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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 이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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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 지곡면 주민자치회(회장 박종서)는 10월 29일(일), 풍족하지 않은 살림에 등짐을 지며 손발이 다 닳도록 일만 하신 환성2리 어르신들을 위해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회장 김은혜, 아래 내봄눈)와 함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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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 이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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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세 어머니를 모시는 이 마을 차성환 이장은 소름 돋은 팔을 보여주며 "제 일생에도, 우리 어르신들 일생에도 오늘은 최고의 날입니다. 잃어버린 인생을 찾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어르신) 이렇게 멋있는 분들인데 맨날 팔 걷어붙이고 맨발로 죽도록 일만 했으니... 어떻게 이렇게 변신시킬 수가 있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백발의 노인을 가리키며 "저희 모친입니다. 아버님은 48세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고, 어머님은 그 긴 시간을 자식들 뒷바라지에 땅만 파며 사셨지요. 건강하셔서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 건강하신 어머님 덕분에 저는 항상 효도 받는 느낌으로 살고 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최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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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에 매달린 어르신... '눈부신 하루 선물'


이번 프로젝트에는 남편과 아들의 병환으로 하루하루 고된 삶을 사시는 어르신, 얼마 전 암으로 수술을 하신 어르신 부부, 잔다르크 같은 삶을 사시면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은 여장부 어르신 등 이 마을 14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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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 이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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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도 다양했다. 너무 긴 시간을 살다 보니 시집갈 때 화장을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는 한 어르신은 "어쩌면 인생 최초로 화장을 하는 것 같다"며 "눈썹이 생겨서 너무 좋다"고 말해 메이크업을 하는 리안헤어 한선미 원장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는 후문이 있었다. "(얼굴에) 꽃이 피었네, 꽃이 피었어"라고 누군가 말하자 어르신의 뺨이 마치 잘 물든 단풍처럼 붉어지면서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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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 이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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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 곽완근 노인회장은 한복 마고자를 걸치며 "먹고 사느라고 사진 찍을 겨를도 없었어. 오늘 너무 좋아. 행복해. 그런데 좋긴 좋은데 이제 또 못 찍을까 봐 초조해. 한번 찍으면 이제 또 못 찍을 것 같아"라고 했다. 필자가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 묻자 "찍기는, 이제 가야지"라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노인회장의 부인 박연희 어르신은 어젯밤 잠은 잘 주무셨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잠을 설쳤어. (마음이) 이상해. 우리 딸내미가 전화로 '엄마 예쁘게 화장하고 웃고 찍어' 그러더라고. 그런데 (화장한 얼굴이) 이쁜지 거울을 못 봐. 너무 부끄럽고 쑥스러워서. 집에서는 밑 화장만 썼기 때문에 (색조 화장) 하는 것은 13년 만에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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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성리 마을 주민과 지곡면 주민자치회 위원들과의 단체사진 .
ⓒ 이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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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률에 맞춰 노래 부르다 눈물 흘리기도

행사가 끝나고 정병희 주민자치위원이 아코디언으로 어르신과 봉사자를 위한 작은음악회를 열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연주 세 곡이 끝날 때까지 입을 모아 노래를 부르며 하루의 행복함과 고단함을 음률에 실었다. 한쪽에서는 노래를 부르다가 눈물을 흘리는 사람, 또 다른 한쪽에서는 그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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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성2리 주민과 지곡면 주민자치회 위원, 내봄눈 가족들과의 단체사진 .
ⓒ 이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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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봄눈 김은혜 대표는 "사실 힘들 때면 '내가 왜 이러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렇게 좋아하시는 분들을 보면 이 일을 계속 해야겠구나 이렇게나 좋아하시는데'라는 생각이 든다"며 "봉사할 때마다 부모님 같은 느낌이 들어 짠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얼마 전 시각장애가 있으신 친정어머니께 사진을 찍어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셔서 더 미리 찍어드릴 걸 하는 후회를 했었다. 우리 어르신들도 더 연세 드시기 전에, 조금이라도 건강하실 때 눈부신 하루를 기록으로 남겨 훗날 오늘을 기억하며 행복한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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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 이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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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서 회장은 "다들 바쁘실 텐데 소중한 하루를 내주셔서 음식 제공을 해주신 부녀회원님,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위해 애써주신 주민자치위원님들, 또 내봄눈 가족, 무엇보다 오늘 하루 힘드신 와중에도 촬영에 협조해주신 어르신들께 너무너무 고맙다는 말씀을 올린다"라며 "앞으로도 주민자치회는 늘 어르신들의 질적 삶의 풍요로움에 한발 앞서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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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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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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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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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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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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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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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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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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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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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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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지곡면 환성2리 마을 어르신들의 ‘눈부신 하루 어르신 인생사진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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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지곡면주민자치회, #지곡면환성리, #내생애봄날눈이부시게, #내봄눈, #눈부신하루어르신인생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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