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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특활비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특활비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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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특수활동비 현미경 심사를 예고했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내세워 R&D 예산 등을 대폭 깎은 상황에서 '쌈짓돈'처럼 쓰인 특활비를 그냥 둘 수 없다는 취지다. 특히 검찰 마약 수사 특활비는 전액 삭감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직접 반발하고 있다.

8일 민주당은 국회 본청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주축인 '특활비TF' 출범을 알렸다. 첫 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는 "얼마 전 이원석 검찰총장이 '검사들이 밤늦게 일하기 때문에 특활비를 통해 일종의 격려금을 주겠다'고 얘기하는 것 보고 정말 놀랐다"며 "일반 공무원들이면 검찰은 수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산심사 과정에서 반드시 바로잡겠다"며 "사용내역이 소명되지 않으면 대폭 삭감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야금야금 늘었는데... 세 장짜리 자료도 안 낸 검찰

특활비는 기밀을 유지해야 하는 정보나 사건 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 등을 위한 사업비다. 하지만 검찰, 국정원, 경찰 등 권력기관은 오랫동안 이 예산을 떡값, 격려금, 회식비 등 다른 용도로 사용했고 최근 <뉴스타파> 등이 행정소송 승소 후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렌탈비, 휴대폰 요금 등으로 쓰인 사실이 드러났다. 또 검찰 특활비 일부 자료는 사라져 국회 법사위 등에서 문제 제기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검찰 특활비는 2017년 이후 매년 줄어들었고 2022~2023년에는 80억 원으로 동결됐다. 이 기간 삭감 총액은 99억 원에 달하지만, 동시에 특정업무경비가 62억 원으로 늘어났다. 경찰 특활비의 경우 2022년 30억 7000만 원→2023년 29억 2200만 원으로 소폭 감소했고 같은 규모로 내년 예산안이 편성됐지만 같은 기간 특정업무경비가 496억 9700만 원→574억 6600만 원→594억 6600만 원으로 늘어났다. 민주당은 명목상 특활비만 줄인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법사위 소속 박용진 의원은 "법무부와 검찰은 특활비 투명성 강화를 위한 그 어떤 방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특활비 80억 원 동결, 특정업무경비 16억 원 증액이라는 꼼수만 앞세우고 있다"며 "수사 기밀성을 앞세운 법무부와 검찰은 어제 원본이 아닌 특활비 집행지침 요약본 보고만을 제출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은 늘 관행을 이야기하지만 그대들의 관행은 결코 국민의 상식을 이길 수 없다"는 말도 남겼다.

같은 상임위 이탄희 의원 역시 "검찰 특활비는 국민들 혈세"라며 "이미 올해 세수가 59조 원 펑크(구멍)나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계시는데, 내년 회계연도에 정부부처 총 특활비가 1237억 원에 달하고 그 중 검찰 특활비도 상당금액"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희는 특활비 집행 정상화와 투명화를 요구한다"며 "어제 화요일 법사위원들이 검찰로부터 특활비 자체 지침 등을 보고받았는데 결국 세 장밖에 안 된다는 원본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했다.

행안위에서 활동하는 이형석 의원은 "국정원과 검찰뿐 아니라 경찰도 매년 막대한 예산의 특활비를 편성 또는 집행하고 있다"며 "경찰청은 집행실태 점검 및 통제방안을 마련해 특활비를 엄격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과연 편성 목적에 맞게 제대로 집행되는지 국회 차원에서 다양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편성과 집행의 적절성을 따져보고 면밀하게 들여다보겠다"며 "이것은 국회의 권한이자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엄포에... 한동훈 "국민 공익 해하는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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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뜨거운 쟁점은 검찰의 마약수사 관련 특활비다. 최근 법사위 예산소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검찰이 특활비가 줄어든 것처럼 말하지만 감액분 상당수가 특정업무경비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특활비 운영이 개선되지 않으면 정부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마약수사 특활비 전액 삭감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 사안은 자연스레 7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이어졌다. 

이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법무부 마약수사 관련 특활비까지 전액 삭감하겠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며 "특활비 집행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일리가 있지만,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해도 문제없다는 당에서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고 물었다. 한 장관도 "역대 어느 때보다도 지금 법원 판결 등에 따라서 특활비에 대해서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고 맞장구쳤다. 

한 장관은 또 "마약수사에 편성된 특활비는 1년 내내, 대한민국 전체에서 2억 7500만 원"이라며 "2억 7500만 원이 오히려 너무 작다는 점에서 제가 반성을 하는데, 이걸 전부 깎겠다는 건 특별히 어떤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개인적으로 집에서 가족한테 갖다주고, 소고기 사먹고 이렇다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최대한 투명하고 공정하게 사용해야 하고 제도개선을 할 거지만 그 이유로 수사 자체를 막는 건 국민 모두의 공익을 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검찰 공개 특활비 자료, 일부 증발하고 일부 은폐" https://omn.kr/24ks5
"160억, 127억, 83억...100% 현금 특활비, 검찰 '흥청망청' 썼다" https://omn.kr/24ocv
한동훈 "후진 갑질" 발언에, 박용진 "철저한 수사도 갑질인가" https://omn.kr/25bx4

태그:#특활비, #검찰, #한동훈, #민주당, #예산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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