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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여성민우회, 문화연대, 체육시민연대 등은 29일 오전 서울 명동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박명수 전 여자농구팀 감독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우리은행 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한국여성민우회 제공

국가대표 농구팀을 이끌었던 박명수 전 우리은행 감독이 여자 선수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가운데 우리은행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여성민우회, 문화연대, 체육시민연대 등은 29일 오전 서울 명동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최정상급 은행과 여자 스포츠를 대표하는 연맹이 이번 사건에서 자정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는 지나친 낭만이었다"며 두 기관을 꼬집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의 반상식적·반여성적·반인권적 모든 관행을 끊어야 한다"면서 ▲우리은행의 공식 사과 ▲기업과 연맹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 ▲피해 선수의 인권 보호 등을 촉구했다.

"박명수 감독의 성추행은 명백한 '직장 내 성폭력'"

이들은 "이번 사건은 감독이 업무를 수행하던 중 직위를 이용해 저지른 '직장 내 성폭력'"이라며 "모든 기업은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가해자를 징계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남녀고용평등법을 내세웠다.

이어 "하지만 우리은행은 사건 공개 이후 아무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박 전 감독의 개인 문제로 돌리는 것은 우리은행의 책임 회피"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박 전 감독은 19년 동안이나 우리은행에서 절대적 지위를 누렸던 인물"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그의 실체가 낱낱이 폭로됐음에도 고용주인 우리은행은 한 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이번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게다가 피해 선수가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된다는 등의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면서 "한 여성의 삶과 인생이 무심하게 파괴되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내건 '은행은 친구'라는 슬로건은 얄팍한 상술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한 이번 사건 이후 여자 선수들을 위한 '핫라인'을 개설한 WKBL의 대응을 꼬집었다. 이들은 "전화 한 통 설치해 놓고는 주변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면서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며 "실효가 전혀 없는 대책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이들은 "아직 한 건의 신고가 없다는 사실이 이것을 증명한다"면서 "출전과 트레이드 등 생사여탈권을 결박당한 여자 선수들이 핫라인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태그:#박명수, #우리은행, #한국여자농구연맹,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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