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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방영된 KBS 일요스페셜 '80년 5월, 푸른 눈의 목격자'를 뒤늦게 재방송으로 보고 당시 북독일 방송국 일본특파원으로 몰래 광주에 잠입해 역사의 진실을 밝혀준 힌츠페터 기자에게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광주민중항쟁의 참혹한 현실을 모른 채 군부 독재가 끝나기까지도 광주시민을 폭도로 생각했던 우리 자신들이 부끄럽습니다.

▲ 당시 독일 방송 ARD에 방영된 '광주민중항쟁' 보도 장면
ⓒ KBS
정말, 충격적인 역사적 사실이 한국이 아닌 독일에서 가장 먼저 보도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그 진실을 왜곡하려는 군부 독재가 저지른 광주시민 학살과 이를 취재한 힌츠페터 기자에 대한 폭력에 대해 한국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드리고 싶어요.

아직도 그 당사자는 국가의 실세로 떳떳한 듯이 살고 있는데, 우리나라와 무관한 힌츠페터 기자는 그 역사적 기록으로 인해 육체적인 후유증을 겪으며 기자생활을 접은 채 요양하고 있다니 심통한 마음을 접을 길이 없습니다.

그 때 희생된 시위대들과 광주시민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주역임을 기억합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어 버린 채 주요 국립도서관 보관 신문에서도 광주항쟁과 관련한 기사들이 삭제되어 버리고 그 때의 일이 우리 기억 속에 지워져버린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영방송 조차도 당시 사실을 왜곡하고 일체의 외부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서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본으로 가 녹음테잎을 독일에 보낸 일은 투철한 기자정신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행동이었겠죠.

이 학살의 당사자는 최근 언론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몇 십만원의 예금을 들먹이며 반성의 자세 없이 수백억 대로 추정되는 은닉 재산 마저 부정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제 제대로 된 당시의 사료조차 갖고 있지 않는 우리에게 힌츠페터 기자의 목숨을 건 사투는 역사 속에 오래동안 기억될 것이고 우리 국민은 그 때 받은 힌츠페터 기자의 육체적 후유증이 하루 빨리 회복되기 바라며 전적으로 우리나라(아니 그 때의 당사자)가 그에 책임질 것을 적극 주장할 것입니다.

광주 5.18 묘역에 묻힌 원혼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일로 후유증을 겪은 광주시민들 그리고 힌츠페터 기자의 하루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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