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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3일 종로에서 있었던 캠페인 장면
ⓒ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민우회가 생리대 가격인하 캠페인에 나섰다. 이들은 생리대에 관한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생리대 가격인하 거리 캠페인과 이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생리대 부가가치세 면세를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민우회 측에서 내세운 '우리가 생리대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여성에게 필수품인 생리대에 부과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과 함께 화려하고 지나친 광고는 생리대 가격인상의 요인이라 지적하고 있다.

서명은 길거리에서의 오프라인 서명과 함께 온라인(http://moonfree.womenlink.or.kr)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홈페이지에는 725명이 서명한 상태이다.

▲ 서명하는 시민들의 모습
ⓒ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민우회 김상희 상임대표는 "지난해 모성보호관련법이 겨우 통과됐지만 생리·임신·출산에 대한 사회적 보호는 매우 취약해 급기야 출산율이 1.3명으로 떨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이 다른 나라처럼 출산수당·육아수당 대신 생리대를 생필품으로 인정해달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소박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한편, 재경부는 생리대에 붙는 부가세를 없애달라는 요구에 대해 "부가세 면세 대상은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고 있어 과세할 경우 가격 및 물가 상승이 동반되는 특정 재화나 용역에 국한된다"며 "민우회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맞서 민우회는 생활필수품인 생리대에 붙는 부가세를 없애 1300만 여성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앞으로 청소년·대학생 단체, 시민단체와 함께 부가세 면제를 포함한 가격인하 문제와 생리대의 안전성 문제 등을 공론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래는 민우회 측에서 제시한 '우리가 생리대에 관심을 갖는 이유' 전문이다.

'우리가 생리대에 관심을 갖는 이유'

생리대와 관련된 관심은 1990년대 중반부터 여성학을 전공하는 그룹에서 '월경'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 연장선에서 생리대에 대해서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1년의 제3회 월경 페스티발에서 주최측은 생리대 문제를 제기하였고, 이를 계기로 여러 언론매체에서 생리대의 안전성 및 가격의 문제점 및 대안적 생리대에 대한 보도를 통해서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최근에는 안전성과 환경성을 고려한 다양한 대안생리대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여성환경센터)는 생리대 이용에 관한 여성들의 인식을 알고자, 2002년 4월 23일부터 5월 15일까지 전국 8개 도시(서울, 고양, 김포, 군포, 춘천, 원주, 광주, 진주)에서 거주하는 여성 717명을 대상으로 생리대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우리는 생리대와 관련하여 여성의 입장에서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우선, 생물학적으로 평생의 상당 기간을 생리하는 여성에게 있어 생리대는 생활필수품이라는 인식 속에서 생리대 부가가치세 면제를 요구한다.

이는 일상의 불평등, 생활 속의 불평등화된 제도들 중 대표적인 세금에 대한 문제제기이며, 이를 통해 성인지적(姓認知的) 정책의 패러다임을 도입, 확산하는 데 기여하려 한다. 성인지적 정책이란 남성과 여성의 특성과 차이를 반영함으로써 정책의 효과가 양성간에 형평성과 평등을 가져오도록 하는 정책을 말한다.

또한 우리는 생리대의 안전성 문제가 여성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이를 정책 의제로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여성건강에 관한 정책은 60년대 이래 인구억제를 위한 가족계획사업 중심으로 전개되어왔으며 현재까지 그 전통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4년 카이로회의, 95년 북경여성대회 등을 계기로 여성건강의 개념을 생물학적 요인뿐 아니라 여성의 삶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1999년 유엔여성특별총회에서도 여성건강을 여성의 권리찾기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 강조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지원하는 정책이나 예산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하지만 과도한 자궁적출, 호르몬 치료, 다이어트, 성형수술, 제왕절개 분만, 유방암 증가 등 여성건강의 적신호가 속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건강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대책을 시급하다.

생리대 캠페인이 평생의 1/8을 생리를 하는 여성들에게 건강의 문제, 안전의 문제를 새롭게 자각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동시에 여성건강을 위한 환경을 만드는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바란다.

여성의 일상조건과 그것이 건강에 미치는 상관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에 누구보다 많은 피해를 받는 여성들을 위해 일상성에서의 건강증진 활동이 모색될 필요성이 있다.

성인지적 관점에서 여성건강에 미치는 제 요인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하니리포터에 송고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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