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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주민들이 조곡산업단지를 반대하며 집회를 벌였다.
 16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주민들이 조곡산업단지를 반대하며 집회를 벌였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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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과 SK에코플랜트가 추진 중인 조곡산업단지와 관련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신암면으로 귀촌한 일부 주민들은 "최근까지도 마을 앞에 산업단지가 들어선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조곡산업단지는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 일원에 약 140만㎡(약 43만평)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조곡산업단지에는 3만2884㎡ 규모의 폐기물 매립시설도 건설될 예정이다. 

지난 14일, 신암면 예림리를 찾았다. 산업단지는 조곡리에 조성되지만 산업단지 부지 바로 옆에 인접한 예림리는 산단건설 기간과 이후에도 영향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예림리에는 서울과 경기, 대전 등에서 귀촌한 7가구도 살고 있다. 

예림리 주민들은 "날 벼락을 맞은 기분"이라고 성토했다. 예림리로 귀촌한 주민 일부는 지난 10월 31일 신암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공청회를 통해 마을 바로 앞에 산업단지가 건설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추사 김정희 고택 바로 코앞에 산업단지?
 
기자는 지난 14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예림리를 찾았다. 마을 한쪽에는 서울과 경기, 대전 등에서 귀촌한 7가구가 모여 살고 있다.
 기자는 지난 14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예림리를 찾았다. 마을 한쪽에는 서울과 경기, 대전 등에서 귀촌한 7가구가 모여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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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 중 한명이 소유한 2000여 평의 땅이 산업단지 부지에 포함된 것을 보고, 산업단지가 마을 바로 앞에 건설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지난달 31일 예정됐던 공청회는 신암면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주민 A씨는 "비록 무산되기는 했지만 주민공청회를 통해 마을 바로 앞에 산업단지가 건설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우리집은 추사 김정희 선생 고택과 700미터 가량 떨어져 있다. 문화재관리구역이라 집도 2층으로 지을 수 없다. 그런데 바로 그 앞에 산업단지가 들어선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A씨의 집과 조곡산업단지 예정지는 거리가 불과 400미터 정도다. 주민 B씨는 "지난해 봄에 예림리로 이사왔다. 별안간 조곡산단 주민 공청회가 열려서 그때 마을 바로 앞에 산업단지가 건설된다는 것을 알았다. 마을 분위기도 좋고 공기가 깨끗해서 이사왔는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성토했다. 

주민 C씨는 "서울에서 귀촌했다. 중국 천진에서도 6년을 살았다. 항구가 있어서 아름다운 도시였다. 굴뚝 산업이 들어 오면서 어느날부터 공해도시란 이미지로 바뀌었다. 관광객도 줄고 지금도 공업도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군도 예당저수지 등 관광사업에 열을 올린다. 동시에 산업단지 건설을 무분별하게 추진하고 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며 "산업단지는 바닷가 쪽이나 공기 순환이 잘 되는 곳에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산업단지만 지어대면 누가 예산으로 귀농귀촌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산업단지만 짓는데, 누가 귀농귀촌을 하겠나?"
 
지난 16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주민들이 삭발을 감행하며 조곡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했다.
 지난 16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주민들이 삭발을 감행하며 조곡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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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예림리 주민들을 만난 이틀 뒤인 16일 신암면 주민들은 예산군청(군수 최재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군과 공무원이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며 "주민동의 없는 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한다"고 외쳤다. 

주민 2명은 삭발까지 감행하며 산업단지 건설을 추진 중인 예산군을 성토했다. 이 자리에는 이틀전 기자와 만났던 예림리 주민들도 나와 있었다. 

예림리 주민 C씨는 "남편이 예산 사람이다. 자식들에게 고향을 물려 주고 싶어서 남편의 고향으로 내려왔다. 산업단지 건설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동진 주민대책위원장은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서면 마을은 황폐화 될 수밖에 없다"며 "깨끗한 환경에서 농사를 짓고 싶다"고 말했다.  

예산군 "2017년 부터 주민들에게 산업단지 건설 설명" 

예림리 주민들이 산업단지 건설 사실을 통보 받지 못한 것과 관련해 예산군은 "산업단지 부지 내 주미들에게만 통보했다"고 답변했다. 

예산군 관계자는 "산업단지 부지 내에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토지대장상의 주소지로 산업단지 건설 소식을 알렸다. 우편으로 발송했다"며 "현재 승인고시가 나지 않은 상태여서 개인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예림리는 산업단지에 포함이 되지 않아 (우편 발송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2017년부터 대략 두번 정도 (조곡 산업단지 관련) 설명회를 가졌다"고 덧붙였다.

태그:#조곡산업단지, #예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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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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