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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 불어닥친 폭설 때문에 차량들이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올 황사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3월 들어 황사의 주요 근원지인 네이멍구 지역과 베이징 등 화베이 지역에 비교적 큰 규모의 비와 눈이 내리면서 황사의 잠복 요소를 거의 잠재웠기 때문이다.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바람도 좋은 조짐이다. 황사 예측 관련 기관들도 황사가 평년 수준이하로 줄어들 거라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BRI@네이멍구 기상대는 지난 1일 2007년 '네이멍구 봄철 단기기상 예측 보고서'에서 황사 발생 일수가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중국 북방의 황사 횟수가 10~14회 수준(평년 19.2회)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네이멍구 기상대 캉링(康玲) 부대장은 "최근 강수량이 증가해 토양에 습기가 늘어서 황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발표도 이번 대규모 강수 이전 것이어서 황사 가능성은 이 보고서보다도 더 줄어든 것이다.

물론 강한 황사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속단하기엔 이르지만 올해 황사는 4월 초에 약간 영향을 주다가, 황사 근원지에 빠른 봄이 찾아오면서 예년보다 상대적으로 일찍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황사 근원지에 내린 많은 비·눈

▲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내린 서설로 베이징 등 화북 등은 중단기적으로 황사 근심을 덜게 됐다. 베이징 아파트에서 촬영한 4일 아침 표정.
ⓒ 조창완
지난달 28일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의 근원지인 네이멍구 지역에 적지 않은 양의 비나 눈이 내렸다. 또 3월 2일부터 4일까지도 전반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비나 눈이 내렸다.

이 비나 눈으로 인해 기온은 8도에서 10도까지 떨어지고, 지역에 따라 5, 6급의 바람이 불기도 했다. 네이멍구 기상대 왕궈친(王國勤) 연구원은 "이번 강설로 인해 황사의 발생 억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단 중국기상국에 내놓은 지난 10일간(2월 23일 ~ 3월 4일) 강수량 분석표를 보면 황사 발생지인 네이멍구 대부분 지역에 강수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마오우쑤, 쿠푸치, 훈찬타커 사막에는 10~25㎜(녹색)까지의 비교적 많은 강수량이 기록됐다.

텅그리, 파단지린, 허시주랑 대부분의 지역에도 강수량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강수가 황사 방지에 미치는 역할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기에 이 정도의 강수는 황사를 막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단 10㎜ 이상의 강수가 있는 지역은 보름 이후까지 황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이후에는 황막화 지역에 풀이 돋아나는데 좋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2년의 대황사로 인해 우려가 증폭됐던 이듬해 2003년은 황사가 거의 없었는데, 그 해 황사를 막은 가장 큰 요소는 3월 중순 네이멍구나 허베이 지역에 내린 광범위한 비나 눈이었다. 반면에 지난 3년간은 봄철 강수가 거의 없어서 황사가 평년수준으로 회복됐다가 지난해 급속히 증가한 것이다.

▲ 2월 23일부터 3월 4일까지 강수 누적도. 노란색은 무강수, 연두색은 1~10㎜, 녹색은 10~25㎜가 내린 지역이다.
ⓒ 중국기상대
바람 강도 약해진 것도 도움

몇차례의 국부적인 황사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큰 황사가 오지 않은 것도 올 황사 전망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따뜻한 겨울이나 적은 강수로 인해 주요한 황사 근원지가 극악한 환경이지만 큰 황사가 발생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바람의 강도가 현격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보통 2월 말부터 네이멍구나 허베이(河北)성, 베이징, 톈진 등은 강한 바람이 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한차례의 강풍만 불었을 뿐 평년에 비해 휠씬 바람의 빈도가 줄었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기온이 높아서, 봄 새싹이 나는 시간이 앞당겨져 황사의 근원지인 초원의 상태가 좋아진 것도 긍정적인 면이다.

