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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행을 하다보면 간혹 파랗게 시린 하늘이 내려다보이는 나뭇가지 위에 새둥지처럼 달려있는 것을 보게 된다.

녹음이 짙은 여름날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숙주(양분을 빼앗기는 식물)의 잎이 다 떨어진 겨울에는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겨우살이라는 반기생식물이다. 찬찬히 살펴보면 얼기설기 만들어 논 까치집과는 사뭇 다른 식물체임을 알게 된다.

▲ 언뜻 보면 까치집처럼 보이는 겨우살이입니다.
ⓒ 김계성
▲ 가까이 살펴보면 하나의 식물체가 분명합니다.
ⓒ 김계성
▲ 푸른 여름날엔 겨우살이 보기가 쉽질 않습니다.
ⓒ 김계성
참나무, 밤나무 같은 활엽수의 한 가지에 뿌리를 내리고 더부살이를 하는 겨우살이는 스스로 엽록소를 가지고 있으며 숙주로부터 양분을 취하며 산다.

나뭇가지에 뿌리를 박은 겨우살이는 줄기가 어느 정도 자라면 마디를 만들고 그 마디로부터 나온 줄기는 Y자 형태로 갈라진다. 그렇게 줄기는 반복하여 자라고 그 끝으로는 도톰하고 길쭉한 타원형의 잎이 두 개씩 마주 달린다.

▲ Y자 형태의 줄기에 타원형 잎이 마주 달립니다.
ⓒ 김계성
이른 봄에 피는 겨우살이의 연노란 꽃은 좀처럼 눈에 띄질 않으며 겨우내 매달려있는 반투명의 끈적거리는 열매는 먹이가 부족한 까치 비둘기 등의 먹이가 되고 있다.

그렇게 산새들의 먹이가 된 뒤 씨앗은 그대로 배설이 되고 그 끈적임으로 인하여 다시금 나뭇가지에 착생하여 새봄을 기다리게 된다. 수년을 기다려 나무를 파고들며 싹을 틔운 겨우살이는 삭막한 한 겨울에도 푸름을 안겨주며 언제가 될지 모를 숙주나무의 일생과 함께 하는 것이다.

▲ 겨우내 매달려있는 반투명의 열매(원내)입니다.
ⓒ 김계성
예로부터 겨우살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항암작용과 더불어 온갖 질환을 고치는 신성한 식물로 여겨져 왔다. 그런 까닭으로 요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에 의해 마구 훼손이 되고 있어 심히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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