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나 일본 J리그로 복귀하는 이시다 마사토시(이하 마사)

한국을 떠나 일본 J리그로 복귀하는 이시다 마사토시(이하 마사) ⓒ 대전하나시티즌

 
지난 5일 K리그 1, 대전 하나 시티즌은 지난 2년 반 동안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이시다 마사토시(이하 마사)와의 작별을 공식 발표했다. 대전은 "마사가 대전과의 동행을 마무리한다. 그와 함께한 매 순간이 낭만 가득했다. 오래오래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과의 계약이 종료된 마사는 같은 날 2024시즌 J리그 1로 승격한 주빌로 이와타로 이적이 공식화됐다.
 
마사의 축구 인생은 한국 입성 전과 후로 명백하게 갈린다. 1995년생인 마사는 고교 시절 화끈한 활약을 선보이며 U-18 일본 대표팀 선발과 함께 2013년에는 전 일본 고교선수권 우승과 함께 베스트 일레븐에 들며 일본 최고의 유망주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2014시즌을 앞두고 박지성, 김남일, 정우영(칼리즈)과 같은 대한민국 대표팀 출신 선수들이 다수 거친 J리그 전통 명문 교토 상가 FC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에 첫발을 들였다.
 
이후 콘사도레 삿포로와의 리그 경기에서 데뷔전을 가진 마사는 오이타 트리니타를 상대로 데뷔골을 작렬하며 기대감을 올렸으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마사는 더 많은 기회를 얻고자 2014년부터 2년간 J3 리그에 속한 U-22 상비군(현재 폐지)에서 임대로 활약했으며 이후 SC 사가미하라와 자스파 구사츠 군마, 아술 클라로 누마즈 등으로 임대되어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갔으나 한 팀에서 정착하지 못하며 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여줬다.
 
마사의 축구 인생 반전을 이룬 '한국행'
 
2018시즌까지 임대 생활을 전전하던 마사는 2019시즌을 앞두고 대한민국 땅으로 넘어오며 첫 해외 도전에 나서게 된다. K리그 2, 안산 그리너스에 입단한 마사는 임완섭 감독 지휘 아래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입단 이후 출전 시간 배분 문제로 임 감독과 잠시 갈등을 빚었던 마사였으나 이내 봉합하며 다시 팀의 일원으로 맹활약하기 시작했다.
 
최전방 공격수부터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전 지역을 걸쳐 활약한 마사는 수원FC-광주-아산-부산-안양과 같은 껄끄러운 상대들을 상대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클래스를 선보였다. 팀의 리그 5위 수성과 함께 리그 24경기에 나와 9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공격 포인트 생산 1위에 안착한 마사는 이듬해 실력을 인정받아 김도균 감독(이랜드)의 강력한 제안을 받고 수원FC로 넘어가게 됐다. 둥지를 옮긴 후 수원FC에서도 마사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김 감독의 신뢰 아래 마사는 수원FC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깊은 인상을 남기기 시작했고 아산-경남-부천-대전과 같은 까다로운 상대들을 상대로 연이어 공격 포인트를 양산하며 팀의 리그 2위 등극에 큰 힘을 보탰다. 2020년 리그 27경기에 나와 10골 4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마사는 팀의 승격을 이루며 완벽한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후 수원FC를 떠난 마사는 강원 FC와 손을 잡으며 생애 첫 1부 리그를 경험하게 된다.
 
강원 입단 이후 울산 HD와 개막전에 나선 마사는 경기 이후 갈비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복귀 이후에도 FA 컵과 리그에서 모습을 내비쳤으나 아쉬운 활약이 이어졌고 결국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대전 하나 시티즌으로 임대 이적하며 짧은 1부 리그 경험을 마무리 지어야만 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2부 리그로 돌아온 마사는 대전에서 화끈한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후반기 합류에도 불구하고 리그 13경기에 나와 9골 1도움을 기록한 마사는 2021시즌 K리그 2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문에 선정되며 반전을 이루어 냈다.
 
