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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4.11
▲ 한동훈 "총선 참패 책임지고 비대위원장직 사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4.11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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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야권 의석수만 192석에 달하는 22대 총선 참패 결과에 여권 핵심인사들의 '반성문'이 11일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집권 2년'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민심이 확연히 드러난 만큼 현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전환은 물론, 당이 대통령실을 제대로 견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직에서 물러난 상황임이 주목된다. 이날 반성문을 내놓은 핵심인사들 모두 향후 여권 지도체제 개편 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김기현 "국정기조·당정관계, 국민 눈높이에서 주저 없이 고쳐야"

직전 당대표였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죄송하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보여주신 민심의 매서운 꾸지람 앞에 겸허히 머리를 숙이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민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그동안의 국정 기조와 당정관계가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서 냉정하게 살펴 주저함 없이 고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이후 더 처절하게 민생을 살피지 못했고, 더 민첩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보다 선명한 개혁에도 성공하지 못했고, 비정상을 바로잡을 원칙도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집권 여당으로서 대통령으로부터 일반 구성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저 또한 직전 당 대표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저부터 사즉생의 각오로 환골탈태 하겠다"며 "정부와 여당의 면모와 위상을 바닥부터 일신해 더 치열하게 민생 속으로 들어가 살피겠다"고도 덧붙였다.

'친윤(친윤석열)' 권성동 의원은 당선 인사와 함께 반성문을 썼다. 그는 "강릉시민의 지지는 반드시 성과로 보답하겠다"면서 "선거가 끝났지만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민심의 뜻을 무겁게 되돌아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를 포함해 우리 당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다시 정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나경원 "대화와 타협 물꼬 트는데 제가 앞장서겠다"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이 확실해진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11일 동작구 선거사무소에서 울먹이고 있다. 2024.4.11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이 확실해진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11일 동작구 선거사무소에서 울먹이고 있다. 2024.4.11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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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막판 의대정원확대 문제 등과 관련해 대통령실에 각을 세워왔던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고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승리한 안철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과 한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보면 정부·여당에 대한, 지금까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며 "이제 전격적으로 국정기조를 바꿔서 민생에 보다 더 밀착된 행동을 해야되고 당정관계를 건설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당정관계 건설과 관련해 "정부는 국민과 직접적인 접점이 없지만 당에는 현역 의원들이 많다. 만약 정부가 의도하진 않았지만 민심과 좀 떨어진 정책을 만들면 당이 자유롭게 '그건 아니다, 이런 것이 더 국민들에게 맞다' 이렇게 대안을 제시하는 게 서로 시너지가 나고 국민들도 만족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처럼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고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된 나경원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민심을 두려워하는 자세로, 엄중한 발걸음을 이어가겠다. 집권여당의 앞날이 매우 위태롭다. 뼈를 깎는 성찰의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감, 또 입법부로서 감시와 견제의 의무를 모두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무한한 갈등과 대립의 굴레를 우리 스스로 벗어 던져야 한다. 조금이나마 정치를 더 오래 지켜봤던 제가 대화와 타협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인천 동구미추홀구에서 0.89%p 격차, 1025표 차로 신승한 윤상현 의원도 "선거 과정에서 민심의 엄중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는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따가운 회초리를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생환과 관계없이 우리는 참패했다"며 "국민 여러분의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 다시 한 번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홍준표 "당정에서 책임질 사람들, 모두 신속히 정리하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동대구역과 대구도서관 앞 공원에 세우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동대구역과 대구도서관 앞 공원에 세우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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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도 "재창당에 준하는 혁신", "참패 책임자 문책" 등을 주문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역대급 참패를 우리는 겸허히 받아 들이고 당정에서 책임질 사람들은 모두 신속히 정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폐허의 대지 위에서 다시 시작하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다시 뜬다"며 "다행히 당을 이끌어 갈 중진들이 다수 당선되어 다행이다. 흩어지지 말고 힘모아 다시 일어서자"고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집권여당을 향해 회초리가 아닌 쇠몽둥이를 들었다. 윤석열 정부, 저를 포함한 국민의힘 구성원 모두는 처절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당과 정부는 재창당에 준하는 혁신, 내각과 대통령실을 새롭게 구성해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심기일전해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을 위해 일하면 민심은 다시 돌아온다"고 촉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견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초토화된 광야에 한그루 한그루 묘목을 심는 심정으로, 잃어버린 신뢰와 사랑 다시 회복하기 위해 전심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태그:#22대총선, #한동훈, #나경원, #안철수,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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