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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의회 전경.
 양산시의회 전경.
ⓒ 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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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태우 양산시의원(무소속)이 윤리특별위원회 회의 하루 전에 사과‧사퇴한 가운데, 피해 여성직원은 '가짜 사과'라고 했다.

25일 저녁 양산시의원성폭력사건대책위원회는 피해 여성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심경글을 보내왔다고 했다. 김태우 의원은 이날 오전 양산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한다고 했고, 이날 오후 사퇴서를 제출했다.

피해여성은 심경글에서 "1월 16일 사건이 알려진 뒤, 가해자로부터 73일만에 진심이 담기지 않은 감형을 위한 가짜 사과를 받았다"라며 "오늘 한 사과는 피해자인 저에게 진심으로 미안해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3월 22일 윤리자문위원회의 결과가 제명이었고 26일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의 결과도 제명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라며 "진심으로 미안했다면, 고소장이 접수되자마자 사퇴를 했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해자는 1월 15일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사를 냈고, 경찰 조사에서도 혐의를 일체 인정하지 않고 있어 저는 그에 대응하는 진술을 계속해서 추가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피해여성은 "윤리특별위의 징계 결정이 내려지기 하루 전에 급히 사퇴를 하는 거짓 사과는 제가 성범죄자에게 시달린 약 1년 6개월의 세월과, 2차가해와 경찰조사로 피폐해진 제 삶을 조금도 치유할 수 없다"라고 했다.

앞서 피해여성은 지난 7일 쓴 글을 통해 "2022년 김태우의 성추행이 시작된 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한 번도 안녕하지 못했다. 김태우의 성추행 때문에 그랬고, 신고 이후에는 진전되지 않는 상황 때문에 한없이 불행하다"고 했다.

이어 "김태우는 한 달 넘게 지난 후에야 경찰서에 처음 출석했고, 윤리특위 출석요구는 불응하고 소명자료조차 내지 않고 있다"라며 "용기를 내서 신고했는데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변화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현실이 절망스럽다"라고 덧붙였다.

피해여성은 "2022년부터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지만 시의회의 폐쇄적인 구조 때문에 1년 넘는 기간 동안 참다 결국 이직한 뒤에야 신고할 수 있었다"라며 "피해자인 저는 말단 직원이고 가해자는 의원이니 징계가 어려울 것이고, 그러는 동안 직장 내에서는 저만 힘들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제가 생각한 것보다 의회는 더욱 가해자 의원 편이었다. 저는 김태우 때문에 좋은 직장, 저의 꿈 다 놔두고 먼 타지로 이직해야 했고 정신과와 경찰서를 오가며 저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져내렸다"라고 했다.

2차 가해를 제기한 그는 "징계가 아직도 내려지지 않아서 성범죄자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시의원 월급을 받으며 저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규정 내라고는 하지만 결정이 미뤄지는 동안 사람들은 결국 가해자의 말을 계속 듣고 소문을 부풀리게 된다. 이 또한 당연히 2차가해이다. 징계를 미루는 것은 이러한 2차가해를 방치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대책위 "성폭력 가해자를 공식 징계하라"

양산시의원성폭력사건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양산시의회는 성폭력 가해자를 공식 징계하고 피해자 보호와 예방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양산시의회 성추행사건에서 우리 사회의 정치인에 의한 권력형 성폭력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고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라며 "미투 이후 권력형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경고와 분노를 접하였으며 이는 엄중한 법적 처벌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이어 "권력형 성폭력이 미치는 영향을 우리는 실질적으로 경험하였기에 다시는 발생하지 않으리라 예상하였기에 이번 사건의 충격은 더 크다"라며 "사건 발생 이후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전혀 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고, 시의회 또한 피해자 보호조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가해자 징계 또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양산시의회에 대해 대책위는 "가해자에 대한 빠른 징계와 합당한 처벌, 피해자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2차가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했다.

또 이들은 "재발하지 않도록 양산시의원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함양시킬 수 있는 교육과 예방대책강구를 위한 양산시의회의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주시길 바란다"라며 "양산시의회가 가해자에게 엄중한 징계와 함께 피해자 보호조치와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시의회를 만들기 위한 대책이 마련할때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경남여성회부설성폭력상담소, 부산성폭력상담소부설부산성폭력·가정폭력상담소, 창원여성의전화부설창원성폭력상담소, 양산성가족상담소,하동성가족상담소, 경남여성단체연합로 구성되어 있다.

김태우 의원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뒤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관련기사]
'성추행 혐의' 수사 받는 양산시의원, 윤리특위 하루 전날 사퇴(3월 25일자) https://omn.kr/27yso

태그:#양산시의회,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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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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