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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PC를 구매할 때는 PC가격의 복잡함에 놀란다. 하드디스크의 용량, 메모리의 용량, 그래픽카드의 성능, 메인보드의 안정성, 악세사리의 종류 등. 초보라면 대개 이렇게 주문한다.
"제가 쓰려는 환경이 이렇고, 가격은 싸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A/S는 길면 금상첨화 이야기를 정리된다.

보통 사람이라면 판매 전문가에게 무조건 맏기거나 신용할 만한 곳에 의뢰해서 구매한다. PC판매시장을 크게 양분하면 조립이냐 완성품이냐로 나뉜다. 파워유저라면 속속들이 성능을 꾀고 안정성 대비 처리속도로 제품을 결정한다.

ⓒ 김학록
그런데 웬만한 파워유저라도 운영체제는 별 관심없이 '윈도즈'로 귀착된다. 물론 이용자층이 두껍고 대부분 프로그램이 윈도즈기반으로 출시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면 잘못된 선택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사양결정에서는 집요하리만큼 꼼꼼하면서도 운영체제는 PC사면 당연히 따라오는 악세사리 혹은 '당연' 윈도즈라는 등식으로 보는 것은 우리나라의 장래를 보아서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또 교육기관과 정부부처도 지금 환경에서 어쩔 수 없이 '윈도즈'를 쓰더라도 한 운영체제로 이용자를 몰아가서는 위험하다. 2003년에 들어 노출된 두차례의 바이러스 대란을 '윈도즈'덕에 겪었고 앞으로 또다른 위험성에 노출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같은 폐단을 막아보려 얼마 전 한·중·일 3국이 컨소시엄 형태로 새로운 운영체제의 대안을 마련하고 공동연구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실현성에 의구심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인터넷 브라우저를 어떻게 익스플로러로 쓰게 되었나를 생각하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공짜'에 운영체제와 호환성이 100%(?)라는 매력에 이끌려 네스케이프에서 갈아 타지 않았는가. 지금에 와서 네스케이프를 쓰는 이용자가 많은지, 익스플로러 이용자가 많은지를 묻는 것은 우문이다.

우리는 지금 공짜로 줘도 불편해서 거절해야 하는 길들여진 정보강국을 구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하고 싶다. 심지어 이 글을 쓰는 필자도 윈도우에 익스플로러 환경에서 원고를 끄적이고 있으니 말이다.

누군가가 힘들어 할 때, '이거 약인데 피로할 때 먹어봐, 효과 100%야'하고 마약을 건넸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한번씩 먹어보고 중독이 되었다면 그 사람은 필시 '아편 중독자'가 되고만다. 그리고 자신이 복용하던 피로회복제가 마약이라고 밝혀져도 끊기가 어렵다.

PC구매를 하면 자동으로 운영체제를 '윈도즈'로 깔아 준다면 리눅스를 리로를 이용해서 깔아달라고 하자. 천천히 체질 속에 베겨 있는 '윈도즈'를 객관적인 위치에서 바라보는 눈을 갖자. 한 몇 달 테스트로 필자의 PC를 리눅스 전용으로 만들어 사용하다가 지금은 한발 후퇴해서 리로로 병용하여 쓰고 있다.

웹사이트 검색을 하다보니 지원되지 않는 기능이 많고 어떤사이트는 아예 리눅스에서 사용하는 모질라브라우저에서 지원되지 않아 이용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생겨서 양쪽을 다 쓰고 있지만 얻은 것도 매우 많았다.

한마디로 요약하긴 어렵지만 리눅스의 오픈소스 내지 프리웨어의 덕택에 불법소프트웨어라는 부담감으로 무거웠던 프로그램 이용 틀이 한결 넓어졌다는 점과 양 체제의 운영으로 상호 비교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

이런 공상을 해 본다. 만약 대한민국 관공서 PC가 리눅스화 된다면 얼마만큼 외화를 줄이게 될까? 국가 차원에서 양대 운영체제에서 호환이 가능한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일반화한다면 어느 정도 심리적 전과자를 줄일 수 있을까?

양 체제를 자유롭게 넘나들면 국가정보화지수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지 않을까? 그때쯤이면 운영체제의 가격도 저렴해져 정보화의 가속력이 높아지지 않을까?

물론 정보화라고 해서 대한민국 전 네티즌이 프로그래머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맹목적인 프로그램 맹신은 의식적으로 피해야 한다. 한사람의 변화가 전체의 변화를 이끌 수도 있고 그 변화가 동반작용으로 더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정부 공공기관과 교육기관도 힘들게 리눅스 사용을 강권하기보다 무료 혹은 저렴한 기반의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의 사용을 유도하는 교육기회와 자료를 공급하고 기업도 독점적인 '윈도즈'라는 시장지배 구조 아래에서 어렵더라도 '윈도즈'와 병존하는 리눅스를 기본으로 탑재해 국민들의 윈도즈 독성을 용해해 가야 한다.

정보화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작성·정리·분석·저장·송부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고 운영체제에 한정을 두지 않는다. 또 운영체제는 뭐라도 상관없고 어떤 운영체제에서도 완벽한 호환성이 보장되면 더더욱 좋다. 그런데 사용자층이 얇은 운영체제를 굳이 의무감을 갖고 개발하려는 기업이나 프로그래머가 있을까?

하루빨리 PC사양 결정의 항목속에 '리눅스로 깔까요, 윈도즈로 깔까요'하는 항목이 추가되고 구매자의 의식 속에도 또다른 독립적 사고가 자리해서 '국산품을 애용합시다'하고 대대적으로 반한감정을 부추기기보다 언젠가 일본처럼 우리나라의 수반이 '윈도즈' 환경에서 컴퓨터 하는 게 뉴스거리가 되도록 하는 지혜를 가지면서 계획적이고 항구적인 실제의 정보강국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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