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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안락사 논쟁을 지핀 끝에 지난달 30일 사망한 '식물인간' 테리 시아보(41)의 시신을 2일 화장했다.

지난 달 30일 테리가 사망한 이후 시신은 남편 마이클 시아보의 요청대로 다음 날 바로 부검됐으며 연이어 화장이 뒤따르게 된 것.

테리의 법적 보호자인 마이클은 테리의 재를 그녀가 유년시절을 보낸 필라델피아 인근 지역에 묻을 계획이다. 그러나 테리 부모인 쉰들러 부부는 딸이 화장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며, 플로리다 피날레스 카운티에 묻히길 바라고 있다. 테리의 재를 과연 어디에 묻을 지에 대해선 4일 현재 결정이 나지 않았다.

한편 마이클측은 부검을 통해 시아보의 뇌 손상 정도에 대한 전면적인 검사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으나 일부에서는 검사 결과가 명확한 답을 제공할지 의문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테리 부모측은 마이클이 테리의 뼈를 부러뜨리는 등 그녀의 뇌 손상을 유발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 테리가 사망한 뒤 독자적인 부검 실시를 요청했으나 마이클측으로부터 거절당했다.

결국 테리가 사망하기 수일 전에 마이클 측은 이를 수용하기에 이르렀다. 테리의 부검 이후 쉰들러측이 원한다면 테리의 부검시 비디오테이프와 사진 및 부검에 사용된 조직 샘플들은 또다른 검시관이 조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세인트 피터스 버그 타임스> 등 플로리다 지역 신문들은 테리의 부검 결과는 앞으로 수 주 후에나 나올 전망이며, 부검 기록은 공개될 수 있으나 사진 등 이미지는 2001년에 통과된 주법에 따라 공개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현재 양측은 각각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으며 마이클측은 5일 걸프 포트지역에서 장례미사를 한다.

테리 시아보는 1990년 심장발작 이후 뇌손상을 입은 뒤 15년 동안 식물인간 상태를 유지해 왔다. 1998년 마이클 시아보는 테리가 생전에 인공적인 방법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며 테리의 급식관 제거를 법원에 요청했고, 이를 반대한 테리 부모측과 오랜 법정투쟁을 이어왔다.

테리는 이전에도 두 번이나 급식관이 제거된 적이 있었으나 가까스로 재삽입됐고 지난 3월 18일 또다시 급식관이 제거됐다. 결국 테리는 급식관이 제거된 지 13일만에 5년 동안 기거했던 피날레스 파크의 한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동안 플로리다 주정부는 물론 미 연방 정부까지 테리의 안락사 문제에 끼어들면서 안락사 논란 뿐 아니라 연방 권력의 지방자치 권력에 대한 지나친 개입, 정치권력의 사법권 침해 논란까지 가세해 미국 사회가 들썩이기도 했다.

한편 미 의회는 그동안 테리를 둘러싼 안락사 논란으로, 새로운 생명연장 법안을 만들 계획이다.

제임스 센센브레너(공화·위스콘신) 하원 법사위원장은 “테리를 위해 부시 대통령이 서명했던 특별법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새로운 법 제정의 취지를 최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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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코리아 위클리 플로리다>(koreaweeklyfl.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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