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러시아·벨라루스 선수 2014년 파리올림픽 조건부 출전 허용을 보도하는 영국 BBC방송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러시아·벨라루스 선수 2014년 파리올림픽 조건부 출전 허용을 보도하는 영국 BBC방송 ⓒ BBC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가 중립국 자격으로 201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AP통신, BBC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IOC는 8일(현지시각)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국기를 사용하거나 국가를 연주할 수 없고, 단체전에 출전할 수 없다는 조건을 달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자국의 군사 활동과 관련이 없어야 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서도 안 된다. 선수가 이 자격을 충족하는지는 각 올림픽 종목별 국제 스포츠연맹이 심의하도록 했다. 

IOC "선수 권리 보호가 인권 존중"... 우크라 반발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국제사회에서는 러시아와 이를 돕는 벨라루스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우크라이나, 폴란드, 라트비아, 영국,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 서방 국가들은 강력히 반발했으며 특히 우크라이나는 '올림픽 보이콧'까지 불사하겠다며 IOC를 압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월 대국민 연설에서 "IOC가 러시아 선수들이 다시 올림픽에 나올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은 '테러를 저질러도 괜찮다'고 전 세계에 말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도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이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IOC가 본질적으로 러시아에 올림픽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청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러시아는 모든 자국 및 벨라루스 선수들을 선전도구로 투입할 것"이라며 "모든 (우크라이나의) 동맹국은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이 부끄러운 결정을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IOC는 "선수 개인의 올림픽 출전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인권 존중"이라며 "전 세계 스포츠 선수의 압도적 다수가 정부의 행위로 그 나라 선수를 처벌하는 것에 반대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내년 파리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전 세계 4천600명 정도의 선수 가운데 중립국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는 러시아 선수가 8명, 벨라루스 선수는 3명에 불과하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올림픽 자체 훼손하는 것" 불만 

러시아는 2021년 도쿄올림픽에 334명이 출전했으나, 중립국 자격이 더욱 엄격해지면서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많아도 수십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러시아는 정부가 주도한 도핑 샘플 조작 혐의로 2020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이 금지된 바 있으며, 도핑과 무관하다는 것이 입증된 선수만 중립국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선수들은 도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기와 국가를 사용하지 못하고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라는 이름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러시아도 자국 선수의 출전 자격을 제한한 이번 결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올레그 마티신 러시아 체육장관은 "스포츠가 아닌 올림픽 자체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런 접근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 

한편,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올림픽 출전 자격은 IOC의 권한"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국적을 떠나 최상의 조건에서 자격을 갖춘 선수들을 맞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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