기억된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7월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실시한 국제 교류도시 청소년 부천 홈스테이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국제화 시대를 맞아 교류도시 청소년들에게 부천의 문화를 소개하고 우정을 나누기 위해 2000년부터 실시되고 있다.

지난 2월 홈스테이 호스트가정 모집에 응모하여 면접을 거쳐 나는 중국 하얼빈 청소년과 교류하기로 배정받았다. 이번 여름에 실시된 홈스테이를 위해 6월과 7월은 주1회 홈스테이 교류참가자 교육을 받았다.

중국의 기본적인 언어와 생활습관 등을 배우며 외국인을 맞을 준비를 했다.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 중국 하얼빈에서 온 내 파트너와의 첫 만남.
ⓒ 김가람
7월 24일, 드디어 중국에서 친구가 왔다. 내 파트너가 누군지 무척 궁금했다. 부천 시청 로비에서 환영식을 했는데, 내 파트너는 13살로 나보다 3살이나 적었지만, 키는 180cm이나 되어 내가 오히려 동생 같았다. 이름은 양천천(梁天泉)이었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중국어를 배우고 있긴 하지만 대화는 되지 않아 걱정을 했다. 다행이 천천(天泉)이는 영어로 소통이 가능해 기본적인 대화를 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었다. 중국인들이 영어를 잘하는 이유는 중국발음이 영어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7박 8일간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부천시청 대회의실에는 부천시와 교류도시인 중국 하얼빈, 웨이하이, 미국 베이커스필드에서 온 학생 총 38명과 외국인을 맞을 호스트 가정 38명, 인솔자 8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홍건표 부천시장님은 환영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부천시의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국제 청소년 홈스테이에 참여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제 여러분은 국경선을 넘어 지구촌이 한 가족임을 알게 하고, 인류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루어내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줄 아는 폭넓은 세계관이 있어야 합니다.

교류도시 사업은 미래의 주역이 될 꿈나무들에게 다른 문화를 학습하고 교류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것입니다. 비록 7박 8일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여러분들의 인격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적극적인 참여로 교류 도시 간 가교역할과 영원한 만남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장기자랑 순서에서 해금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
ⓒ 김가람
다음 순서는 참가자 기념품 전달, 자기소개, 도시별 장기자랑을 했다. 각 도시에서 온 친구들은 처음 만나는 자리였지만, 어색한 기색이 없이 각자 자기소개를 멋지게 해냈다. 노래, 춤, 마임 등 각자 준비한 특기를 마음껏 뽐냈다. 한국어로 부천을 사랑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환영식이 끝난 뒤 외국 친구 한 명씩을 데리고 홈스테이 가정으로 돌아갔다. 우리 집에 온 천천(天泉)이는 별로 낯설어하지 않고 잘 적응했다. 동양인이라서 그런지 음식도 한국 음식을 잘 먹었다.

예의 또한 발랐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이불을 반듯하게 정리해 놓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엄마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면 무겁다며 자기가 들었으며,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항상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매너 있는 학생이었다.

홈스테이 일정 중 3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시청에서 마련한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이후는 우리 집에서 생활했다. 시청에서 마련한 행사 둘째 날은 부천 복사골 문화센터 체육관에 모여 소운동회를 했다. 태권도 시범, 농구, 줄넘기 등을 했다.

나라마다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운동은 만국 공통어였다. 중국에서 온 친구들, 미국에서 온 친구들은 하나가 되어 운동을 즐겼다. 특히 미국 친구들은 농구를 잘했다. 내 파트너였던 천천(天泉)이도 농구실력이 대단했다. 천천(天泉)이의 꿈은 농구선수나 경찰이 되고 싶다고 했다.

▲ 부천복사골문화센터 내 체육관에서 열린 체육대회를 마치고
ⓒ 김가람
단체행사 마지막 날은 2005년 말 세계최초의 지능형로봇으로 꾸며진 부천로봇박물관과 한국 전통 음악 체험을 했다. 로봇박물관에서는 인간을 대신해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로봇을 보았다. 친구들이 가장 좋아했던 것은 로봇을 조종해서 축구를 하는 것이었다.

자이툰부대에 파견돼 이라크전쟁에서 활약한 롭헤즈 모형도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전통음악 체험에서는 사물놀이와 단소를 체험했다. 외국친구들이 우리 가락에 맞춰 북, 징, 장구, 꽹과리를 치며 흥겨워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뿌듯했다.

이후 3일간은 각 가정별 홈스테이가 실시했다. 첫날은 우리 집 옆에 최근 개장한 종합 레저 시설인 타이거 월드에 가서 가수 SG워너비, 손호영 등 인기가수들의 공연을 보았다. 천천(天泉)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 SG워너비의 유명세를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관심 있게 보며 가수들의 열창에 박수를 보냈다.

▲ 홈스테이 기간 동안 활동한 내용을 담은 체험보고서.
ⓒ 김가람
그 다음 날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다. 세계 6대박물관으로 손꼽히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규모에 천천(天泉)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요즘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중국의 왜곡이 문제가 되고 있다. 역사박물관 견학을 통해 천천(天泉)이가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다.

개별 홈스테이 마지막 날은 롯데월드를 택했다. 천천(天泉)이는 13살이라서 놀이 기구를 매우 좋아할 줄 알았는데 잘 타지 않았다. 조금 스릴이 있는 기구는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재미보다는 안전을 우선시하는 천천(天泉)이의 행동이 어른스러웠다.

홈스테이를 마무리하며 참가한 소감을 발표하기 위해 우드락에 활동자료를 붙였다. 우리가 갔던 곳의 사진을 붙이자 천천(天泉)이는 중국어와 영어를 섞어 느낀 점을 적으며 멋지게 꾸몄다. 부천에서의 추억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며, 다시 오고 싶다고 적었다. 그리고 이번 겨울 하얼빈에서 열리는 빙설축제에서 만날 것을 기약한다고 적었다.

▲ 나보다 3살 적은 내 파트너는 듬직한 외모답게 어른스럽고 매너가 있었다. 환송식을 마치고.
ⓒ 김가람
천천(天泉)이가 우리 집에 머물렀던 것처럼 돌아오는 겨울방학 때 천천(天泉)이 집에 간다. 부천시에서 한 행사처럼 하얼빈시에서 제공하는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우리 엄마에게 "엄마, 시청에서 비용 많이 들었을 것 같애"라고 했더니, 엄마는 "시민이 낸 세금으로 시에서는 이런 뜻 깊은 일을 한단다. 네가 혜택을 받은 만큼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하셨다.

7박 8일 동안 외국친구들과의 만남은 세계를 이해하고 큰 꿈을 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이 생겼다. 청소년을 위해 이런 행사를 마련해 주신 부천시에 감사드린다. 올바르게 자라 사회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될 것을 다짐한다.

▲ 이별이 아쉬워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 김가람

덧붙이는 글 | 김가람 기자는 중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태그:#홈스테이, #부천홈스테이, #중국 하얼빈, #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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