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전국 소상공인 정책 컨퍼런스'가 16일 오후 인천 JST제물포스마트타운 2층 대강의실에서 '소상공인 주요 이슈 및 해결방안'을 부제로 개최됐다.
인천시소상공인연합회가 주최·주관하고 인천시가 후원한 이날 행사는 소상공인 활성화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7인의 전문가 및 현업단체 관계자 등이 연사로 나서 소상공인 관련 정책사례와 제도개선 사항에 대해 발제했다.
가장 먼저 발제자로 나선 정은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른 소상공인 생존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소상공인의 부채문제 해결과 복지지원 정책에 대해 발제했다.
구체적으로는 ▲ 소상공인·자영업자 운전자금 부채조정 프로그램을 시행해 대출 원금, 이자, 수수로 등의 일부 면제하는 '운전자금 부채 조정 프로그램' 설계 ▲ 폐업한 소상공인 또는 사업을 지속하고 있으면서 인건비 부담이 높은 소상공인을 찾아 매칭 지원하는 '소상공인 간 매칭 지원' ▲ 노인을 부양하거나 미취학 아동이 있는 경우, 비용에 대한 세액을 공제하거나 대출을 재설계하는 '소상공인 삶 보호(가족세 공제)' 신설 ▲ 부실 소상공인 상담을 통해 기업의 계속 가능 여부, 성공 가능성 여부 등을 판단해 애로 부분을 해소하고 인프라를 지원, AC·VC와 연계하는 '소상공인 재가전담가구(닥터 센터)' 설립 등을 제안했다.
다음 발제자로 나선 민규량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상공인 정책현안 진단 및 정책 시사점"을 주제로 코로나 전후 인천시 소상공인 현황 및 인천시의 소상공인 정책 현황과 인천지역 소상인·소공인·시장상인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천시 소상공인 FGI 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정책적 시사점을 제언했다. 'FGI'는 집단면접 방식의 조사기법으로 특정 주제에 관한 소수 참가자들의 의견 교환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이다.
정책 제언에서 민규량 연구위원은 ▲ 20대 창업 지원 프로그램 ▲ 소공인 지원조직의 구성 ▲ 맞춤형 지역화 전략 수립 지원 ▲ 소상공인 보호 및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 ▲ 디지털화, 정보화 교육 등을 통한 영업권 다양화 지원을 제안했다.
향후 연구과제로 ▲ 포스트 코로나 시점에 관한 연구 ▲ 지역별 상권분석 및 맞춤형 징책 연구 ▲ 조직 진단 및 업무 배분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광현 대구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 사무처장은 "대구지역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 논란과 시사점"을 주제로 대구시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 과정과 관련 논란에 대해 밝혔다. 또한 대구시 지역화폐인 '대구로페이'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조광현 사무처장은 대구지역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과 관련해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제한하고 봉쇄한 채 광역자치단체인 대구광역시 주도로 추진된 과정상의 문제와 전국상인연합회 대구지회의 찬성 및 소상인들의 소극적인 대응, 대구지역 소상인 및 시민사회의 대응 미미 등 이해당사자인 소상인과 지역시민사회의 연대 및 대응력 부재를 지적했다.
특히 대구의 사례가 전국적인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과 유통대자본 규제 무용론 등의 근거가 되고 있음을 우려했다.
'대구로페이'와 관련해서는 만 65세 이상만 실물카드를 발행하고 그 외는 모바일 기반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문제성을 지적했다.
네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종열 전국자영업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은 "소상공인 현황 및 제도개선 제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종열 위원장은 소상공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감소하고 소자본가에서 생계형으로 변화, 소상공인의 종속성 확대·강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그 해법으로써 ▲ 다계층화 되어 가고 있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에 대한 인식 개선 ▲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집단자치 확대·강화 ▲ 소상공인 경제생태계 기간망 합리화와 거래환경 개선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 종속적 소상공인 등을 보호·지원하기 위한 일반법 마련 ▲ 종속적·열위적 소상공인 협상권 부여 ▲ 소상공인 등에 대한 임대료·의료비·교육비 세액공제 ▲ 소상공인 부가세율 인하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 ▲ 아르바이트 등 임시 노동자에 대한 고용·산재보험 분리 적용 ▲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 및 플랫폼 수수료 인하 ▲ 내연기관 산업의 전기차 전환에 대한 체계적 지원 ▲ 1회용품 등 규제에 대한 합리적 체계 구축 ▲ 정책자금 상환기간 연장 ▲ 가산금리 인상율에 대한 합리적 조정 및 상환기간 연장 ▲ 정책자금 한도 확대 ▲ 새출발기금 요건 완화 ▲ 대환대출 시 중도상환 수수료 폐지 ▲ 불공정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채무조정 및 대출 등 패키지 지원 ▲ 지역화폐 지역별 차등 지원 및 사용처 제한 등을 제안했다.
