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이 흥행중인 가운데 제작사인 트루스포럼이 청년층을 대상으로 영화표를 인증하면 푯값 전액을 되돌려주는 이른바 '페이백 홍보'를 진행 중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제작사는 "표 사재기가 아니고 관람 지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영화진흥위원회는 "시장교란행위인지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건국전쟁> 영화보면 100% 환급"
영화의 공동 제작사인 보수단체 트루스포럼은 10대부터 40대까지 '청년 관람 지원' 행사중인데 신청자가 이름이랑 나이, 연락처 등을 '구글폼'에 남기고 영화티켓 등을 인증하면 은행 계좌로 푯값을 입금하는 식이다. 실제 서울 거주 30대 이아무개씨도 푯값 1만 4천원을 돌려받았다. 이아무개씨는 <오마이뉴스>에 "오후에 신청했는데 이렇게 당일 바로 푯값이 입금될 줄은 몰랐다"라고 전했다.
14일 오전 현재 트루스포럼을 통해 돈을 돌려받은 사람은 1500명에 달한다.
관련 문의에 트루스포럼 사무국은 "아무 영화관에서든 <건국전쟁>만 보면 된다. 10대에서 40대까지는 (영화값을) 전부 다 지원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친구들이랑 <건국전쟁>을 같이 봐도 된다"고 독려하기도 했다.
<건국전쟁>은 누적관객 38만, 박스오피스 2위(13일 기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를 기록중으로 3.15 부정선거의 이승만 대통령 책임 부정 등으로 논쟁을 낳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2일 관람하며 이승만 재평가에 힘을 실었다.
트루스포럼은 지난 2017년 서울대 출신 대학원생 중심으로 만들어진 보수 단체로, <건국전쟁>의 공동 제작사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트루스포럼은 '트루스펀드'라는 모금 사이트를 통해 5천만 원 가량을 '청년들의 건국전쟁 관람을 지원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보수단체들과 시민들에게 후원을 받았다.
해당 모금 게시물에 따르면 "선배 세대 한 분이 청년 세대 한 명의 영화티켓과 약간의 경비를 포함한 2만 원을 지원하고, 예산의 모집과 집행은 <건국전쟁> 펀딩을 시작한 트루스펀드를 통해 진행하자는 말씀이셨다. 아무쪼록 <건국전쟁>을 통해 많은 청년들이 대한민국의 뿌리를 새롭게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나와있다. 13일 오후 모금 사이트를 통해 모인 금액은 4600만 원 가량이다.
영화업계 관계자 "처음 보는 마케팅, 표 사재기랑 뭐가 다른가"
영진위 "그간 없었던 방식, 시장교란행위 여부 검토해봐야"
2000년 초부터 영화업계서 일한 한 영화 홍보업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이런 '페이백' 방식의 영화 마케팅은 처음 본다. '표 사재기'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관계자는 "시사회를 열거나 댓글 이벤트를 열어 추첨을 통해 예매권을 선물하는 경우는 있지만 실제로 관람을 하고 계좌번호를 보내면 입금해준다는 마케팅은 20년을 일했으나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정환경조성센터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이런 형태의 마케팅은 그간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페이백' 형태의 푯값 지불이) 시장 교란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추후 제보나 공식 조사 요청이 들어오면 검토해봐야 알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트루스포럼 "표 사재기와 달라, 펀딩 행사"
트루스포럼 김은구 대표는 14일 <오마이뉴스>에 "표 사재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표 사재기는 일단 먼저 표를 산 뒤에 나눠주는 것이고, 관람 지원의 경우 관객들이 표를 먼저 사고 트루스포럼에서 집행을 하는 것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물론 표 사재기는 시장 교란 행위일 수 있지만, 트루스포럼 '관객 지원'은 <건국전쟁>을 평범한 청년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는 뜻을 가진 분들이 펀딩을 한 것이니 거리가 멀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