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성 추문 프랑스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 옹호 논란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성 추문 프랑스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 옹호 논란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 뉴욕타임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각종 성 추문에 휘말린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를 두둔하고 나섰다가 질타를 받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저녁 프랑스5 방송에 출연해 최근 잇따른 성 추문을 일으킨 드파르디외가 "프랑스의 수치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드파르디외는 위대하고 천재적인 예술가이고, 프랑스를 전 세계에 알린 인물"이라며 "그는 프랑스를 자랑스럽게 만드는 훌륭한 배우"라고 옹호했다.

마크롱 "드파르디외가 받은 훈장, 박탈하면 안 돼"

마크롱 대통령은 드파르디외의 성 추문에 대해 "누군가를 고발할 수 있고, 피해자가 있을 수도 있다"라면서 "나는 그들을 존중하며, 그들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다만 "한편으로는 무죄 추정의 원칙도 있다"라며 "나는 단지 드파르디외가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권리를 옹호하고 계속 일하면서 창작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리마 압둘 말라크 문화부 장관이 드파르디외가 받았던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도뇌르를 박탈하는 징계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다소 앞서 나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레지옹도뇌르 훈장은 도덕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드파르디외의 훈장을 박탈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니요'이다"라고 강조했다.

드파르디외는 17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면서 프랑스 칸 영화제, 세자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프랑스의 대표적인 배우다. 이러한 공로를 바탕으로 1996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프랑스 최고 명예인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8월 파리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여자 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2020년 말 기소됐고, 최근까지도 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쏟아지면서 피해자가 13명에 달한다. 

그는 2018년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9·9절' 행사에 초청받아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북한 여성 통역가를 성적으로 괴롭히고, 승마장에서 말을 타는 10세 소녀를 향해 음란한 발언을 했다.

북한서 10살짜리 소녀한테도 음란 발언... 프랑스의 자랑?

프랑스 녹색당 상드린 루소 의원은 소셜미디어와 라디오 방송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려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10살짜리 아이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사람은 국가를 자랑스럽게 만들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도 "우리는 드파르디외가 전혀 자랑스럽지 않다"라며 "마크롱 대통령은 여성 폭력 문제를 자신의 임기 중 가장 큰 이슈로 꼽았는데, 지금 그가 드파르디외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보면 된다"라고 비판했다.

최근 프랑스에서 드파르디외의 성 추문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자 캐나다 퀘벡주는 그에게 수여했던 퀘벡 명예훈장을 박탈했고, 파리 그레뱅 박물관은 드파르디외의 전신 밀랍 인형을 철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드파르디외는 촬영 현장에서 성적인 농담과 행동을 서슴없이 했으며, 프랑스 영화계는 이를 못 본 척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드파르디외는 프랑스 언론에 보낸 성명을 통해 "나는 평생 도발적이고, 외향적이며, 때로는 거칠게 살아왔다"라며 "때로는 관심을 받고 싶은 아이처럼 행동한 것을 사과하지만 나는 강간범이 아니고 약탈자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드파르디외 대리인도 "최근 논란이 된 다큐멘터리는 사건의 한 일면을 보여주는 것뿐"이라며 "여론재판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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