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C 1차전 두산 이승엽 감독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2023 WC 1차전 두산 이승엽 감독 2023년 10월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지난 1월 5일 이승엽호 2년 차를 이끌어나갈 새 코칭스태프 군단의 보직을 확정 발표했다. 박흥식 수석코치를 비롯하여 조웅천·박정배 투수코치, 김한수·이영수 타격코치, 조성환 수비코치, 고토 고지 작전코치, 정진호 주루코치,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 천종민·조광희·유종수 트레이닝 코치 등으로 구성했다.
 
또한 퓨처스 팀은 이정훈 감독을 중심으로 권명철·김상진·김지용 투수코치, 이도형 타격코치, 강석천 수비코치, 김동한 작전·주루코치, 김진수 배터리코치가 맡게 됐다. 재활 및 잔류군은 조인성-가득염-조경택 코치가 담당한다.
 
두산은 지난 시즌에 비하여 코치진이 대폭 물갈이 됐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무려 6명의 코치가 팀을 떠났다. 김주찬, 고영민, 정수성, 정재훈, 김우석, 유재신 코치가 각각 새로운 팀으로 떠났다. 김주찬, 고영민, 유재신 코치는 두산 출신인 김태형 감독을 따라 롯데 자이언츠로 가게 됐다. 정재훈 코치는 KIA 타이거즈 투수코치로 김우석 코치는 한화 이글스의 수비코치로 각각 팀을 옮겼다. 이승엽 감독과 <최강야구>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정수성 코치는 두산의 최대 라이벌 LG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두산은 2022시즌을 9위라는 저조한 성적에 그친 뒤 8년간 팀을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과 결별했다. 새로운 변화를 위한 결단이었다고 하지만 리그 최고의 명장으로 불리던 김태형 감독을 떠나보내고 선택한 카드가 '초보 감독'이라는 파격은 많은 팬들을 놀라게 했다. '라이언 킹' 이승엽 감독은 한국야구 역사상 손꼽히는 슈퍼스타였지만, 두산 사령탑을 맡기 전까지 코치를 비롯한 전문 지도자 경험은 아예 전무했고, 두산과는 별다른 인연도 없었다.
 
이승엽 감독의 부족한 지도 경험을 보완하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1기 코치진은 검증된 경력자들 위주로 구성됐다. 이승엽 감독의 전 팀동료이자 얼마 전까지 삼성 감독을 역임한 김한수 수석코치를 선임한 것을 비롯하여 고토 고지, 세리자와 유지, 조성환, 박정배, 정수성 등은 모두 프로팀에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물들이었다. 김태형 전 감독 시절부터 함께했던 기존의 정재훈, 김주찬, 고영민 코치도 팀에 남아 이승엽호의 첫 시즌을 보좌했다. 특히 김한수, 이영수, 정수성 코치는 이 감독이 직접 함께하자고 손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반 우려반 속에서 시작했던 이승엽호의 첫 시즌, 두산은 5위로 다시 한번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두산은 2023시즌 정규리그 74승 2무 68패 승률 .521를 기록하며 직전 시즌보다 순위는 네 계단, 승수는 +14승이나 반등했다. 2023년 7월에는 구단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인 11연승을 질주하기도 했다.
 
두산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5강 경쟁을 펼친 끝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을 따내며 이승엽 감독 부임 첫해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두산은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9-14로 패배하며 이승엽 감독의 사령탑 첫 가을야구는 아쉽게도 1경기 만에 일찍 막을 내렸다.
 
객관적으로 두산의 전력을 감안할 때 이승엽 감독의 첫 시즌은 결코 실패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역대 슈퍼스타 출신 감독이나 초보 사령탑 중에서 이승엽 감독보다도 더 유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더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 지도자들도 각 종목에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평가는 박했다. 두산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전임 김태형 감독과의 리더십 비교, 이승엽이라는 이름값이 줬던 높은 기대감에 비하면 애매한 성적이 아쉬움을 남겼다. 올드한 스몰볼 야구, 베테랑과 주전에 대한 과도한 믿음의 야구, 중요한 순간마다 반복된 투수교체 판단 미숙 등 어쩔 수 없는 초보 감독으로서의 경험 부족을 드러낸 순간들도 많았다.
 
대폭 물갈이된 코치진... 새판짜기 통할까

이승엽호 1기의 이른 해체는 결국 2023시즌의 성적에 대한 평가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프로야구에서 코치진의 이동은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선수나 감독과는 대부분 계약 구조가 단년 계약이고 연봉 처우도 차이가 나다보니 조건에 따라 보직 변동이나 팀 이동이 잦다.
 
하지만 1년 만에 무려 6명의 코치를 한꺼번에 떠나보낸 것은, 감독까지 바뀐 경우를 제외하면 이례적인게 사실이다. 이승엽 감독은 남았지만 두산으로서는 사실상 또 한번의 새판짜기를 선택한 것에 다름 아니다.
 
새 코칭스태프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박흥식 코치다. 국내 최고의 타격 전문가로 불리우는 박 코치는 이승엽 감독과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삼성 시절 이승엽의 타격재능을 알아보고 역대 최고의 홈런타자로 키워낸 인물이 바로 박 코치였다.이외에도 삼성, KIA, 넥센, 롯데 등에서 30년 가까이 타격코치 및 2군 감독을 맡아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이승엽 감독은 박 코치를 인생에서 가장 존경하는 은사 중 한 명으로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세월이 흘러 박 코치는 제자가 사령탑이 된 팀의 코치가 되어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되는 묘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박 코치의 영입은 이승엽 감독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팬들은 지난 시즌 박 코치가 최악의 부진을 보였던 김재환의 부활과 두산 막강타선의 재건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수석코치를 맡았던 김한수 코치는 타격 코치로 이동하여 여전히 이승엽 감독을 보좌한다.
 
지도자 경험 없이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첫 시즌에도 코치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며 팀을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결과가 좋지 않아도 그에 대한 책임과 비판은 자신이 모두 감수했다. 자신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인물들로 친정 체제가 더욱 강화된 2기 코치진은 2024시즌 이승엽호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어느덧 이승엽 감독도 감독 2년 차가 되어 초보 꼬리표를 벗으면서 이제 자신만의 야구색깔을 본격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시즌을 앞두고 있다. 두산은 다음달 호주 스프링캠프를 통하여 새로운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돌입한다. 성공과 실패의 경계선에서 애매한 첫 시즌을 보냈던 이승엽호의 2024시즌은 어떤 결과를 선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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