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일화가 정말 열흘 동안 중국 A3 대회 참가 후 돌아온 팀이 맞을까?

정규리그 열두 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성남 일화가 17일 저녁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13라운드 대구FC와의 경기에서 식지 않은 화력을 선보이며 3-0의 완승을 하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두현, 김상식은 이날 각각 두 골과 한 골을 기록하며 경기장을 찾은 핌 베어벡 감독을 미소를 짓게 했다.

성남은 변함없이 4-3-3 포메이션으로 대구를 상대했다. 지난 경기 퇴장을 당해 결장한 오른쪽 풀백 박진섭을 제외하면 늘 나오던 선수들이 제자리를 지켰다. 김학범 감독 특유의 고집과 믿음 보여준 것이다.

이변을 노린 대구의 변병주 감독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근호와 루이지뉴를 묶어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이들의 뒤에 에닝요까지 배치해 성남 포백 수비라인을 깨기 위한 맞불 작전을 시도했다.

흔들림 없는 성남의 조직력

▲ 전반 1분 득점한 김상식(맨 오른쪽)을 손대호(왼쪽)과 김두현이 감싸며 축하하고 있다.
ⓒ 성남 일화
경기 시작 후 채 1분이 지나지 않아 김상식의 골이 터졌다. 문전 혼전 중 흘러나온 볼을 잘 잡아넣으며 1-0을 만들었다. 이른 시간에 터진 골이라 대구 선수들은 다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대구의 변병주 감독은 동요하지 않고 선수들에 정상적인 경기 진행을 지시했다.

이후 경기력은 대등하게 흘러갔다. 대구는 왼쪽 날개 미드필더 박윤화가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공격 정체를 풀어주는 듯했다. 전반 22분 박윤화는 성남의 수비 뒷공간을 절묘하게 파고들어 골을 노렸다. 그러나 성남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의 간결한 호흡은 대구에 공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러한 어려움을 대구는 중거리 슈팅으로 풀기 위해 애썼다. 골문 안으로만 향하면 수비 조직을 흔들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골키퍼 김용대의 선방이 대구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이렇게 되자 대구의 공격은 방향을 잃기 시작했다. 이근호는 빠른 발과 돌파력을 무기로 공간을 깨기 위해 애썼으나, 성남의 협력수비에 발이 묶이며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성남의 철저한 역할 분담에 힘 못쓴 대구

역습 찬스를 노리던 대구는 후반 들어 성남의 공격 흐름을 끊기 위해 애썼다. 양 날개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성남의 전진을 막았다.

대구의 이런 역습 작전은 통했다. 이근호가 수비수를 앞에 두고 시도한 슈팅이 김용대의 아슬아슬한 선방으로 빗나가는 등 득점의 조짐이 보였다.

그러나 이근호를 제외한 다른 공격수의 움직임은 성남의 조직력 앞에서 창조적이지 못했다. 허공으로 슈팅을 하는가 하면 어이없이 볼을 가로채기 당하기도 했다. 성남의 문 앞까지 잘 와 놓고 어찌할 줄 모르는 장면은 변병주 감독의 속을 타게 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성남의 공격 전개속도가 더 빨라졌다. 왼쪽 날개 공격수 최성국의 현란한 발놀림은 대구 수비라인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은 후반 11분 김두현의 골을 만들어내며 2-0으로 앞서는데 크게 기여했다.

점수가 벌어지자 다급한 대구는 공격적인 성남의 측면 뒷공간을 계속 이용하며 골을 노렸다. 그러나 철저한 역할 분담의 성남 선수들은 공간을 잘 채웠다. 왼쪽 측면 수비수 장학영이 공격을 나가면 김상식이 노련하게 채웠고 김두현도 신속하게 수비로 전환해 볼을 가로채는 등 자신에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성남은 김두현이 후반 29분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며 3-0을 만들었다. 모따의 현란한 드리블을 대구 선수들이 막아내지 못하며 반칙으로 끊은 프리킥 찬스를 실수 없이 성공시킨 것이다.

아시안컵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성남의 손대호는 경기 직 후, "피곤하지만 대구 경기가 중요한 만큼 당연히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은 "정신적,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슬기롭게 극복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대구는 A매치 휴식기 동안 경기를 치르지 않아 성남보다 체력적으로 더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성남의 탄탄한 조직력은 모자란 체력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성남이 대구를 이길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다.

덧붙이는 글 | *경기결과 

성남 일화 - 대구 FC

(득점-전1, 김상식 후11,29 김두현<이상 성남>)

성남 일화 

문지기-김용대
수비수-장학영, 김영철, 조병국, 조용형
미드필더-손대호(전30, 한동원), 김두현, 김상식
공격수-최성국(후40, 서동원), 김동현(후31, 네아가), 모따

대구 FC 

문지기-백민철
수비수-김현수, 박종진, 박정식
미드필더-박윤화, 하대성(후41, 문주원), 진경선, 김주환(전17, 임현우)
공격수-이근호, 루이지뉴, 에닝요(후21, 셀미르)

2007-06-18 10:29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경기결과 

성남 일화 - 대구 FC

(득점-전1, 김상식 후11,29 김두현<이상 성남>)

성남 일화 

문지기-김용대
수비수-장학영, 김영철, 조병국, 조용형
미드필더-손대호(전30, 한동원), 김두현, 김상식
공격수-최성국(후40, 서동원), 김동현(후31, 네아가), 모따

대구 FC 

문지기-백민철
수비수-김현수, 박종진, 박정식
미드필더-박윤화, 하대성(후41, 문주원), 진경선, 김주환(전17, 임현우)
공격수-이근호, 루이지뉴, 에닝요(후21, 셀미르)
성남일화 프로축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