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1월 12일 창원 주남저수지 내 갈대섬.
 11월 12일 창원 주남저수지 내 갈대섬.
ⓒ 임희자

관련사진보기

 
귀한 천연기념물 제203호인 재두루미가 무리를 지어 창원 주남저수지를 찾아왔지만 내려앉지 못하고 배회하다 더 남쪽으로 향하는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13일 경남환경연구소는 지난 주말 주남저수지 모니터링을 통해 이같은 상황을 전하면서 물 높이(수위)를 빨리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11일 주남저수지에서는 재두루미 200여 마리가 관찰되었다. 시베리아에서 지내던 재두루미는 월동하기 위해 지난 10월 말부터 주남저수지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일부 개체가 낙동강하구 뿐만 아니라 일본으로 날아 가버렸다.

재두루미가 주남저수지에 내려앉지 않는 이유는 '수위 때문'이다. 재두루미는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고 깃털이 물에 닿으면 동사할 수 있어 수심이 발목 정도여야 한다.

지난 겨울 동안 재두루미가 휴식하거나 잠을 잤던 주남저수지 내 갈대섬은 현재 물에 잠길 정도로 수위가 높다. 이에 재두루미는 갈대섬을 찾을 수 없게 되었고, 천적을 피해 잠을 잘 수 있는 더 안전한 곳을 찾아 주남저수지를 떠나고 있다.

경남환경연구소는 "월동을 위해 한반도를 찾은 재두루미들이 지난 10월 20일 이후부터 주남저수지를 찾았지만, 잠자리와 먹이터가 되는 주남저수지 안의 갈대섬이 물에 잠겨있다"라며 "이에 주남저수지를 배회하다 연달아 떠나는 상황이 목격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임희자 경남환경연구소 정책실장은 "지난 주말에 주남저수지를 찾아와 철새를 관찰하기도 했던 많은 사람들은 해가 저물어 잠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재두루미가 지난해 잠자리로 활용했던 갈대섬 주변에 물이 차 있어 그곳으로 가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탄식을 쏟아내었다"라고 아쉬워했다.

창원시, 농어촌공사, 수자원공사는 매년 11월부터 주남저수지 수위를 낮추기 위해 어민들과 보상협약을 맺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임희자 정책실장은 "창원시의 주남저수지 관리제도는 재두루미 잠자리 확보 등 안정적인 철새서식환경을 위하여 매년 11월부터는 주남저수지 수위를 내려 주변 모래톱이 드러나도록 하기 위하여 겨울 동안 어민들과 보상협약을 맺었다"라며 "그런데 올해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임 정책실장은 "재두루미 등 철새가 주남저수지에서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아 떠나버리는 상황이 오래 전부터 반복되고 있다"라며 "창원시 담당 부서는 습지 식물상 변화 등 주남저수지 생태변화에 대한 정밀 조사와 평가를 통하여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2일 주남저수지에는 큰기러기 1만 1730개체, 재두루미 210개체를 포함해 총 1만 6000개체의 철새가 도래해 있다. 그런데 예년 주남저수지 10월과 11월의 우점종을 차지하였던 청둥오리, 흰죽지, 물닭, 청머리오리, 쇠오리, 흰뺨검둥오리 등 오리류가 수십, 수백 개체뿐이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 우점하고 있는 큰기러기 개체를 제외하면 주남저수지에 도래한 오리류는 4000여 개체 뿐으로 매우 심각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한 원인분석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창원시청 관계자는 "수위가 내려가다 최근 비가 오면서 다시 올라가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계속해서 물을 빼고 있다"라고 밝혔다.
 
재두루미 무리가 주남저수지 인근 논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재두루미 무리가 주남저수지 인근 논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 임희자

관련사진보기

  
11월 12일 창원 주남저수지.
 11월 12일 창원 주남저수지.
ⓒ 임희자

관련사진보기


태그:#주남저수지, #재두루미, #경남환경연구소, #창원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