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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신문>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경주 쌀의 명품 브랜드화, 가격 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뤘다. 보도 이후 농협, 농민단체 등으로부터 쌀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는데 판로 확보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한 타작물 직불금 제도를 활용해 점차적으로 지역 내 쌀 생산 규모 축소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쌀 가격 문제는 지역 내에서 민감하기에 해결 방안을 제시한 관계자들은 익명을 요구했으며, 소속 단체·기관을 떠나 쌀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방안은 기존과 다른 획기적인 판로 확보라고 전했다. 우수한 품질의 쌀을 생산하더라도 도정된 쌀을 많이 팔지 않으면 결국 수익률이 낮은 원료곡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농협 관계자와 농민들이 제안하는 쌀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정리했다. [기자말]
경주 쌀 문제
 경주 쌀 문제
ⓒ 바른지역언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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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의 쌀 생산량은 2023년 기준 경북 2위, 전국 9위다. 하지만 매년 쌀 수매 시기만 되면 농민과 농협 간 가격 문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순환으로 인한 문제라 진단했다. 현재 경주는 경주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경주통합RPC)에서 9개 지역농협 조합원들의 쌀을 매년 수매하고 있다. 문제는 수매한 쌀 가격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밥 짓는 쌀로 판매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절반 이상의 쌀이 수익률이 낮은 원료곡으로 판매돼 매년 경주통합RPC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

경주통합RPC의 적자는 이듬해 쌀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농민과의 갈등은 매년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결국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밥 짓는 쌀의 판매량을 늘려야 하지만 현재의 판매 전략으로는 부족하다고 전망했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쌀을 생산하는 농가에서 제대로 된 가격을 받기 위해서는 경주 쌀이 제값에 많이 판매돼야 하는데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경주시와 경주통합RPC가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경주 이사금 쌀을 알릴 수 있는 꾸준한 홍보를 진행하는 한편, 쌀 소비량이 많은 대기업에 납품하는 전략도 세워야 한다"며 "이는 농민단체가 아닌 경주시와 농협이 함께 마음을 먹고 나서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경주통합RPC 운영 개선 요구도

경주통합RPC의 운영 개선 목소리도 나왔다. 경주통합RPC는 9개 지역농협(경주·내남·동경주·불국사·신경주·안강·양남·외동·현곡)의 공동 출자 법인으로 지역농협의 입장이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대로 된 쌀 가격을 받기 위해선 품질이 좋아야 하지만 지역별, 농가별 등급이 다른 쌀들이 섞여서 판매되기에 하향평준화로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하향평준화의 원인이 경주통합RPC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엄격한 쌀 등급 시스템 부재로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경주통합RPC를 독립적인 조직으로 구성하고 대표이사의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한다면 경주에서 생산되는 쌀에 객관적인 등급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엄격한 쌀 등급제가 이뤄진다면 고품질 쌀 생산에 대한 농가 의지 향상과 소득 증대로 이어져 품질의 상향평준화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경주에서 생산된 고품질 쌀이 공격적인 판매 전략과 어우러진다면 경주 쌀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농협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타작물 직불금 제도 활용도 필요해

전국적으로 쌀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경주에서도 쌀 생산량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역농협 관계자는 정부가 시행하는 타작물 직불금 제도를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해 농가 소득 향상을 꾀해야 한다고 전했다.

생산량이 많아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벼 농사만을 고집하는 것은 농민과 농협 모두 힘들게 하는 일로 정부에서 전략 작물로 지정하는 곡물을 벼 대신 재배하려는 농민들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

농협 관계자는 "수십 년간 지어온 벼 농사를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타작물을 재배하고 정부로부터 직불금을 받는 것이 훨씬 높은 소득이 보장된다"며 "농민들도 조금 넓은 시각을 가지고 상생할 수 있도록 타작물 재배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매년 반복되는 경주 쌀 문제, 공격적 판매 ,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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