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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속 돈상자... 최낙도 전 민주당 의원에게서 공천 청탁과 함께 현금 4억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조사 중인 민주당 조재환 사무총장의 승용차에 현금이 든 사과상자 2개가 실려 있다.
ⓒ 연합뉴스
사과 박스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조재환 민주당 사무총장이 전북 김제 시장 선거와 관련하여 최락도 전 의원으로부터 4억원의 공천헌금을 건네받으려다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살다 보니 정당의 사무총장이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일도 있군요.

경찰이 현장을 덮치는 것은 누군가의 제보 없이는 불가능하겠지요. 제보자가 5억의 포상금을 포기하고 익명으로 남겠다고 하는 걸 보니, 돈보다 더 큰 이해가 걸린 사람이겠지요. 경찰청 고위관계자의 귀띔에 의하면, 제보자는 상대편 후보 측 사람이라고 하네요.

민주당에서는 "함정수사" 의혹을 제기합니다. 그 돈이 경찰청 돈이고, 돈 준 이가 경찰관이라면 '함정수사'겠지요.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는군요. 한나라당에서는 "표적수사" 의혹을 제기하네요. 설사 표적수사를 해도 자기들만 깨끗하다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공천비리가 여당이 아니라 주로 야당에서 불거져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영남과 호남을 맹주로 하는 지역정당의 성격을 벗지 못했지요. 영남에선 한나라당, 호남에선 민주당 후보로 공천받는 것이 곧 당선을 의미하다 보니 비리가 터져 나올 수밖에요.

한나라당에서는 김덕룡, 박성범 의원을 자진해 검찰에 고발하는 등 비리척결의 의지를 보여주는 듯 하더니, 선거에 불리할 것 같자 서둘러 내부 감찰을 마무리 해 버렸지요. 근데 이게 덮는다고 덮일 문제는 아닌 것 같네요. 민주당 발 공천비리를 본 국민의 시선은 어쩔 수 없이 한나라당으로 돌아갈 테니까요.

당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이 경악할 만한 비리를 저지르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자, 민주당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이유를 알겠다"는 푸념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 분들 말대로 이쯤에서 민주당은 자신의 존재이유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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