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눈부신 맹활약을 펼치며 프리미어리그 9월 '이달의 선수' 후보로 선정된 손흥민이 내친김에 올 시즌 첫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토트넘은 7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간) 영국 루턴의 케닐워스 로드에서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루턴 타운전을 치른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 개막 후 7경기 동안 5승 2무(승점 7)의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선두 맨체스터 시티(승점 18)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루턴 타운은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에서 3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를 거쳐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성공한 팀이다. 10년 전만 해도 세미프로인 5부 리그까지 추락할 정도의 팀이었으나, 차근차근 반등을 거듭한 끝에 올시즌을 앞두고 31년 만에 1부 리그까지 올라오는 기쁨을 누렸다. 2023-0224시즌에는 7라운드까지 1승 1무 5패(승점 4점)로 고전하며 현재 강등권에 근접한 17위에 올라있다. 14골을 허용한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이 두드러진다.
 
토트넘은 시즌 초반 첫 고비였던 아스널-리버풀 등 강호들과의 2연전을 1승1무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마감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루턴 타운전 이후 A매치 휴식기를 지나고 나면, 이달에는 풀럼(24일)-크리스탈 팰리스(28일) 등 중하위권 팀들과의 대진이 이어지기에 당분간 무패행진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올시즌 유럽클럽 대항전에 나서지않는 토트넘은 리그컵에서도 조기탈락했기에 EPL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체력적으로 유리하다.

토트넘 상승세의 중심에는 역시 주장 손흥민이 있다. 지난 4라운드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올시즌 골사냥의 포문을 연 손흥민은, 6라운드 아스널전 '북런던더비' 원정에서 멀티골을, 7라운드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는 선제골을 추가하며 9월에만 4경기 6골을 터뜨렸다.
 
특히 리버풀전 득점을 통하여 자신의 '유럽 무대 통산 200골'이라는 기념비적인 위업도 세웠다. 손흥민은 2015년 EPL에 진출한 이래 토트넘에서만 무려 151골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현재 8골을 기록 중인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리그 득점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리며 2022-2023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득점왕 경쟁에 도전하고 있다.
 
손흥민이 터뜨린 6골이 모두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뛰면서 나온 득점이라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에는 윙어로 기용되었으나 히샬리송의 부진으로 인하여 4라운드 번리전부터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되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그동안 간간히 스트라이커로도 뛰었지만 주포지션은 윙어로 인식되었고, 공격수로 풀시즌을 소화해본 적은 없다. 전임 주제 무리뉴-안토니오 콘테 감독 등은 손흥민의 능력을 인정하고 중용하면서도 전통적인 의미의 스트라이커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격축구를 추구하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술적으로 손흥민을 최전방에서 활용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는 손흥민의 장점인 공간침투와 피니시 능력을 더욱 극대화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또한 손흥민은 맹활약을 인정받아 지난 5일(현지시간) EPL 사무국이 발표한 '9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앞서 3차례(2016년 9월·2017년 4월·2020년 10월) 나 '이달의 선수'를 받은 이력이 있으며, 이번에 받으면 3년 만에 개인 통산 4번째 수상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이 부문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은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해리 케인(각 7회)이며, 4번을 수상한 선수는 티에리 앙리, 프랭크 램파드, 폴 스콜스, 모하메드 살라 등이 있다. 손흥민 또 한번 EPL을 빛낸 전설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는 손흥민에게 유일한 불안요소는, 바로 부상 리스크다. '풋볼런던' '디 애슬레틱' 등 현지 언론들은 손흥민이 사타구니 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지난 리버풀전을 앞두고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이 약간 아파서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몸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다행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정도의 상태는 아니고, 루턴 타운전에서도 출격이 유력하기는 하지만 신중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손흥민의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가 '줄어든 출전시간'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에이스이자 부동의 주전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고 교체되는 경우가 늘었다.

지난 셰필드전을 시작으로 빅매치로 꼽히는 아스널-리버풀전에서는 골까지 넣고도 후반 막판 교체됐다. 심지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승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팽팽한 시점에서 에이스를 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매 경기 승부에 대한 부담 속에서도 손흥민을 최대한 무리시키지 않고 부상 방지를 신경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손흥민은 루턴 타운전을 치른 이후 곧바로 국가대표 경기도 소화해야 한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월 A매치 기간 오는 13일 튀니지, 17일 베트남을 상대로 홈에서 2연전을 치르다. 국가대표팀 주장인 손흥민 역시 당연히 대표팀에 소집됐다. 이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도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손흥민을 꼭 차출했어야 했는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안면골절과 스포츠 탈장 등 연이은 부상으로 고전한 바 있으며, 소속팀 커리어만 놓고봤을 때는 매우 부진한 시즌을 보내야 했다. 손흥민은 팀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부상을 참고 억지로 경기를 뛰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고백했다. 부상투혼과 프로의식으로 미화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는 본인에게도 팀에도 손해였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국가대표팀 모두에게 중요한 선수다. 그만큼 쉴 땐 쉬어야 한다는 의미다. 손흥민도 어느덧 30대를 넘겼고 이제는 부상과 체력관리에 더 신중해져야할 시점이다. 불안한 몸상태에서 무리하다가 자칫 더 큰 탈이라도 나면 지난 시즌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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