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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경남지부는 11월 23일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교육청 갑질 규탄, 신규 교사 지키기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11월 23일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교육청 갑질 규탄, 신규 교사 지키기 결의대회”를 열었다.
ⓒ 전교조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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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만연한 갑질에 대하여 공동체의 인식을 바꾸는 것과, 갑질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처하는 것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만들 것인지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지부장 노경석)가 양산 한 초등학교 교장의 갑질 사안과 관련해 경남도교육청과 협의를 진행하고, 지난 2일 낸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양산 한 초등학교 교장이 신규 교사한테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갈등이 일어났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지난 11월 3일 기자회견을 열어 교장이 신규교사에 대해 "예쁜 선생이면 민원도 없다"고 말하는 등 갑질이 있었다며 '즉각 분리' 등을 요구했다.

그런데 경남도교육청 감사관실은 지난 11월 17일 "교사가 (교장으로부터 받은) 피해 사실을 학생들의 일기와 편지에 적도록 했다"라며 신규(피해)교사를 아동학대 범죄의심자로 수사의뢰하면서 갈등이 더 커졌다.

그러자 전교조 경남지부는 반발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교장의 갑질 사안을 알리고 내부 고발한 공익제보자를 보호는커녕 되레 범죄의심자로 만들 수 있는가? 또한 당사자인 학생이나 교사에게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교사를 아동학대의 정서학대로 수사 의뢰를 할 수 있는가? 발령받은 지 이제 겨우 석 달도 되지 않은 신규교사를 경찰조사를 받게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밝혔다.

이들은 11월 23일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교육청 갑질 규탄, 신규 교사 지키기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1인시위, 성명서 발표를 계속했고, 노경석 지부장은 경남교육청 현관에서 노숙농성하기도 했다. 11월 20일에는 전국 교사들이 배송해 경남도교육청 정문 바깥에 있던 '근조화환'이 훼손, 폐기 처분되는 일이 발생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12월 2일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이러는 사이 박종훈 교육감이 지난 1일 추천인이 동석한 가운데 신규(피해)교사를 만났고, 전교조 경남지부와 경남도교육청이 협의를 진행했다. 협의 결과 2일 열기로 했던 집회를 철회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근조화환 훼손'에 대해 교육청이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또 교육청은 '교사의 피해 부분에 대한 재조사'와 '감사 결과에 따라 학교장 엄정 처벌', '신규 교사가 추가적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또 교육청은 '감사 진행 과정에 대한 문제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고, '갑질 근절 방안 마련을 위한 종합적인 논의기구 구성과 운영', '갑질로 인한 피해 방지와 갑질 조사 과정에서 2차 가해·제보자 보호를 위한 방안 마련'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전교조 경남지부가 밝혔다.

교육청은 '갑질신고센터 내부 공익성 여부 판별 위원회 설치·운영', '신변노출 방지를 위한 내부시스템 점검(익명 및 변호사 대리신고 가능)', '갑질 제보자에 대한 별건 조사의 원칙적 금지 및 준수', '직권남용의 부당행위에 대해 피해자 요청 시 결과 통보', '갑질신고센터 내부 지침 개정을 통해 처리시한 설정 예정' 등 여라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교육청과 협의 내용을 전한 전교조 경남지부는 "갑질 없는 학교에서, 비로소 질 높은 교육은 가능하다"라고 했다.

이들은 "교육청의 이해할 수 없는 조사 과정과 피해교사를 되레 수사 의뢰하는 참사까지 일어났지만, 우리는 전국의 교사들과 연대하여 신규교사를 끝내 지켰다"라며 "갑질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경남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학교에서 갑질이 얼마나 심각한지 폭로하였다"라고 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박종훈 교육감이 양산을 직접 방문하여 신규교사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고, 신규교사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신규교사가 요구한 내용을 적극 보완하여 추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라고 한 이들은 "신규교사와 관련한 수사가 아직 종결되지 않았고, 갑질 교장에 대한 징계도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 현재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경남교육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학교 공동체 모두가 즐겁고 보람되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학교 교육의 질은 높아질 것이며, 그래야 학생의 성장으로 바르게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향후 경남교육청이 추진할 갑질 근절 및 보완 대책이 잘 추진되도록 적극 협조하고 논의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태그:#전교조경남지부, #경남도교육청,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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