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사진 찍힌 집회참가자 소송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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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사진 찍힌 집회참가자 소송내겠다"

언론노조 간부 등 11명에게 공문발송

03.11.06 15:05l최종 업데이트 03.11.07 15:28l

이영환(cha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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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언론노조 스포츠서울21지부와 일간스포츠지부,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스포츠투데이노조 등 스포츠지 3사 노조는 6일 조선일보사 앞에서 '스포츠조선 노조탄압, 인권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회사측이 집회에 참가한 노동조합의 간부들을 사진으로 찍은 뒤 참가자 개인 앞으로 경고장을 보내 말썽이 일고 있다.

여성 직원들에 대한 성희롱·인권탄압 의혹을 받고 있는 <스포츠조선> 회사측은 지난 5일 전국언론노조 임원진과 지부 위원장 등 모두 11명을 상대로 '명예훼손 행위에 대한 경고의 건' 제하의 공문을 발송했다.

<스포츠조선>은 이 공문에서 "귀하는 당사의 제작국 회식 건에 대해 정확한 사실 확인도 없이 불법적인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며 "당사는 사법기관의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엄정한 처리를 할 것이며, 귀하의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스포츠조선> 회사측은 공문 말미에 지난 3일과 5일 조선일보사 앞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 노동·인권탄압 집회' 당시 촬영한 사진을 첨부했다.

이에 앞서 전국언론노조는 지난 10월 30일 헌법재판소의 '외국공관 100m 이내 집회 불허 위헌' 판결에 따라 조선일보사 앞에 올해 연말까지 집회 신고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3일을 시작으로 매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1시간 동안 항의 집회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김상훈 전국언론노조 사무처장은 "합법적인 집회를 열고 있는 노동자들을 촬영한 뒤 개인별로 경고장을 발송하는 것은 비열한 협박에 다름 아니다"라며 "<스포츠조선> 회사측의 이러한 행동은 손배·가압류 조치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현재의 노사 관계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스포츠조선>과 <조선일보>측은 전국언론노조와 스포츠조선지부가 지난 10월 6일부터 성희롱·인권탄압 당사자들의 처벌과 사과를 요구하며 철야농성에 들어간 직후 모두 14억5000만원의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형사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한편, <스포츠서울21>, <일간스포츠>, <스포츠투데이> 등 스포츠지 3사 노조는 6일 조선일보사 앞에서 3사 공동 명의의 항의 집회를 열고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 사과와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임신 당시 스포츠조선 P모 제작국장으로부터 술 강권을 받은 것으로 진술했던 J모씨가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J모씨는 "출산한 지 한 달이 채 못된 관계로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태지만 동료들이 회사측의 강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혼자 누워 있을 수만은 없어 집회에 참석했다"며 "이제 생후 한 달밖에 되지 않은 딸아이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숙연하게 만들었다.

전국언론노조는 전국 노동자 대회가 열리는 오는 9일에도 오후 2시부터 조선일보사 앞에서 언론노동자 사전 결의대회를 갖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