최대 문제지역 대부분에 강수 확인

▲ 황사의 근원지 중 하나인 아라산멍 부근 황막화 지역. 황막화는 사막화의 전 단계지역을 말한다.
ⓒ 조창완
네이멍구 사막 지역 가운데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막은 마오우쑤 사막이다. 마오우쑤 사막은 닝샤성 인촨(銀川)과 샨시성 유린(楡林)의 중간에 펼쳐진 사막이다. 이 지역은 네이멍구에 속해 있고 면적은 4만㎢이다. 마오우쑤 사막은 우리나라 정서쪽에 있어 편서풍이 불 경우 치명적인 피해를 가져 올 수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지난해 중국임업과학연구원의 조사에서 황막화 지역이 1만3479㎢에 달해 전체면적의 36.22%가 황막화 된 상태였고, 1만3148㎢인 35.22%는 황막화의 중간단계로 풀이됐다. 또 8212㎢인 20.07%는 약한 황막화, 1997㎢는 잠재적 황막화 지역으로 분석됐다.

기자는 지난해 황사 취재를 위해 베이징에서 인촨을 항공으로 이동했는데, 하늘에서 본 이 지역의 황막화는 인촨에 근접할 수록 그 정도가 심하게 느껴졌다. 이 지역은 올 3월 들어서 10㎜에서 25㎜가량의 비가 내려서 상대적으로 큰 근심을 던 상태다.

네이멍구 신화사 통신 4일자 보도에 따르면, 마오우쑤사막의 동쪽인 어얼뚜어스 지역에 대부분 강한 눈이 내렸다. 2일 저녁 8시부터 시작되어 하루 동안 멈추지 않은 이 눈으로 대부분 지역이 눈으로 덮였으며, 이 눈은 보통 영하 5도 이하인 3월 말까지는 남아서 황사 방지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다음으로 문제가 큰 지역은 쿠푸치사막이다. 쿠푸치는 마오우쑤의 북부와 접하고 있는 지역이다. 캉진치(杭錦旗)가 그 중간도시인데, 두 사막이 이어질 경우 상황악화는 걷잡을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다행히 이 지역은 철조망 등 진입 금지 조치나 생태이민, 항공 종자 살포 등으로 황막화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역이다. 문제는 온난화 등으로 인해 상황이 나빠지기 쉽다는 점이다.

쿠푸치 사막은 주변에 황허가 흘러가는 지역이지만 사막으로 형성된 지역이다. 쿠푸치 사막은 동서로 400㎞, 남북으로 50㎞쯤 되는 지역이다. 이미 대부분 사막으로 지난해부터 우호단체인 '한중미래숲'이 집중적으로 이 지역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일본 역시 황사분석을 통해 이 지역의 모래가 일본에도 피해를 준다는 것을 파악한 후 10년전부터 집중적으로 사막화방지를 위해 노력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자 지금은 손을 놓았고, 최근에는 한중미래숲이 관심을 갖는 지역이다. 이 지역 역시 그림에서 파악할 수 있듯이 지난 몇일간 10㎜에서 25㎜ 가량의 비가 내려 올해 황사 걱정을 거의 던 상태다.

그밖에 좀더 먼 지역으로 텅그리사막, 파단지린 사막, 더 나아가서는 세계 2대 사막인 타클라마칸 사막도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은 한국과 거리도 있고, 중간에 허란산 등 장벽이 있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 오는 황사량이 적은 지역이다.

얼마전 열차 탈선 사고가 난 강풍 지역은 허시주랑으로 역시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한 이번 강수지역에 이 지역도 상당 부분 포함되어 근심을 약간 던 상태다.

올해 관건은 훈찬타커 사막

▲ 지난해 8월 네이멍구 훈찬타커 사막 동부인 커스커텅치에 비가 내린 모습. 지난 여름 많은 강수는 올해 황사 방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 조창완
한반도에 가까워 황사 예측이 어려운 훈찬타커 사막도 이번에 적지 않은 강수가 있었고, 지난 여름에도 강수가 있어서 큰 걱정을 덜었다.

훈찬타커 지역은 위도로 봤을 때 한반도 최북단으로 수 년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특히 허베이성 북부의 무란웨이창(木蘭圍場) 주변에 있는 방풍림의 보호 상태가 좋았다.

하지만 이 지역의 강수량 감소로 인해 사막화와 황막화가 심해졌고, 기류 혼란으로 인해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2~3년 전부터는 우리나라에 적지 않은 피해를 주는 지역이 됐다.

다행인 것은 이 지역에 지난해 여름 비교적 큰 강우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초원의 성장상태가 좋고, 이번 강우가 이 지역에도 비교적 영향을 주어서 토양 상태가 좋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 지역이 황사 발생지로 작용을 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이전에 비해서는 좋은 상태가 유지될 전망이다.

태그:#황사, #비, #눈, #사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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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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