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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3.11.7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3.11.7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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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구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관변단체인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바르게살기운동이 지금 가짜뉴스 추방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가짜뉴스 추방 운동이 우리의 인권과 민주 정치를 확고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관련기사: 대구 방문 윤 대통령 "가짜뉴스 추방운동, 인권과 민주정치 지켜줄 것" https://omn.kr/26bh5).

윤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관변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행사에 참석해 "허위 선동, 조작, 가짜뉴스가 자유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가짜뉴스 추방 관변단체, 정작 회장은 오락가락?

윤 대통령의 말대로 최근 바르게살기운동이 가짜뉴스 비판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협의회는 작년 11월에 열린 전국회원대회에서 가짜뉴스 추방운동본부를 출범하고 그해 12월에 발대식을 가졌다.

바르게살기운동은 올해에도 '국민통합을 위한 가짜뉴스 추방 세미나'를 주최하고 서울시의회 앞에서 '가짜뉴스 규탄 및 수산물 소비 촉진 결의대회'를 여는 등 가짜뉴스를 비판하는 행보를 해왔다.

현재 바르게살기운동 회장은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장이다. 임 회장은 지난 8월 개최한 가짜뉴스 규탄 및 수산물 소비 촉진 결의대회에서 "광우병 사태 때 소고기 먹고 죽은 사람 없지 않았나, 성주 참외도 사드 때문에 농민들 얼마 힘들었나. 이제는 수산업자분들이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데 그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라"고 질문한 보수 유튜버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다 가짜뉴스다. 광우병도 고기를 먹으면 95%가 병에 걸리고 칼이나 도마, 물을 통해서도 광우병이 번진다는 얘기가 있었다. 성주 참외도 사드 때문에 많은 가짜뉴스가 퍼졌었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삼중으로 걸러서 나오기 때문에 처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들께서 아무 걱정마시고 수산물을 드시길 당부드린다."

그런데 이처럼 임 회장이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칭하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과거 임 회장은 오염수 방류를 두고 "방사능 오염수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제해양재판소에 일본을 제소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오염수 방류로 수산업계 궤멸된다고 할 땐 언제고

지난 2020년 임 회장은 일본대사관을 방문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임 회장은 "방사능 오염수가 해양으로 방출되면 일본 연안뿐 아니라 한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방사성 물질로 말미암은 직접 피해가 아니더라도 수산물 소비 급감 등으로 수산업계가 궤멸적 피해를 볼 게 자명하다"고 말했다.

또 임 회장은 2021년 4월 수협 임원진과 간담회를 열고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반대를 결의하고 같은 달 부산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규탄 대회'를 개최해 해상 시위를 전개했다.
  
2021년 4월 임준택 수협회장은 부산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규탄 대회'를 개최하고 해상 시위를 전개했다.
 2021년 4월 임준택 수협회장은 부산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규탄 대회'를 개최하고 해상 시위를 전개했다.
ⓒ K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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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시위 당시 임 회장은 "일본이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수산물 소비는 다시 회복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방류 철회를 요구했다.

2022년 수협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도 임 회장은 "일본이 해양 방출을 강행하려 한다면 중국과 러시아 등 인접국과 연대해 국제해양재판소에 일본을 제소하는 등 국제적 공조를 통해 원천적으로 해양 방류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 것"이라며 중·러 공조를 통한 오염수 방류 차단을 대응책으로 언급했다.

임 회장은 2021년 <서울경제>와 한 인터뷰에서 대선 주자들이 오염수 대응 문제를 공약 사항에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주문하며 외교부와 해양수산부의 강력 대응을 요구했었다.

이렇듯 임 회장이 절대 불가하다던 오염수 방류는 한국 정부의 사실상 묵인 아래 결국 이루어졌다.

그런데 정권의 비호를 받는 관변단체의 회장이어서 그럴까. 현재 임 회장은 정부를 향한 비판 대신 가짜뉴스를 비판하고 나섰다. "오염수 방류로 수산업계가 궤멸적 피해를 볼 것"이라던 임 회장은 이젠 오염수 방류가 아닌 가짜뉴스가 수산업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기 바쁘다.

그렇다면 과거의 임 회장과 지금의 임 회장 중 누가 가짜뉴스를 말하고 있는가. 임 회장은 가짜뉴스 추방을 얘기하기에 앞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정리부터 해야 마땅해 보인다.

임 회장 "가짜뉴스 최대 피해자, 국민 다음 윤 대통령 부부"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저지 대응단 출범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8.11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저지 대응단 출범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8.11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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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월 임 회장은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가짜뉴스의 최대 피해자로 국민 다음으로 윤 대통령 부부를 지목했다.

6월 <미래한국>과 한 인터뷰에서도 "현재 가짜뉴스가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내용들이 많다"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언론 유튜브를 통하여 특수한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세력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임 회장은 윤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발언과 김의겸 의원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를 언급하며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왜곡된 편파 뉴스 보도가 제지받지 않는 이유로는 소위 언론노조라는 특수조직으로 똘똘 뭉쳐, 어느 누구에게도 간섭과 견제를 받지 않는 공룡 권력 집단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임 회장의 발언들 또한 관변단체로서 바르게살기운동이 추구하는 가짜뉴스 추방의 편파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태그:#가짜뉴스, #바르게살기운동, #임준택,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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