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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새해 첫날이 되면 마을 신사나 절을 찾아가서 복을 기원합니다. 이런 풍습은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시작한 때나 기원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재난 재해가 많은 일본에서 언제 지진이 발생하고, 자연 재해가 엄습할지 모르는 불안한 현실 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신사나 절을 찾아가는 것은 당연할 지도 모릅니다.
 
         시가현 야가와 신사에서 하츠모데를 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가현 야가와 신사에서 하츠모데를 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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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정월 사람들이 많이 찾아가는 신사나 절의 순위가 매겨지기도 합니다. 대략 정월 초하루부터 1주일 동안 찾아오는 사람이 몇 십 만 명에 이릅니다. 신사나 절을 찾아 본전 앞에 서서 박수를 쳐서 신을 부르거나 방울을 울려서 신을 깨우고, 동전 함에 동전을 던지고, 손을 모아 기도를 합니다.

본전에서 기도를 마친 사람들은 신사 안에 있는 매점으로 가서 화살이나 목적에 맞은 부적을 삽니다. 그리고 동전을 넣고 운세를 뽑아 보기도 합니다.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 운세가 어떻게 될지 누구나 의문을 가지고 점괘를 뽑습니다.

한 언론사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사람 60퍼센트 이상이 정월 초하루 신사나 절을 찾아서 하츠모데 새해 첫날 신사 참배를 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여론 조사에서는 60퍼센트라고 말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이 하츠모데를 하는 것 같습니다.
 
          하치모데 새해 첫 신사 참배를 마치고 사람들이 화살부적이나 다른 부적들을 삽니다.
  하치모데 새해 첫 신사 참배를 마치고 사람들이 화살부적이나 다른 부적들을 삽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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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모여서 새해 첫 날을 축하하며 가족들이 더불어 집 둘레에 있는 절이나 신사를 찾아서 하츠모데 신사 참배를 합니다. 사람들의 기원과 바람 그리고 자연 환경이나 생활 환경이 만들어낸 풍습입니다.

신사 참배를 마친 사람들은 매점에서 화살 부적을 삽니다. 지역이나 신사에 따라서 다르지만 화살 부적 한 개에 2천2백 엔 정도입니다. 결코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기꺼이 한 가정에 한 개 정도는 사는 것 같습니다. 화살이 과녁을 향해 날아가듯이 자신들이 정한 계획이나 목표가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화살 부적을 삽니다.

일본 사람들은 부적이나 신사나 절에서 산 물건을 버리는 것도 그냥 아무렇 게나 버리지 않습니다. 꼭 신사나 절에서 '돈도'라고 하는 불놀이 때 버립니다. 신사나 절에서도 정월에 불을 피워서 버릴 수 있도록 하거나 모아서 불에 태우기도 합니다.

신사나 절은 부적을 파는 일과 버리는 일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정월에 파는 부적의 유효 기간은 적혀 있지는 않지만 1년입니다. 그래서 지난해에 산 부적을 신사에서 준비한 불에 태우고 다시 새로운 화살 부적을 사서 집에 가져갑니다.
 
         사람들이 운세 점괘를 뽑아서 읽고 있는 모습과 확인을 마친 운세 점 종이를 묶어 놓는 곳입니다. ?이렇게 모아진 운세 점 종이는 신사에서 불에 태웁니다.
  사람들이 운세 점괘를 뽑아서 읽고 있는 모습과 확인을 마친 운세 점 종이를 묶어 놓는 곳입니다. ?이렇게 모아진 운세 점 종이는 신사에서 불에 태웁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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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일본 이시가와현 노도반도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여러 신사나 절에서 찍은 동영상이 여러 매체에 보도 되기도 했습니다. 이것 역시 사람들이 첫날 하츠모데를 하려고 신사나 절을 찾아서 방문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신사나 절을 찾아서 하츠모데(初詣) 새해 첫날 신사 참배에서 무엇을 바라고 기원했을까요? 그것은 누구나 비슷하게 자신의 건강과 행복, 집안의 풍요와 성공이 아니었을까요? 즉 부자로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원하지만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늘 신앙을 지녀왔고, 지상을 벗어나 우주여행을 꿈꾸면서도 종교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신사에서 준비한 돈도 장작불에 유효 기간이 지난 화살 부적이나 다른 부적들을 가져 다가 불에 태웁니다.
  마을 사람들이 신사에서 준비한 돈도 장작불에 유효 기간이 지난 화살 부적이나 다른 부적들을 가져 다가 불에 태웁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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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누리집> IT메디어 비즈니스, https://www.itmedia.co.jp/business/articles/2301/01/news026.html, 2024.1.4
시가현, 야가와 신사(矢川神社),滋賀県甲賀市甲南町森尻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하츠모데새해첫신사참배, #야가와신사, #시가현, #화살부적, #돈도장작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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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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