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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주 영등포갑 후보, 박용찬 영등포을 후보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주 영등포갑 후보, 박용찬 영등포을 후보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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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자랑스럽게 함께하는 영등포의 진짜배기 김영주입니다."

12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앞 광장, 김영주 국민의힘 의원은 빨간 목도리를 손에 두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빨간색 천으로 뒤덮인 단상에 올랐다. 한 위원장 소개에 빨간 점퍼를 입은 김 의원은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목도리, 모자 심지어 플래카드 등 저마다 빨간색 아이템을 장착한 200여 명의 지지자들은 "김영주"를 연호했다. 정치생활 20여 년, 줄곧 '파란 동네' 인물로 국회부의장까지 했던 김 의원은 '빨간 동네'의 자랑이 돼있었다.

김영주 추켜세운 한동훈... "구구절절 설명 필요 없어"
 
▲ 김영주 후보 지원 나선 한동훈 “싸워야 할 때 싸우고 이겨야 할 때 이기겠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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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은 줄곧 김 의원을 추켜세웠다. 그는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일하는 동안 당과 진영을 초월해서 합리적인 정치인 한 명 봤다. 그게 바로 김영주"라며 "저는 김영주 의원님을 우리 국민의힘으로 모시기 위해서 단 한마디만 했다. '우리가 잘해보자'. 더 말이 필요 없었다. 상식적인 정치, 정상적인 정치, 국민이 부끄러워하지 않는 정치하겠다는 단 하나의 공통점 가지고 있었다. 더 말할 필요가 없고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고 밝혔다.

과거 김 의원은 한 위원장을 '보호'해 준 바 있다. 2023년 9월 국회 대정부질의 당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물음으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위원장을 압박했다. 한 위원장이 "제 임무를 다하겠다"고 즉답을 피하자, 안 의원은 '답변 태도 불량'을 문제 삼았다. 안 의원은 당시 의장석에 있던 김 의원에게 제지를 요청했지만, 김 의원은 오히려 "대정부질문에 적절한 질문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안 의원을 나무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에 도착해 김영주 영등포갑 후보의 안내를 받으며 무대로 향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광장에 도착해 김영주 영등포갑 후보의 안내를 받으며 무대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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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의 연설은 15분여 이어졌다. 이후 발언권을 넘겨받은 김 의원은 '철도 지하화'를 강조했다. 그는 "방금 한동훈 위원장께서 철도 지하화를 영등포에서 먼저 하겠다고 했다"며 "영등포를 (서울에서) 가장 앞서는 그런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과 김 의원은 영등포역 옥상에 올라 철도 지하화 구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김 의원을 맞이했다. 평생 국민의힘 당원이자 영등포 주민이라고 밝힌 60대 여성 A씨는 "똑똑한 사람이 국민의힘에 와줬으니 얼마나 반가운 일이냐"라며 "김영주가 민주당이었다고 해서 거부감은 없다. 이재명이 사천해서 그렇게 된 거 우리가 다 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을 지지한 지 10년도 넘었다는 60대 여성 B씨는 "우리는 당을 옮긴 건 신경 안 쓴다"라며 "김영주가 영등포에서 오래 했고, 영등포를 잘 알고, 일을 잘 하기 때문에 이번에 마지막으로 한번 잘해보라고 지지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설이 끝난 뒤, 한 위원장은 이후 일정을 치르기 위해 차량에 탑승했다. 그의 차량을 둘러싸고 인파가 몰리자 한 위원장은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차체를 밟고 올라서서 손을 올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했다. 그 순간, 김 의원은 그 차에 올라 한 위원장과 나란히 손을 흔들었다.

김영주 "빨간 점퍼 안 어색하냐고? 힘이 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주 영등포갑 후보가 12일 서울 영등포역 옥상에서 철도 지하화 공약 발표를 위해 영등포역 고가차도 밑을 지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주 영등포갑 후보가 12일 서울 영등포역 옥상에서 철도 지하화 공약 발표를 위해 영등포역 고가차도 밑을 지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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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이 탄 차가 떠나고, 김 의원은 지지자들의 사진 요청에 응했다. "빨간 점퍼가 어색하진 않으셨어요?" <오마이뉴스> 물음에 김 의원은 "아뇨. 그동안 언론을 통해서 제가 탈당하고 입당한 배경, 지금 활동하고 있는 것을 많은 주민들이 알아주고 계신다"며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이 어려웠지, 지금은 한 위원장 말대로 여기서 제 역할이 있구나 느끼고 오히려 (국민의힘의 지지가) 힘이 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최근 공천 심사에서 의원 평가 하위 10%에 속하자 탈당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10여 년 민주 진영에 몸담았고, 민주당 몫으로 국회부의장까지 했던 정치인으로서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배지' 한 번 더 달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해야 했느냐는 말까지 나온다.

이에 김 의원은 '배지'가 아닌 주민 봉사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의장까지 했는데 뭐 더 하려고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그러느냐 하는 사람도 있다"며 "이제 제겐 주민을 위해서 봉사할 일만 남은 것"이라고 항변했다. 

김 의원은 당적과 관계없이 당선에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2008년 4월 치러진 18대 총선을 상기시켰다. 영등포구갑 통합민주당 후보였던 김 의원은 전여옥 한나라당 후보에게 1.22%p 차이로 낙선했다. 이것을 두고 김 의원은 "당시 우리 정당은 지지율이 20%대였다"며 "그때 주민들이 정당 투표는 다른 데 해도 김영주를 선택해 준 게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많은 주민들께서 정당과 달리 김영주를 지지해 주실 것을 믿는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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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영주,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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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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