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 넣는 이재성 이재성이 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선제골 넣는 이재성 이재성이 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클린스만호가 2023 AFC 아시안컵을 앞둔 최종 평가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6연승을 이어나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친선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재성,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포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오현규가 최전방에 위치하고, 정우영-홍현석-이재성이 2선에 자리했다. 황인범-박용우가 3선에 포진했으며, 포백은 이기제-김영권-정승현-설영우,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한국의 초반 경기력은 다소 미흡했다. 전반 2분 만에 바예시에게 단독 기회를 내줬는데, 골문을 비우고 나온 김승규의 선방이 빛났다. 한국은 미드필드 지역에서 세밀함이 떨어지는 빌드업으로 인해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지 못했다. 

첫 번째 유효 슈팅은 전반 18분에 나왔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정우영이 헤더로 돌려놨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22분 이기제의 빠르고 기습적인 얼리 크로스를 오현규가 논스톱으로 연결한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중반을 넘어서며 점유율이 증가했고, 조금씩 이라크 진영에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35분 박스 안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오현규의 과감한 슈팅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하지만 전반 40분 상대의 포문을 열어제쳤다. 설영우가 패스를 밀어주고, 박스 바깥 오른쪽 지점에서 이재성의 강력한 왼발슛이 이라크 골문에 정확히 꽂혔다. 

한국은 리드를 잡자마자 위험천만한 위기에 봉착했다. 전반 41분 정승현이 알리 자심의 빠른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결정적 기회를 내줬으나 마무리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44분 이재성이 홍현석과 원투 패스에 이어 다시 한번 박스 밖 오른쪽 모서리 지점에서 시도한 슈팅은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반은 한국의 1-0 리드로 종료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하프타임 때 조규성,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를 넣으며 무려 5명의 교체를 감행했다. 사실상 1진에 가까운 라인업이었다. 

그럼에도 후반 중반까지의 경기력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라크에게 별다른 슈팅 기회를 내준 것은 없던 것에 반해 공격에서 유려한 상황조차 만들지 못했다. 손흥민을 활용하는 공격이 아닌 단조로운 측면 공격에만 의존했다. 

후반 20분 모처럼 날카로운 장면을 연출했다. 이강인의 스루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돌파할 때 골키퍼 손에 걸려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다. 

후반 29분 김태환이 압박 탈취 이후 패스를 수비 뒷공간으로 찔렀다. 손흥민이 쇄도하며 낮게 크로스한 공이 황희찬의 발에 닿았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기 종료를 몇 분 남겨두고 의외의 악재를 맞았다. 후반 41분 이강인이 이라크의 예히아와 신경전을 벌인 끝에 퇴장을 당한 것이다. 남은 시간을 10명으로 싸운 한국은 이라크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승리를 거뒀다.
 
신경전 벌이는 양팀 이강인이 7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상대팀 선수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신경전 벌이는 양팀 이강인이 7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상대팀 선수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리허설 마친 클린스만호, 오는 15일 아시안컵 1차전 

클린스만호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지난달 26일 서울 소재 호텔에 16명을 우선 소집해 실내훈련 위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지난 2일 UAE 아부다비로 출국해 3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손흥민, 황희찬, 오현규, 양현준, 김승규, 박용우, 이강인 등 유럽과 중동에서 활약중인 해외파들이 가세해 완전체가 됐다.

이라크전은 2023 아시안컵 본선을 대비한 클린스만호의 '마지막 모의고사'이자 중동팀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었다.

한국 축구는 전통적으로 역대 아시안컵에서 고비 때마다 중동에게 발목을 잡혔다. 2000 아시안컵 4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져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4년 중국 대회 8강에선 이란의 벽에 막혔고, 2007 아시안컵 준결승에서도 이라크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했던 직전 2019년 UAE 대회에서도 8강에서 개최국 카타르를 넘지 못했다.

이빈에 상대한 이라크는 지난해 걸프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등 만만치 않은 팀을 꺾고 우승하며 상승세에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마지막으로 대표팀 전력을 점검할 수 있는 이라크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 등 주축 자원들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고, 오현규와 정우영, 홍현석, 김영권 등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며 새로운 조합으로 실험을 강행했다. 전반은 이재성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정작 최정예가 풀가동된 후반에는 저조한 경기력으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완전체를 이룬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경기력이었다. 그럼에도 7경기 연속 무실점이자 6연승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긍정적이다. 

한편 클린스만호는 오는 10일 카타르에 입성한 뒤 15일 오후 8시 30분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아시안컵 대장정에 나선다.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뉴욕대 스타디움, UAE 아부다비 - 2024년 1월 6일)
한국 1 - 이재성(도움:설영우)
이라크 0


선수 명단
한국 4-2-3-1 : GK 김승규 - 설영우(67'김태환), 정승현(46'김민재), 김영권, 이기제 - 박용우, 황인범 - 이재성(46'이강인), 홍현석(46'손흥민), 정우영(46'황희찬) - 오현규(46'조규성)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클린스만 손흥민 이강인 이재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