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K리그 1을 빛냈던 영웅들의 수상 일정이 확정됐다. 한국 프로 축구 연맹은 지난 11월 28일, 각종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K리그 1과 2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선수와 감독을 선정해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 11 부문의 4배수 후보를 선정했다.

최우수 감독상과 최우수 선수상, 영플레이어상은 각 부문에서 1명씩, 베스트 11 선정으로 골키퍼 1명과 수비수 4명, 미드필더 4명, 공격수 2명이 수상의 영광을 맛보게 된다. 선정된 후보들은 각 구단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 투표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가리게 된다. 최종 수상자 발표는 12월 4일, 서울특별시 홍은동에 위치한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다. 
 
K리그 1의 최우수 감독상 후보에 오른 홍명보(울산), 김기동(포항), 이정효(광주), 조성환(인천) 감독이 경합을 펼칠 예정이다.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오른 김주찬(수원), 이호재(포항), 정호연(광주), 황재원(대구)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최우수 감독상과 영플레이어상 후보가 나란히 공개된 가운데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최우수 선수상의 수상을 놓고 4명의 후보가 선의의 경쟁을 앞두고 있다.
 
후방에서 팀을 지휘한 숨은 일꾼, 김영권-안영규
 
K리그 역사상 수비수가 최우수 선수상 수상에 성공한 횟수는 단 5회에 불과하다. 1983년 한국 프로 축구 역사가 시작된 이후 박경훈(1988 수상), 정용환(1991 수상), 홍명보(1992 수상), 김주성 (1997 수상) 이후 수비수에서 다시 최우수 선수상이 나오기까지는 2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2021시즌 전북 현대의 리그 9번째 우승을 이끈 주장 홍정호가 다섯번째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2년이 지난 2023시즌, 2명의 중앙 수비수가 K리그 역사상 6번째 최우수 선수상에 도전한다. 
 
 울산 현대 김영권

울산 현대 김영권 ⓒ 한국프로축구연맹


소속팀을 K리그 통산 4회 우승과 2연패를 이끈 울산 현대 김영권은 감독이자 스승인 홍명보 감독의 뒤를 이어 최우수 선수상 수상을 노리고 있다. 지난 2022시즌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아 해외 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프로 데뷔 이후 첫 국내 무대로 복귀했던 김영권은 리그 36경기에 출전해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하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리그 우승에 이어 파울루 벤투(UAE)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김영권은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대표팀의 원정 2번째 16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리그와 월드컵을 경험하며 베테랑으로서 화끈한 기량을 선보인 김영권은 2023시즌에도 울산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소속팀의 리그 우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시즌 초반 정승현과 함께 주전 수비조로 낙점, 울산의 리그 6연승을 이끌며 리그 1위 자리 수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후 김영권은 14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상대로 1대1의 팽팽한 균형을 무너뜨리는 초장거리 왼발 슈팅으로 K리그 데뷔골까지 터뜨리며 단독 선두 울산 수비진의 핵심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이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한 김영권은 부상 복귀 이후 후반기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정상 궤도에 안착한 모습을 보여줬다.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베테랑으로서의 모습을 선보인 김영권은 이번 시즌 유력한 최우수 선수상 후보 중 한 명이다.

김영권과 함께 수비 라인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광주 FC 안영규 역시 수상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광주 소속으로 K리그 2 우승을 이끌며 광주 구단 역대 두 번째 K리그 2 최우수 선수상 수상에 성공한 안영규는 K리그 1에서 4번째를 맞는 시즌, K리그 1 최우수 선수상에 도전하게 됐다.

이정효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광주 주장으로 시즌을 시작한 안영규는 도전적이며 공격적인 광주 축구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38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리그 31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안영규는 구단의 최소 실점 2위(35점)를 수성하는데 공헌했다. 
 
 광주 FC 주장 안영규

광주 FC 주장 안영규 ⓒ 한국프로축구연맹


중앙 수비수 역할은 물론이며 1대1 수비 능력과 공중 장악 능력과 같은 수비수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수비 실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빌드업 능력까지 확실하게 선보이고 있다. 
 
최고 활약 선보인 외인 FW, 티아고-제카
 
K리그 역사상 외국인 공격수가 최우수 선수상 수상에 성공한 횟수는 단 4회. 2004년 수원 삼성 소속 브라질 공격수 나드손이 첫 수상에 성공하며 역사의 시작을 알렸으며 이후 2007년에는 따바레즈(포항)가 2012년에는 당시 FC 서울 소속이었던 데얀이 수상에 성공했다. 이후 2018시즌 경남 FC 소속으로 말컹(우한)의 수상 기록이 마지막 기록인 외국인 공격수 MVP 기록에 2명의 선수가 도전장을 접수했다.
 
 대전 하나 시티즌 티아고

대전 하나 시티즌 티아고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 하나 시티즌 소속으로 이번 시즌 첫 K리그 1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티아고는 지난해 경남 FC 소속으로 리그 37경기 출전 19골 3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2 베스트 11 수상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경남을 거쳐 대전에 입단하며 기량을 만개하기 시작한 티아고는 37라운드 종료 기준, 리그 35경기 출전 16골 6도움을 기록하며 득점력뿐만 아니라 도움에서도 수준급의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승격 첫 해 비록 대전은 아쉽게 파이널 B에 안착했으나 티아고의 활약에 힘입어 조기 잔류 확정과 함께 리그 팀 최다 득점 3위(54골)를 기록하고 있다.
 
티아고는 시즌 내내 강원-인천-수원 FC-제주-전북-수원 삼성-포항과 같은 리그에서도 수준급으로 꼽히는 팀들을 상대로 득점에 꾸준히 성공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개인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울산 주민규(17골)의 뒤를 꾸준하게 쫓으며 마지막 최종전에서 극적인 득점왕 등극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 시즌 K리그 1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양산한 티아고는 의심할 여지 없는 이번 시즌 최우수 선수상 후보 중 한 명이다.
 
티아고와 마찬가지로 포항 스틸러스에서 최고의 활약과 함께 중국 리그 진출이 임박한 브라질 폭격기 제카 역시 최우수 선수상 등극에 도전한다. 지난해 대구 FC에서 임대생으로 리그 28경기 출전 7골 7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친 제카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기동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포항으로 완전 이적을 선택하며 도전을 이어갔다. K리그 데뷔 2시즌 만에 최고의 공격수로 발돋움하게 됐다.
 
리그 37라운드 종료 기준, 37경기 출전 12골 7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제카는 개인 득점 3위와 도움 2위를 기록하며 만능형 공격수임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해결사와 도우미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는 제카는 강원-전북-광주-울산-대전과 같은 까다로운 팀들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최전방 공격수 역할 뿐만 아니라 김기동 감독의 요구에 따라 측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다양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는 제카는 이번 시즌 포항의 리그 2위와 FA 컵 우승 달성에 있어서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했다.
 
 포항 스틸러스 제카

포항 스틸러스 제카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카가 더욱 놀라운 이유는 기복이 없다는 것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활약하며 위기 순간 포항에 승점을 선사하고 있는 제카는 후반기로 갈수록 활약이 더욱 탄력받고 있다. 추춘제로 변화를 맞이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5라운드가 종료된 시점, 4경기에 출전해 3골 3도움을 기록하며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시즌 제카가 보여준 클래스는 K리그 최고 수준의 실력이었다.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리그 최우수 선수상 수상에 성공하는 선수는 누가 될까. 오는 12월 4일(월), K리그 시상식을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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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김영권 안영규 티아고 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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