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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경남교육청 앞에 모여들고 있는 근조 화환. @전교조 경남지부
 21일 오후 경남교육청 앞에 모여들고 있는 근조 화환. @전교조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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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갑질'을 폭로한 피해교사의 수업 내용 등을 문제 삼아 '아동학대 수사의뢰'한 경남교육청이 당사자인 피해교사와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게 수사의뢰 사유에 대해 묻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간단한 확인조차 하지 않고 갑질 피해를 당한 교사를 오히려 아동학대 범죄 의심자로 수사 의뢰한 감사관실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피해교사 "수사의뢰 내용, 나와 아이들에게 미리 확인도 안 해"

23일 "예쁜 선생이면 민원도 없다"고 말한 경남 양산 A초 교장을 갑질 신고했던 B교사는 교육언론[창]에 "도교육청은 '(제가 아이들에게) 일기와 편지쓰기 지도 과정에서 교장 얘기를 쓰도록 했다'면서 수사의뢰했지만, 이 내용에 대해 감사 과정에서 질문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B교사는 경남교육청이 해당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 대해 확인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감사관실이 내 수업 내용에 대해 별도로 학생들에게 질문하거나 대면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해당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B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이들이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도 "감사관실이 정황자료만 갖고도 (B교사 수사의뢰가)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학생들 조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남교육청은 지난 17일 낸 보도자료에서 "피해교사가 '(교장으로부터 받은) 피해 사실을 학생들의 일기와 편지에 적도록 했다'는 정황이 접수되어, '교장이 학생들에게 정서적 아동학대를 하였다'는 주장과 함께 수사 의뢰를 하여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가려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사의 수업 중 특정 발언을 문제 삼아 수사의뢰한 것은 최근 존폐 논란이 일고 있는 '정서적 아동학대' 내용을 수사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최근 통과된 '교권4법' 등에 따라 경남교육청이 수사의뢰한 B교사 관련 내용에 대한 공식 판단의견을 경찰에 따로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지성 전교조 경남지부 정책실장은 교육언론[창]에 "감사관실이 해당 교사와 학생들에게 간단한 확인조차 하지 않고 갑질을 신고한 교사를 오히려 아동학대 범죄 의심자로 수사의뢰한 것에 대해 화가 난다"면서 "교육감이 직접 수사의뢰와 관련하여 수사기관에 조속히 철회의사를 밝히고, 피해교사에게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엉터리 조사, 피해교사 수사의뢰 등과 관련하여 감사관실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전교조 "수사의뢰한 책임자 처벌해야"... 교육청 "수업 녹취 있다"

최근 감사관실 주변 인사들은 복수의 교육관련 단체에 "B교사의 수업 내용 녹취록을 들어보면, 피해교사가 '피해 사실을 학생들의 일기와 편지에 적도록 했다'는 정황이 담겨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녹취록은 B교사가 '갑질 교장으로부터 받은 본인과 학생의 피해를 조사해 달라'고 감사관실에 스스로 제출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초등 ○학년 국어 2학기 교과서 6단원 ‘마음을 담아 글을 써요’ .
 초등 ○학년 국어 2학기 교과서 6단원 ‘마음을 담아 글을 써요’ .
ⓒ 교육언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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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학년 국어 2학기 교과서 6단원 ‘마음을 담아 글을 써요’.
 초등 ○학년 국어 2학기 교과서 6단원 ‘마음을 담아 글을 써요’.
ⓒ 교육언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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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B교사는 "교육청은 해당 국어시간에 진행한 수업 결과물을 갖고 나를 아동학대로 수사의뢰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이것은 '마음을 담아 글을 써요' 단원의 성취기준에 따라 학급활동(존중 프로젝트)과 연계하여 했던 정상적인 국어 수업을 이해하지 못해 생긴 것이라 추측한다"고 아쉬워했다.

지난 11월 1일 진행된 이 수업은 교육과정상 '겪은 일을 마음을 담아 솔직하게 쓰기'를 목표로 진행된 것이다.

김지성 정책실장은 "10월 19일 수업에서 여러 아이들이 글쓰기 전 발표 시간에 교장이 해당 반에 무단으로 들어와 자신과 B교사의 외모를 비교하는 등의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존중받지 못한 일로 기억을 하는 학생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글쓰기가 이루어진 상황"이라면서 "B교사와 오랜 시간 이 수업 내용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 교사는 당시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교장으로부터 받은 피해사실을 글로 쓰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언론[창]은 경남교육청의 설명을 듣기 위해 이아무개 감사관과 박 교육감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를 여러 차례 남겼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관련기사]
- "교장이 학생 앞 교사 외모 평가"... 교사와 분리 조치 https://omn.kr/269pe
'솔직한 글쓰기' 수업이 아동학대? '갑질 신고 교사' 수사의뢰 https://omn.kr/26hbr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태그:#교장갑질 피해교사, #피해교사 수사의뢰, #교육언론창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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