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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오는 날 당당한 꼬마
ⓒ 정기상
어린이들의 눈을 보면 영롱하다. 맑은 호수를 닮아있다. 티 한 점 묻어 있지 않으니 투명하게 모든 것이 드러난다. 세상의 때라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새하얀 도화지와 같다. 거기에는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고 무엇이든 그려낼 수 있다. 어린이들의 눈은 마음으로 통하는 문이다.

@BRI@<비오는 날 당당한 꼬마>. 박종현의 동화시다. 이한종의 멋진 그림과 함께 맑고 투명한 어린이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세계문예에서 2006년에 발행한 동화시집이다. 열두 편의 동화시가 독자들의 마음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어찌나 곱고 예쁜 마음인지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동시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이미지다. 동시를 낭송하였을 때 이미지가 금방 떠올라야 동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미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시의 맛이 반감된다. 곱고 예쁜 그림까지 곁들여져 있어 이미지를 재생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비오는 날의 어린이의 당당한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

▲ 맑은 눈
ⓒ 정기상
동화시는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장르이다. 맑고 영롱한 시어의 세상인 동시의 세상과 이야기의 감동이 있는 동화의 세상을 합치려는 시도다. 물론 산술적인 묶음은 아니다.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동시와 동화의 독자적인 특징을 반감시킬 뿐이다. 동화시는 이 두 영역을 혼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박종현 작가의 이런 시도가 마음을 잡는다. 열두 편의 동화시가 서로 이어짐으로 해서 상승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 편의 동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작품이 서로 연결됨으로써 이야기의 감동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시도에는 위험요소가 있기 마련임에도 그 의도가 매우 신선하다.

▲ 동화시
ⓒ 정기상
비가 내리는 것은 꼬마에게 있어서는 두려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자연은 언제나 보호자일 수는 없다. 뇌성벽력이 칠 수도 있고 넘어야 할 극복의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의 꼬마는 자연의 시험을 위태하지만 당당하게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감동을 준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미학으로 승화되고 있다.

▲ 가슴 떨리는 감동
ⓒ 정기상
어른들의 고향은 동심이라고 하였다. 동화시를 통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감미로움에 젖어들 수 있다. 어린이들의 맑고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어 더욱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일상에 쫓겨 잊고 있었던 동심의 보석을 되찾음으로써 상상할 수 없는 즐거움에 푹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春城>

비 오는 날 당당한 꼬마 - 동화시집

박종현 지음, 이한중 그림, 세계문예(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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