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한 달여를 앞두고 거대 양당의 부산 지역구 공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국민의힘은 부산 서동, 북을의 경선만이 남아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연제구에서 진행되는 진보당과의 야권 단일화 경선을 제외하고 모든 공천을 완료했다. 한편, 녹색정의당은 부산 중·영도에만 후보를 내기로 했으며, 개혁신당은 부산 동래와 북·강서갑 2곳에 공천을 진행했다. 진보당의 경우, 민주당과 단일화 경선을 진행하는 노정현 예비후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5명 예비후보는 야권 단일화를 위해 사퇴했다.
각 정당의 공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역언론은 거대 양당, 특히 국민의힘에 주목했다. 민주당을 포함해 야당의 소식도 있었으나, 국민의힘의 보도량이 많았던 것이다. 보도 내용은 중앙당의 공천 갈등, 공천 결과와 후보자에 대한 단순 사실 나열, 후보자 간 비방 등이었다. 유권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는 부족했다.
국힘에 쏠린 지역신문 보도량
민주당은부정적인 이슈 보도 다수
지역신문은 거대 양당, 그중에서도 국민의힘의 공천 과정과 결과를 주요하게 보도했다. 국민의힘 소식이 1면에 게재된 것과 달리, 민주당의 지역구 공천 소식은 주로 4, 5면에 배치했다. 주로 신생 지역구 공천의 향방을 살펴보거나 경선이 진행되는 지역구 상황을 알아보는 기사가 많았다.
특히 국민의힘 공천에서 부산 현역 초선 의원이 대거 탈락한 것에 주목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1) 지역신문 모두 이 사실을 주목했는데, 이에 대한 해석은 달랐다. 부산 초선 의원의 본선 탈락을 두고 국제신문은 부산이 '영남 물갈이'의 최대 타깃이 됐다고 지적했다.2)
반면, 부산일보는 부산에 쇄신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고 평가했다.3) 초선 의원의 본선 탈락은 재선, 중진 의원의 기득권 지키기로 볼 수 있는 지점임에도, 부산일보는 외려 쇄신 바람이라고 해석해 국민의힘의 공천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한편,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에 대한 기사는 적거나,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다. 먼저 민주당 기사를 살펴보면, 지역신문은 민주당의 공천 논란에 주목했다. 부산일보는 민주당의 공천 갈등에 대해 '비명 횡사'나 '문·명 충돌' 등의 용어를 사용해 논란을 부각했다. <'용광로 선대위' 협조 요청에 친문계 '부글부글'>(부산일보, 6면, 3/8)에서는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을 확산하기도 했다.4)
국제신문은 민주당의 공천을 두고 여야가 서로 비방한 것을 그대로 중계했다. 민주당이 대선 때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 여사를 보좌했던 권향엽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한 것을 두고 펼쳐진 여야의 공방을 여과 없이 전달했다.5) 민주당이었다가 국민의힘으로 이동한 김영주 의원을 두고 벌어진 여야 간 페이스북 공방도 세세하게 알렸다.6) 색깔론 등 무리한 발언도 있었으나, 그대로 기사에 반영됐다.
소수정당에 대한 주목도 적었다.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등 이른바 제3지대 신당에 대한 기사가 있었으나, 주로 중앙당의 전략과 행보에 초점을 맞췄다.7) 녹색정의당은 부산에 도전한 지역구 후보가 있음에도, 주목하는 기사는 없었다. 진보당의 경우 민주당과의 야권 단일화에 나서고 있어, 민주당 소식과 함께 전해질 뿐 단독으로 조명되지는 못했다.8)
정치권 보도는 넘쳐났으나, 정작 공천이나 후보자에 대한 점검이나 평가는 부족했다. 대부분 여야 공천 소식을 단순 전달하는 기사였고, 공천 갈등과 여야 정쟁을 부각한 보도도 있었다. 물론 여야 공천에 대해 평가한 기사가 없지는 않았다. 지역민 의사와 무관한 기계적인 전략공천을 비판한 국제신문의 칼럼 <전략공천은 전략적인가>(18면, 3/7)가 눈에 띄었다.9) 이밖에 각 정당의 행보를 면밀히 따지는 기사는 없었다.
