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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 민간인 대피 명령을 보도하는 미 CNN방송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 민간인 대피 명령을 보도하는 미 CNN방송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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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서 지상전을 위해 민간인 대피에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이 불가피하다"라며 이스라엘군에 라파의 민간인 대피 계획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라파에 있는 하마스 4개 대대를 남겨둔 채 하마스를 제거하겠다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라파에서 대규모 작전을 펼치려면 전투 지역에서 민간인들을 대피시켜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피란민 140만 명 있는 '벼랑 끝' 라파까지 공격

가자지구 남쪽 끝에 이집트와 맞닿은 라파는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주요 관문이며, 전쟁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모여든 곳이다. 

유엔에 따르면 라파에는 전쟁 전에도 28만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전쟁 발발 후 230만 명 가자지구 인구 중 절반이 넘는 140만 명 가량이 라파에 모여들어 피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라파가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하마스의 마지막 거점이라면서 지상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상군 투입에 앞서 전날 밤 라파에 대한 공습을 개시하며 사상자가 발생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가 제안한 휴전 조건을 거부하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이다. 

반면에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군이 라파로 군사작전을 확대한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며 "그곳은 필사적으로 안전한 곳을 찾아 모여든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 명이 있는 곳"이라고 우려했다.

이집트도 만약 라파의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국경을 넘어 이집트로 온다면 40년 넘게 지속된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평화조약을 위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국도 '난색'... 바이든 "이스라엘, 도를 넘었다"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은 미국도 반대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라파에는 100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있다"라며 "이 정도 규모의 민간인 보호를 고려하지 않고 당장 군사작전을 하는 것은 참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그런 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은 무고한 민간인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특별한 의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의 휴전 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도 "모든 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라며 "우리는 교전 중단을 연장해 더 많은 구호품을 전달하고 최대한 많은 인질이 풀려나도록 하는 합의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전날 "이스라엘의 전쟁 행위가 도를 넘었다(over the top)"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AP통신은 "이스라엘이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으로부터 받은 가장 가혹한 비판이자 우려의 표시"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전했다. 

CNN방송도 "라파의 민간인들은 공포에 떨고 있으며, 이들이 어디로 대피할지도 불분명하다"라면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북부의 주민 수십만 명이 돌아갈 집을 잃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유니세프는 "라파에 있는 가자지구의 마지막 병원, 대피소, 시장, 수자원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만약 이것들이 사라지면 기아와 질병이 급증해 더 많은 어린이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이스라엘, #가자지구, #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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