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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정의는 불의를 반드시 기록한다'는 팻말을 들고 있다.
ⓒ 이철우
민족문제연구소, 뉴스툰, 도서출판 시대의 창 등은 5.16 군사쿠데타가 일어난 지 44년째인 16일 늦은 2시 <만화 박정희> 출판기념회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열고 출판 취지 등을 밝혔다.

▲ 저자 백무현 화백
ⓒ 이철우
<만화 박정희>를 쓴 백무현(서울신문 편집국 차장)씨는 출판과정을 소개하면서 "최근 바리깡으로 학생 머리를 깎고 개그맨이 후배 군기 잡는다고 구타하는 등 박정희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들"을 보면서 "박정희 시대의 군사 문화, 폭력 문화가 현재진행형으로 우리들의 일상과 영혼을 병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우리나라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친일파가 대통령이 되는 부끄러운 나라'"라고 강조했다.

백무현씨는 또한 "10년 전에 <만화로 보는 한국현대사> 세 권을 쓴 적이 있는데 그때 쓰면서 분노했던 것들이 아직도 변함이 없다는 것에 분노한다"면서 "해마다 여론조사에서 박정희는 단군 이래 가장 존경받는 인물 1위를 차지하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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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가치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사명으로 책 썼다"

백무현씨는 "박정희 권력에 기댄 기득권 세력이 우리 사회에서 아주 강력한 주류를 이루고 있어 문제제기가 쉽지 않았다"며 "우리 사회의 가치를 올바로 잡아야 한다는 사명으로 책을 썼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박정희를 정치기반으로 삼고 있는 정치세력들이 '노무현 백무현 두 무현의 음모'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특정 정치인을 폄훼하려는 뜻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면서 "<만화 박정희>가 널리 읽혀 여론조사에서 '단군 이래 가장 존경하는 인물'에 박정희가 절대 오르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강조한 뒤 "그동안 터부시 되어왔던 문제인 여자문제, 김형욱 실종사건, 인혁당 사건 등 을 철저히 파헤쳤다"고 내용을 소개하였다.

소송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백무현씨는 "정치공세 받을 것은 예견하고 있지만 픽션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역사 진실에 소송을 거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출판도 안했는데 어제 항의 전화가 20통 정도 왔다"면서 "반대하는 의견이 있으면 찬양하는 책을 쓰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친일 언론 사주들 방응모, 김성수를 집중 조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백무현씨는 2차 대전 말 파리 해방 직후 나치협력자 숙청 당시 일부 관용론자들에게 일격을 가한 알베르 카뮈의 말로 왜 박정희의 역사와 씨름했는가 밝히고 있다.

"비록 인간의 정의가 너무나 불완전하다고 해도, 인간의 정의를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선택이다. 우리의 정직함을 필사적으로 견지함으로써 그 불완전함을 교정하고자 한다"

▲ 박순찬씨가 내용을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 이철우
그림을 그린 박순찬(경향신문 만평작가)씨는 "박정희 시대는 끝났지만 세태를 드러내는 시사만화가로서 어쩔 수 없이 그려야 했다"면서 "대한민국은 아직도 박정희를 역사 속에 묻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순찬씨는 "과거사가 역사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더 나은 미래를 가꾸기 위해서는 문제점의 뿌리를 찾아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책출간은 모순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책은 어떻게 죽었나로 시작해 왜 죽었나로 끝나게 된다"고 소개하면서 "만주군관학교에서 친일의 길을 걷다가 일제가 패망하고 미군정의 개가 되고 남로당에 가입했다 조직원을 배신하고 살아남는 변신과 변절의 모습"에서 "4.19혁명 이후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빼앗고 반공이데올로기로 정권을 유지했던 내용"과 "경제발전의 공은 누구에게 돌아가야 하는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희를 편견 없이 객관 자료로 판단할 수 있게 기획했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젊은이들이 악마와 천사도 구분 못하는 가치혼란의 시대가 된 것은 잘 모르기 때문"이라면서 "민족문제연구소는 과거 일본과 오늘의 일본간 한국관계를 연구하는 곳"이라고 소개한 뒤, "박정희란 실존인물을 간과할 수 없고 어떤 편견 없이 객관 자료를 갖고 국민이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야겠다는 뜻으로 기획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야당당수 아버지 얘기라 명예훼손 소송이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임헌영 소장은 "야당은 부정축재나 친일파라고 조사하면 야당탄압이라 한다"면서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그것은 출판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며 "올바른 역사에 대한 탄압을 하는 자들에게 묻고 싶다, 이것이 당신들이 말하는 민주주의인가"라고 말했다.

