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협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부진에 이어 대표팀 내분 사태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으면서 1년 만에 불명예 퇴진할 위기에 몰렸다.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는 위원회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클린스만 감독 "선수단 내분 탓... 전술부재 인정 안 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위원회가 끝난 후 브리핑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위원회의 판단이 있었다"라며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였고, 이를 협회에 보고하겠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아시안컵 준결승 상대인 요르단이 (조별리그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팀임에도 불구하고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고, 재임 기간 선수 선발 관련해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선수단 관리와 관련해서는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지도자로서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데서 부족했음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국내 체류 기간이 적은 근무 태도에 대해서도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다, 여러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력강화위원회는 마이클 뮐러 위원장과 전력강화위원인 정재권 한양대 감독, 곽효범 인하대 교수, 김현태 대전하나시티즌 전력강화실장, 김영근 경남FC 스카우트, 송주희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감독이 참석했으며 미국에 체류 중인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황보 본부장은 선수단 내분 사태와 관련해 "많은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협회로서는 빨리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밝혔다. 다만 추가 진상 조사 계획에 대해서는 "내가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은 (내분 사태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력이 안 좋았다고 말했으며, 전술 부재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정몽규 회장 결단만 남아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했으나, 요르단과의 준결승에서 0-2로 패하며 탈락했다.

취임 초기부터 잦은 해외 체류로 논란이 불거졌던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등 역대 초호화 멤버 구성에도 불구하고 전술이 부족하고 선수들의 개인 능력에 의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 8강전 호주를 승부차기와 연장 혈투 끝에 꺾으면서 준결승에 올랐으나 요르단을 상대로 '유효슈팅 0개'의 졸전 끝에 우승에 실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이 끝난 후 "한국에 돌아가 대회를 분석하겠다"라고 했지만, 귀국 후 이틀 만에 거주지인 미국으로 출국했고 이날 위원회도 화상으로 참석하는데 그쳤다. 

여기에 대회 기간 중 손흥민과 이강인을 중심으로 선수들 사이 내분이 있었다는 것도 드러나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관리 능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이날 전력강화위원회의 경질 건의로 이어졌다.

이로써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사실상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최종 결단만 남겨두게 됐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할 경우 지급해야 하는 수십억 원 규모의 위약금, 감독 선임 과정에서 축구협회 지도부의 책임론, 오는 3월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준비 등이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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