비록 소속팀 대전은 강원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기록하며 승격의 기쁨을 다음 시즌으로 미뤄내야만 했으나 2021시즌 후반기 선보였던 마사의 화끈한 축구 실력은 대전 팬들의 가슴에 깊이 남았었다. 2022시즌을 앞두고 마사는 임대 신분이 아닌 완전 이적을 통해 대전에 합류, 팀의 리그 2위 확정과 승격을 직접 이루어 내며 뜻깊은 시즌을 치렀다. 이민성 감독 신뢰 아래 팀 공격의 중추적인 엔진 역할을 담당한 마사는 리그 34경기에 나와 10골 5도움을 기록,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생산했다.
 
아쉽게도 자동 승격 진출권이 주어지는 1위 자리를 이정효 감독의 광주 FC에 내준 소속팀 대전은 2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마주한 김천 상무를 제압하는 데 성공한 대전은 8년 만에 K리그 1로 복귀했고 마사 역시 2년 만에 1부 리그로 복귀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시즌 개막 후 부상으로 4라운드까지 출전이 불발된 마사는 리그 5라운드 FC서울전을 통해 2년 만에 1부 리그 복귀 경기를 치렀다. 서울과의 경기에서 마사는 후반 막판 김인균의 도움을 받아 극장 결승 골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출전 시간 보장이 확보되지 않으며 아쉬움이 있었으나 이내 다시 극복한 마사는 다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수원FC-제주-울산-서울-수원 삼성과 같은 1부 리그에서도 까다로운 팀들을 상대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자신의 실력을 입증, 2023시즌 리그 25경기에 나와 6골 3도움을 기록하며 시즌을 종료했다. 시즌 종료 후 유럽 무대 진출을 추진했던 마사였으나 진출이 여러 가지 이유로 무산됐고 결국 2023시즌 J리그 2에서 승격에 성공한 주빌로 이와타로 이적하며 5년간의 K리그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마사의 한국행은 분명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중요한 선택이었다. 2부와 3부리그에서 활약했으나 확실한 실력을 남기지 못했던 마사는 2019년 한국 무대로의 이적 이후 확연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생애 첫 J리그 1로의 입성에 성공하며 화려한 귀환에 성공하게 됐다.
 
성실+노력, 마사가 K리그에 남긴 '교훈'

5년간 K리그 1과 2에서 활약한 마사는 리그 136경기에 출전해 44골 15도움을 기록하며 화끈한 실력을 선보였다. 이런 화려한 기록 뒤에는 마사의 성실함과 노력이 숨어있었다. 이미 대전 구단 유튜브 콘텐츠인 '대전 일기'에서도 나오듯 매 훈련이 끝나면 마사는 개인 훈련을 통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며 선수로서 성장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나왔을 정도로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훈련을 통해 실력을 키워갔다.
 
이런 성실함과 노력을 바탕으로 경기장 안에서 자신의 실력을 화끈하게 입증한 마사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한국어 실력이다. 경기 종료 후 수훈 선수로 선정 혹은 공식 인터뷰 석상에서 마사는 유창하지는 않으나 일정 수준 이상의 한국어를 구사하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K리그에 진출한 외국인 선수가 인사말과 같은 간단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사례는 많았으나 한국어를 통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례는 전례가 없었기에 한국어를 통한 마사의 인터뷰 진행은 K리그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항상 낮은 자세로 자신을 평가했으며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자신을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한 마사의 자세는 K리그 전체에 큰 교훈을 불러일으켰다. 확실한 프로 의식과 자기 관리는 많은 K리그 선수에게는 표본으로 삼아야 할 정도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떠나간 마사다. 5년간 울고 웃었던 K리그를 떠나 이제 마사는 본국인 일본에서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다. 바로 생애 첫 J리그 1 도전이다.
 
마지막까지 확실한 모습으로 K리그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던 마사, 그는 진정한 프로 축구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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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이민성 마사 J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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