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가 황의조를 협박할 때 보낸 이메일 계정을 개설한 IP 주소는 그 시각 형수가 있었던 네일숍의 기지국 확인 내용과 일치합니다."
검찰이 축구선수 황의조씨의 형수 A씨(불법촬영물 유포·협박 혐의)의 "해킹" 주장을 탄핵하기 위해 법원에 추가 증거를 신청하며 한 말이다. 피해 여성 쪽은 A씨가 "혐의를 부인하며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이중민) 심리로 진행된 3차 공판에서 "(추가 신청한 증거의) 주된 내용을 말씀드리면 피고인(A씨)이 피해자(황의조)를 협박할 때 보낸 이메일 계정을 개설한 IP 주소가 서울 강남에 위치한 네일숍으로 나오는데, 그 시점에 피고인이 해당 네일숍에 있었다는 기지국 확인 내용과 일치한다는 것"이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가 "계정을 생성한 곳의 IP 주소가 어디인지 확인됐고, 피고인에 대한 기지국 조회가 그것과 일치한다는 것이냐"라고 묻자 검찰은 "네"라고 답했다.
오는 28일, 황의조 친형 증인신문 예정
A씨는 지난 공판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공유기 해킹 가능성"을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공유기를 해킹해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물을 올리고 황씨를 협박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A씨 쪽 변호인은 "와이파이 공유기 실험에 관한 수사보고서가 작성됐으나 어떤 기기를 사용해 실험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피고인의 배우자(황씨의 친형)가 아이폰, 갤럭시 등 기기 11대를 사용해 같은 방법으로 실험한 결과 수사보고서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 쪽 이은의 변호사는 공판 직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검찰에서 추가 증거로 제출한 네일숍 IP 주소와 피고인이 그 시각 그 장소에 머물렀다는 사실까지 (A씨 쪽에서) 해킹이라고 주장할지 궁금하다"며 "재판이 길어지는 것도, 자백하지 않는 것도 모두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일이다. 유죄가 선고된다면 반드시 양형에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피고인 쪽 변호인 의견서' 열람·복사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앞서 피해자 쪽이 요청한 열람·복사 신청을 두 차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이날 제출한 의견서에서 "향후 피해자 증인신문 가능성 등을 이유로 열람·복사 불허한 것은 피해자의 불안을 가중시킨다. 열람·복사를 허락해주시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에서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황씨의 친형(A씨의 남편)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A씨 부부가 황씨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는지 등을 검찰이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공판은 오는 28일 오후 4시에 열린다.
A씨 지난해 5~6월 본인이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황씨의 성관계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황씨와 영상 속 피해 여성에게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촬영물 등 이용 협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보복 협박 등)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한편 황씨 또한 이 사건 유포 영상을 불법촬영하고 피해 여성의 신상을 특정해 2차가해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