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청소년 불법도박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에 노출된 광고로 인해 접근성이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불법도박이 심각하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이어지자 정부도 팔을 걷고 나섰다. 정부는 지난 3일 '범정부 대응팀'을 출범하며 온라인 불법도박으로부터 청소년을 지키고 불법도박을 근절하겠다고 선포했다.

 
도박으로 인한 피해 경험 사례 조사.(출처 :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도박으로 인한 피해 경험 사례 조사.(출처 :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 용인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10명 중 3명 경험... 학교 밖 청소년도 관심 필요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발표한 '청소년 도박 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398만 6403명 중 19만 562명(4.78%)이 '도박 위험집단'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재학 중인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을 구분해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2022년 기준 학교 밖 청소년 500명 가운데 도박문제 위험집단은 12.6%로 100명 중 13명 정도 도박문제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재학 중 청소년은 4.8%가 위험집단이며 100명 중 5명이 도박문제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관내 학업 중단 학생은 약 2천 명으로 인구 규모가 비슷한 수원(약 1500명), 성남(약 1800명)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당국이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가족이나 지인들과 다툼 경험(13.4%)이 가장 많았다고 답했다.

이처럼 청소년에게 도박은 청소년에게 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학업 저하, 학교 부적응, 가족을 비롯한 대인관계 붕괴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 사례 보여주며 교육해야"

지난 2021년 청소년 도박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하도록 하는 청소년보호법 및 학교에서 도박중독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는 학교보건법이 개정됐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는 초·중·고등학생과 교사, 학부모,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학창시절 도박을 경험했다고 밝힌 한 시민은 청소년들이 도박에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가정과 학교, 나아가 사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30대 최민우(가명·기흥구 구갈동)씨는 "가장 후회되는 게 학창시절 도박에 빠진 일이다.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친구들이 하길래 호기심으로 시작했다. 1만 원이 5만 원, 10만 원이 30만 원으로 몇 배씩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계속하게 됐다"라면서 "돈을 빌리기 시작했고, 부모님께 학원비를 현금으로 받아서 도박에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안감, 초조함 등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컸고 힘들었다. 청소년들이 호기심조차 갖지 못하도록 도박이 정말 위험하다는 것을 교육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한 청소년은 반에서 3명 이상 도박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전해왔다. 용인 청소년들도 도박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을 둘러싼 도박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도박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교육 장소와 대상을 학교와 학생을 넘어 청소년을 둘러싼 사회환경 전반에 걸쳐 보다 폭넓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청소년 도박 예방 교육 강사는 "청소년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불법 온라인 도박 광고 스팸 문자 등 실제 사례를 보여주고 경각심을 깨우치게 하는 것과 주식 및 암호화폐와 중독문제의 연관성 및 올바른 재정관리와 자금운용 방법 등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 부모·가족 도움 원해

청소년들은 도박으로 인한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으로 '부모 또는 가족(72.0%)'이라고 답했다. 이어 '도박문제 상담기관'(35.9%), '선생님'(30.5%), '친구 또는 선후배' (25.6%) 순이다.

온라인 불법도박 사이트 특성상 새로운 업체가 계속 생기고 있으며, 온라인상에서 다수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광고를 하고 있어 청소년들을 도박의 수렁으로 빠지게 할 위험이 크다.

게다가 도박에 사용하는 비용이 커질수록 불법 대부업체 이용 가능성이 커져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자녀가 도박에 중독될 경우, 전문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도내에서는 '경기남부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수원시 팔달구)'를 통해 가족 상담, 배우자 상담, 기초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15개 지역센터 및 민간 상담 전문기관과 연계하고 있는 '헬프라인 1336', '도박문제 넷라인'은 채팅, 게시판, 화상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용인시민신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치와 참여시대의 동반자 용인시민신문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