다섯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백승재 중부일보 기자는 "소상공인 정책과 지역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지역언론은 소비자 중심의 '인천형 소상공인 정책'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승재 기자는 "지역언론은 기본적으로 소상공인들의 현장 목소리를 더욱 심층적으로 보도해 전달해야 하고, 소상공인들의 주요 정책을 분석하며, 개선방안까지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언론이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에 그친다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인천지역 소상공인 정책에서 가장 잘못된 것은 바로 '인천형 소상공인 정책'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지역언론은 단순히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걸 그대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경제적 구조를 분석한 뒤 개선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역언론은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지속되는, 그래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부와 인천시 정책의 소상공인 정책 사슬을 끊어내고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인천형 소상공인 정책'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섯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승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장은 "온라인 플랫폼 확장과 소상공인 정책 방향"을 주제로 모바일상품권과 배달앱을 중심으로 한 시장 현황과 실태에 대해 분석하고 문제점을 진단했다.
박승미 위원장은 플랫폼의 긍정적인 효과로 편리성과 소비자 후생 향상, 소비자 선택권 강화를 꼽았고, 부정적 효과로는 미입점 자영업자의 정보 소외에 따른 소비자 선택권 축소와 입점 자영업자의 수수료 등 영업비용 증가 및 소비자 전가, 기본 매출의 단순 이동 등 매출 증가 및 효율성 증대 없는 비혁신성을 꼽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상생과 지속가능한 플랫폼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 플랫폼 경제주체 간의 대등하고 공정한 거래문화 정착 ▲ 정보와 거래의 투명성·개방성·공정성을 강화해 소비자 신뢰 제고 ▲ 지속가능한 플랫폼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도 구축 및 정비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 당사자 간 사회적 합의 기구 구축 및 의무적 협의 ▲ 플랫폼 중개사업 및 사업자 정보공개 ▲ 이용자(소비자) 정보 상품 또는 용역 제공자에 제공 ▲ 광고비·수수료 등 일체의 부가비용 합리적 수준 인하 ▲ 온라인 모바일 거래에 대한 공정한 규칙 제정 등을 제안했다.
이어 모바일상품권의 문제점으로 ▲ 고율의 수수료 및 모바일 상품권 시장의 급성장 ▲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 가격 결정의 비합리성 ▲ 수수료율 및 정산에 대한 정보 비대칭 ▲ 정산시기의 차별적 취급 및 정산 지연 등을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 수수료율 인하 및 모바일상품권 시장 급성장에 따른 근본적 해결 방안 마련 ▲ 적격비용만을 수수료율 산정에 반영 ▲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제도와 같은 가이드라인 제정 ▲ 매출전표가 접수된 날로부터 2영업일 이내에 판매대금을 지급하도록 한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 참고 등을 제시했다.
특히 배달앱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 강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 과도한 광고비·수수료에 대한 자영업자 영업비용 증가 및 소비자 전가 ▲ 고객정보 독점에 따른 자영업자의 하청 계열화 ▲ 자영업자 간 과당 경쟁 유도 ▲ 광고 등 노출기준의 불투명한 운영 ▲ 리뷰, 별점 조작 등 소비자 신뢰 훼손 등을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율규제 및 근본적 해결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서홍진 인천시 공정거래지원센터 공정거래팀장은 "지방정부의 불공정 피해 구제 기능 강화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현재 지방정부의 불공정피해구제기구 설치 근거, 운영현황 및 문제점, 개선방안 및 필수 사업 제안을 통해 지방정부의 불공정 피해 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밝혔다.
