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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행궁 어디로 갑니까?"
"장안공원 갈라꼬 하는데예, 길 좀 가르쳐 주이소?"


수원에 살면서 차를 타고 가거나 길을 걷다 보면 이런 질문을 심심치 않게 받습니다. 사실, 수원에 오래 산 사람인 나는 '화성' 어디를 물어봐도 신호등, 건널목 수까지 정확히 헤아려 가며 알려줄 수 있습니다.

요즘 웬만한 분들은 '내비게이션'이 있고 관광이정표 등 워낙 길 설명이 잘돼 있어 길을 몰라 헤매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길 설명은 각설하고,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수원 화성'을 품고 있는 수원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화성'을 빠르고 쉽게 감상할 수 있는 관광 포인트를 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 화성 곳곳에는 옛 군사 깃발이 휘날리고 있어 고풍스러움을 더한다.
ⓒ 조광선
'화성'을 처음 방문하시려는 분들은 어디부터 가야할지를 고민하실 것입니다. 나는 우선 '동장대'(東將臺 - '연무대'라고 불리기도 함, 수원사람들은 대부분 '연무대'라고 해야 알아들음) 지역부터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동장대' 지역은 '동장대'뿐만 아니라 '동북공심돈', '창룡문', '국궁 활쏘기 체험장'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동장대'는 군사들을 훈련 시킨 곳입니다. 동장대 옆 성곽에는 그 당시 사용하던 것과 같은 옛 무기인 화포(火砲)와 투석(投石)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이곳은 또한 '화성열차'의 출발지이자, 종점이기도 합니다.

▲ 관광객들이 가장 빠르고 편리하게 ‘수원화성’ 곳곳을 관광 할 수 있는 이동수단인 ‘화성열차’ . 연무대와 팔달산을 오고 가며 '수원화성'의 주요 시설물들을 볼 수 있다.
ⓒ 조광선
'화성열차'는 관광객들이 가장 빠르고 편리하게 '수원 화성' 곳곳을 관광할 수 있는 이동수단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특이한 것이 '화성 열차'는 명칭과 달리 철길로 달리는 기차가 아니라는 겁니다. 타이어 바퀴가 달렸고, 화성전용도로로 갑니다. 아마도 열차같이 칸칸이 연결되어 있어서 열차라고 이름 붙인 것 같습니다.

▲ ‘동북노대’에서 바라본 ‘동북공심돈’. ‘동북공심돈’은 ‘수원화성’에만 있는 독특한 건축물이다.
ⓒ 조광선
열차승무원이 동승해 열차가 안전하고 빠르게 먼저 도로로 우선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타고 있으면 VIP 대접을 받는 기분입니다. (화성열차는 매주 월요일과 눈, 비 오는 날, 영하의 날씨는 운행을 하지 않습니다.)

'동북공심돈'은 수원 화성의 대표적이고 독특한 건물로 유명합니다. 그 안을 들어가면 소라처럼 나선형으로 돌면서 위로 올라가 조망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창룡문'은 동쪽의 문으로서 '동문''이라고 합니다. 수원사람들은 길을 알려줄 때면 4대문(동문, 서문, 남문, 북문)을 기준으로 시작합니다.

"북문에서 남문으로 가다보면요, 종로가 나오거든요, 종로에서 좌회전을 하시면……." 이런 식입니다.

이곳에서 옛것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는 뭐니뭐니해도 국궁 활쏘기 체험입니다. 간단한 강습을 받고 1회 5발(유료: 천원)을 쏠 수 있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무척 신기해하고 좋아하는데 자신이 쏜 화살이 어렵게 과녁에 맞으면. 날아갈 듯 기뻐합니다.

▲ ‘국궁 활쏘기 체험장’에서는 전문 궁사의 지도아래 직접 활을 쏴 볼 수 있다.
ⓒ 조광선
여기서는 이 정도로 관광이 끝납니다. 관광이 끝나면 이제 결정을 해야 합니다. '화성열차를 탈 것인가?', '걸어서 화성을 볼 것인가?', 그도 아니면 '자가용을 가지고 둘러볼 것인가?'

'화성열차'는 여기(동장대)서 출발해서 '화홍문', '방화수류정'을 거쳐 '장안문(북문)', '장안공원', '화서문', '서북공심돈'에서 '팔달산'까지 갑니다. (소요시간 25분)

열차는 편도입니다. 팔달산정류장에서 '연무대'로 다시 오려면 표 구입은 다시 해야 합니다.

