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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남 완도농협 조합장 김미남입니다. 겨울비가 내리는 날, 몇 년만에 버스를 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타는 버스라 어색한 버스 출근길이 될 뻔했는데,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던 어르신들과의 만남에서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터미널에서부터 많은 어르신들 덕분에 마치 소풍가는 느낌으로 즐겁고 설레는 출근길이었습니다.

어르신들과 유자 작황 및 쌀 가격 등 농가의 여러 어려움 들으며 짧은 시간이나마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문득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어린 학생들은 눈에 띄지 않아 의아했습니다.

과거의 아침시간 버스는 항상 콩나물시루처럼 학생들로 가득찼는데, 이렇게 학생이 없는 모습에 초고령화 사회와 함께 지역소멸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떠올라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농어촌에 일손이 부족해 농촌 일손에 대한 고민만 했었는데, 이제는 지역의 소멸을 걱정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요즈음 어르신들의 부고를 접할 때마다 '노인 한 사람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떠올리곤 합니다. 이렇게 운명을 달리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우리 고장의 문화, 역사와 삶의 지혜를 전해줄 젊은이들이 없다는 생각에 답답함과 걱정이 앞섰습니다. 비단, 인구 문제가 완도만의 문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지역의 매력과 발전 가능성을 부각시키고, 유입되는 인구를 유지하고 늘리는 정책과 시스템을 통한 인구의 외부유입이 가장 큰 해결책이겠지만, 인구의 외부 유입뿐만이 아니라 지역 원주민들의 정주여권 개선을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학업을 위해 떠나갔던 젊은이들이 고향으로 되돌아와 '청운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다같이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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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버스를 탄 출근길에서 소풍 길 같은 설렘과 함께 우리 고장의 노령화 문제를 잠시 걱정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완도와 같은 군 단위 지역에선 인구 감소가 지역경제, 교육, 복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늦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인구 소멸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지역의 매력과 발전 가능성을 부각시키고, 유입되는 인구를 유지하고 늘리는 정책과 시스템을 함께 고민해볼 장을 마련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완도농협은 매년 5천여만 원의 지역인재육성을 위한 장학금과 매년 신규 채용을 통해 지역의 젊은이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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