서홍진 팀장은 "현재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방식에 주요한 문제점은 분쟁조정 기능과 소상공인 지원 기능을 동일한 기관에서 진행함으로서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사업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일한 기관에서 중립적 지위를 유지해야 하는 분쟁조정과 경제 사회적 열위에 있는 가맹점이나 대리점 등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소상공인 지원기능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소상공인 지원 기능을 활성화 할 경우 분쟁조정업무에 대한 신뢰가 악화돼 제도 활성화에 역행할 수 있다"며 "따라서 소상공인 지원과 분쟁 조정은 양립하기 어려운 측면을 내포하고 있고, 중립적 기관이 지원기능을 함께하는 경우, 조정의 기능에 대한 신뢰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분쟁조정협의회 구성원 중 가맹점이나 대리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구성원이 포함되지 않는 협의회가 있어 가맹점의 이익 보호에 충실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며 "최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가맹사업거레 및 분쟁조정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포함될 수 있도록 개선되었으나, 향후 협의회 구성에 당사자단체 등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정부의 불공정피해구제 기능 강화 방안으로는 ▲ 조례 제정을 통한 불공정피해구제기능 수행을 위한 지역별 '불공정피해상담센터' 또는 '공정거래지원센터' 설립 근거 마련 ▲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이 공유된 분쟁 조정, 정보공개서 등록 업무의 경우 지자체 내부조적으로 운영 ▲ 소상공인 지원을 전담하는 기구는 전문적인 기능이 수행되도록 당사자단체 위탁 또는 독립법인으로 선립해 운영함으로써 소상공인을 위한 실효적인 사회안전망 기능 강화 ▲ 당사자단체·시민사회단체·지역 언론사 등과의 협업 ▲ 분쟁의 원인이 구조적인 문제로 전국에 걸쳐 피해가 확대될 우려가 있어 신속한 문제해결 등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 분쟁사안 발생 시 사안별 TF 구성 대응, 불공정거래 피해실태조사 공동 진행 등 지자체간 협업 등을 제언했다.
이와 함께 ▲ 불공정 피해구제 기능 강화 ▲ 상생안 마련 및 협업화 지원 ▲ 공정경제에 대한 인식 개선 ▲ 전문가 양성 등 공정경제 실현을 위한 자원 강화 ▲ 정책 수립 기초자료 수집 및 분석 ▲ 소비자 피해, 전자상거래 피해 등에 대한 업무 강화 등도 제안했다.
서홍진 팀장은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공정거래 업무 일부 권한 배분이 이루어졌지만, 오히려 지자체의 소상공인 지원 기능은 위축되는 경향이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독립된 기구의 설립을 통해 기능을 분리해 소상공인 지원 사업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불공정 피해에 대해 적시에 지원되지 않을 경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로 공동체의 통합을 해치고 성장동력을 약화시킨다"며 "공정경제는 경제민주화·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을 위해 필수적이며 혁신성장·소득주도성장의 인프라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 대한 공감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기 인천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재 소상공인은 경기침체, 높은 물가, 소비심리 위축, 부채의 급속한 증가 등으로 한숨만 깊어지고 있는 현실이다"라며 "이번 컨퍼런스는 소상공인이 직면한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통해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시간을 갖기 위해 '소상공인 주요 이슈 및 해결방안'이라는 부제로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소상공인 정책은 현장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즉흥적으로 이루어지거나, 대출을 늘려 현상을 유지하는 정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소상공인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우리들이 모여서 서로의 의견과 생각을 나누고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소상공인을 위한 많은 맥락들을 이런 자리를 통해 엮어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종진 인천시 소상공인연합회 명예회장은 "오늘과 같은 행사는 '소상공인 숲'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소상공인연합회를 하는 이유 역시 '소상공인 숲'을 만들기 위함이다"라며 "'소상공인 숲'은 소상공인의 쉼터이다. 숲을 만들어야만 누군가 와서 쉬고, 힐링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둘이 아닌 하나다. 자영업자 역시 소상공인이다. 따라서 하나로 뭉쳐야 한다. 단합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소상공인'으로의 용어 통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는 소상공인 단체 및 현업 종사 소상공인과 관련 전문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소상공인매거진'(www.menews.kr)과 '인천게릴라뉴스'(www.ingnews.kr)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