책을 만든 출판사 '시대의 창' 김성실 대표는 "<만화 박정희> 책머리에 보면 '왜곡된 역사나 날조된 신화보다 더 서글픈 것은 (그런 것들) 세뇌당한 영혼'이라는 가슴을 치는 경구가 있다"면서 "박정희에 덧씌워진 터무니없는 포장을 벗겨내고 '그의 현실'을 오늘에 살려 그를 바로보자는 작업"이라고 소개하였다.

이어 김 대표는 리영희 선생이 3일 독립기념관에서 벌인 연설을 인용하고 "과거를 올바로 청산하지 못한 민족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으며 특히 일제 식민시대와 이후 군사정권 시대의 부정은 거의 부정되지 않고 오늘날까지 현실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과거의 부정을 부정하는 것은 현재에서 강한 긍정을 지어내는 우리 자신의 내적 조건을 강화하는 필수 핵심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출판인의 한 사람으로서 뜻 깊은 작업에 동참하게 된 것만도 자랑스럽다"며 "수익금의 10%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친일인명사전 편찬에 기부할 것"임을 밝혔다.

"박정희는 우리가 가야 될 민주사회에 맞지 않는 사람"

감수를 맡은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연구실장은 "박정희는 우리가 가야 될 민주사회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서 "제국주의, 분단 냉전시대, 군부 독재 시대, 경제정의가 상실된 시대, 극단 반공주의 등 박정희로 대표되는 시대에 대한 반성과 극복을 위한 것"이라고 출판 이유를 밝히고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고 특히 젊은 세대가 읽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홍근수(박정희기념관반대국민연대 공동대표) 목사는 "택시기사에게 이완용과 박정희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면서 "택시기사는 이완용은 나라 팔아먹은 나쁜 놈이고 박정희는 보릿고개를 넘기게 해준 분"이라고 했다고 예를 들었다.

홍근수 목사는 "국민이 막연하게 경제기적을 남긴 인물로 보고 있다"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 젊은이들이 박정희에 대한 옳은 인식하에 박정희를 판단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한 뒤 "일찍이 장준하 선생은 '어떤 사람도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지만 박정희만은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고 했다"며 "이 책은 그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씨는 "왜곡된 숨겨진 역사로 순박한 민중이 진실은 모른 채 혼란을 겪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책 출간으로 올바른 진실이, 민중에게 가슴깊이 옳게 인식되어 이 민족 국가에 암울한 시대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 동생인 조용준씨는 "당시 신문사 기획실에 근무할 때 민족일보가 창간되면서 제일 먼저 착수한 일이 애국지사들을 만나고 취재하고 위로하는 일부터 시작됐다"면서 "그 신문의 정신을 이어 생각해보면 민족문제연구소의 일과 민족일보의 정신이 똑같지 않은가"라고 지적한 뒤 "다만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너무 예쁘게 그려져 있다"고 불만 아닌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 만주군 다까기 마사오 소위시절(왼쪽)과 군사쿠데타 시절
ⓒ 이철우

▲ 도서출판 시대의 창 글 백무현 그림 박순찬 <만화 박정희> 1, 2권
ⓒ 이철우

▲ 박정희 시대의 종말과 잔재를 깨야 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깨진 그림
ⓒ 이철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좋은신문, 인터넷신문 참말로(http://www.chammalo.com)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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