시간이 없고 편하게 관광하시려면 '화성열차'를 타는 것이 백배 낫습니다. 그리고 걷는 것이 좋고 '화성'을 구석구석 천천히 보기 원하는 분들이라면 성곽을 따라 걸으면서 화성건축물의 '백미'인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을 구경하고, '장안문'을 거쳐 '장안공원'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자가용이 있고, '화성열차'를 이용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을 갔다가 '장안공원'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안공원'은 주차할 곳이 없어 성 안쪽이나 성 밖 주택가에 세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 성곽을 걷다 보면 지금이 200여년 전 조선조 ‘정조대왕’ 시대로 착각이 들 정도로 ‘화성’은 고풍스럽다.
ⓒ 조광선
'장안공원' 지역은 '장안문(북문)'에서 '화서문(서문)'까지 그림 같은 공원의 풍경 속 '화성'을 볼 수 있습니다. 늦가을 단풍이 든 '장안공원'과 함께한 화성은 흡사 한 폭의 수채화처럼 느껴집니다.

'장안공원'에서는 잔디밭에 두런두런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는 가족들을 종종 봅니다. 여기서는 여유롭게 공원을 거닐며 '화성'을 볼 수 있습니다.

'서북공심돈'은 특히 '수원 화성'의 소개 책자 사진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건물로 그 독특함을 자랑합니다.

'장안공원'에서 '서장대'가 있는 (팔달산지구) '팔달산'(128m)까지는 가벼운 등산코스라 생각하면 됩니다. 이 코스는 억새가 어우러진 '수원 화성'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습니다. 담쟁이덩굴로 덮인 성벽과 성곽 옆 억새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합니다.

'팔달산'은 수원의 중심 산으로 높이는 낮지만 정상에 오르면 수원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 정상에 '서장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방화로 인해 일부가 소실돼 지금 복원공사가 한창이어서 그 모습은 볼 수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 ‘효원의 종’ 을 타종하면 그 소리는 장엄하고 맑게 은은히 울려 퍼진다
ⓒ 조광선
'서장대' 부근 관광상품 판매소 옆에는 '효원의 종'이 있습니다. 이 효원의 종은 직접 타종 3회(유료)를 할 수 있는데, 쓰여있는 횟수별 타종의 의미가 재미있습니다. 1회는 부모님 건강기원, 2회는 가족 건강기원, 3회는 자신 발전 기원입니다.

여기서 300여m 가면 영화 <왕의 남자> 촬영지 '서남암문'이 나옵니다.

▲ 영화 ‘왕의남자’ 촬영지 ‘서남암문’ . 갑자기 200여년 전 문을 지키던 군사가 나타나 “왠놈이냐?”고 호통칠 것 같은 고풍스런 분위기다
ⓒ 조광선
여기까지 보면 '수원화성'의 70%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요한 화성 시설물은 동, 북, 서에 포진해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있고 여유로운 분들은 '팔달산'에서 '팔달문'이 있는 남문으로 내려가 지동시장을 거쳐 성곽을 따라 봉돈(연기와 불빛으로 신호를 했던 시설물)을 보고 다시 '연무대' 쪽으로 갈 수 있습니다.

'수원 화성'의 '팔달문' 지역은 아직 완전히 옛모습의 복원이 끝나지 않아 성곽이 잠시 끊겨 있는 모습입니다.

▲ 팔달문(남문)전경.
ⓒ 조광선
▲ 팔달문에서 잠시 성곽이 끊어져 있는데 동남각루가 시작되기 바로 시작되기전 ‘지동시장’이 있다. 입구 좌측으로 올라가면 성곽은 다시 시작된다.
ⓒ 조광선
'팔달문' 쪽으로 내려가 길을 건너 지동시장으로 가면 성곽은 다시 연결됩니다. 여기서 여유가 있는 관광객들은 전국에서도 소문난 재래시장인 '지동시장'에서 먹을거리를 즐기거나 재래시장 특유의 상품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지동시장'은 순대로 유명하니 순대를 꼭 한번 드셔보시길….

'수원 화성'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관광코스가 '화성 행궁' 관광입니다.

▲ 화성행궁은 조선조 22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 묘소인 ‘현륭원’에 오고 가며 잠시 쉬어가기 위해 만든 임시 처소다. 그러나 내부는 왠만한 궁 못지 않게 볼거리가 많다.
ⓒ 조광선
화성 행궁은 성 안쪽 중심(장안문과 팔달문 중앙)에 있는 행궁으로 궁중문화 등 각종 전통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행궁 안으로 들어가면 "수원에도 이런 멋스런 옛 궁이 있었구나!" 할 정도로 넓고 고풍스런 옛 시설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매일(월요일 제외) 오전 11시에는 전통무예가 펼쳐지고,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토요상설공연이,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는 전통복장을 한 국왕 친위부대(정조대왕)의 수위의식이 펼쳐져 볼거리를 더합니다.

'수원화성'의 총 길이는 5744m입니다. 만만치 않은 거리지만 가능한 여유 있게 일정을 잡으시어 모두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200여 년 전 성안에 살던 수원 백성들이 돼 있으실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자세한 것은 수원화성 사업소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hs.suwon.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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