지역방송, 거대 양당 공천 결과 중계
KNN 여성 후보 약진 보도, 실상과 무관한 국힘 사례 포함
지역방송은 거대 양당의 공천 결과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공천이 마무리된 지역구를 소개하고, 아직 공천이 완료되지 못한 지역구를 알렸다.10)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진보당과의 단일화가 진행되는 연제구 소식을 제외하곤 소수 정당 후보에 대한 소식은 없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거대 양당에 초점을 맞춘 기사였다.
점검이나 평가는 미흡했다. 대신 공천 결과와 여야의 행보를 단순 전달하는 기사가 많았다. 부산MBC의 <후보 재배치 분주··여야 셈법 복잡>(3/4)에서는 여야가 '늑장' 선거구 획정에 대비해 후보자 재배치에 서두르고 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11) 뒤늦은 선거구 획정으로 갑작스럽게 진행된 후보자 공천에 대한 점검은 없었다. KNN의 <'빅매치' 낙동강 벨트, 세결집 본격화>(3/6)와 <부산 북구을 여권 예비후보들 '뜨거운 경쟁'>(3/7)은 후보자들이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정보만 전달할 뿐이었다.12) 후보자가 지역구에 적합한 인물인지 알아보지는 않았다.
KNN은 국민의힘의 공천에 주목하는 보도 양상을 보였다. <부산 북구을 여권 예비후보들 '뜨거운 경쟁'>(3/7)을 통해 신생 선거구 '북을' 지역 여권 경선에 최소 7명의 후보가 접수됐다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13) 국민의힘 지역구 경선에 관심을 준 것인데, 민주당의 지역구 경선을 주목한 기사는 없었다.
한편, <4·10 총선 부산경남 여성 후보 '약진'>(3/10)에서는 국민의힘의 공천 결과에 대해 실제와는 무관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14) 부산·경남에서 여성 후보들의 숫자가 늘었다며, 그 예시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여성 후보 현황을 제시했다. 그러나 여성 후보의 숫자가 늘어난 것은 민주당일 뿐이었다. 국민의힘의 부산 여성 후보 숫자는 지난 총선과 비교했을 때 같은 수준이었고, 경남에는 여성 후보가 없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여성 후보가 늘어났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보도에서는 이번 총선에 여성 후보가 약진했다는 사례로 언급됐다.
[관련 보도 목록]
1)
<與 공천 부산현역 절반 생존...중진 불패, 초선은 잇단 탈락>(국제신문, 4면, 3/4),
<초선 무덤 된 부산 국힘 4명 '물갈이'>(부산일보, 1면, 3/6)
2)
<與 '영남 물갈이' 최대 타깃 된 부산...초선 8명 중 4명 생존>(국제신문, 4면, 3/6)
3)
<부산 국힘 '쇄신 바람', 현역 잇단 고배>(부산일보, 1면, 3/4)
4)
<'용광로 선대위' 협조 요청에 친문계 '부글부글'>(부산일보, 6면, 3/8)
5)
<여야 '권향엽 공천' 논란 고발전>(국제신문, 5면, 3/7)
6)
<이재명-권성동 '김영주' 공방전>(국제신문, 5면, 3/7)
7)
<'이삭줍기' 제3지대 몸집 불리기 한계>(부산일보, 5면, 3/8),
<정식 창당 조국혁신당, 민주당 지지 표심 흡수할까>(국제신문, 5면, 3/4)
8)
<민주 부산 총선 출마 라인업 확정 낮은 지지율-계파 갈등 극복 과제>(부산일보, 5면, 3/8)
9)
<전략공천은 전략적인가>(국제신문, 18면, 3/7)
10)
<민주당 공천 마무리...국민의힘 막바지 경선>(KBS부산, 3/7),
<부산 11곳 대진표 확정..남은 지역 '속도'>(부산MBC, 3/5)
11)
<후보 재배치 분주··여야 셈법 복잡>(부산MBC, 3/4)
12)
<'빅매치' 낙동강 벨트, 세결집 본격화>(KNN, 3/6),
<부산 북구을 여권 예비후보들 '뜨거운 경쟁'>(KNN, 3/7)
13)
<부산 북구을 여권 예비후보들 '뜨거운 경쟁'>(KNN, 3/7)
14)
<4·10 총선 부산경남 여성 후보 '약진'>(KNN, 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