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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저녁 진주전문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정철균 동지 부산경남농민장(葬) 추모의 밤".
 2일 저녁 진주전문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정철균 동지 부산경남농민장(葬) 추모의 밤".
ⓒ 고 정철균동지 부산경남농민장 장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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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믿고 사람을 사랑하며 새 세상을 꿈꾸던 농민의 벗"인 고(故) 정철균 농민이 하늘나라로 갔다. 48년 동안 살다 지난 9월 30일 세상을 뜬 고인을 기리는 '추모의 밤'이 2일 저녁 진주전문장례식장에서 열렸다.

고인은 경상국립대(영어영문학)를 나왔고, 2002년 진주시농민회 간사를 하면서 농민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조직국장, 진주시농민회 정책실장·사무국장·조직교육위원장을 지냈고, 진주시단감연구회 총무를 맡고 있었다.

농민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장례위원회를 꾸려 "고(故) 정철균 동지 부산경남농민장(葬)"으로 치러기로 했다.

장례위는 김성만·김종석·김차연·이맹구·이호원·정현찬·제해식·조정호·최운현·하영기·한병석 고문, 조병옥 위원장, 김군섭·김복근·김준형·박봉열·이병하·최윤화·한명자·황철하 공동위원장, 남성민·박갑상·박윤석 호상, 강순중 등 집행위원으로 구성되었다.

'추모의 밤'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전주환 진주시농민회 사무국장이 약력 소개를 하고, 추도사와 추모공연이 이어졌다.

상임장례위원장인 조병옥 전농 부경연맹 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살아가면서 상상할 수 있는 미래와 그것을 실현하려는 의지가 우리에겐 늘 미래로 가는 힘이지만,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있고 상상 하기 싫은 일이 있고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일이 있다"라며 "너도 잘 알건데 도무지 이 자리가 이 일이 현실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그래, 이건 도무지 말이 안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조 의장은 "과수원의 감이 이제 노란빛이 돌기 시작했고 들녘의 나락도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는데 이제 곧 수확인데 자식같은 감을 매단 채 어딜 황급히 떠나간단 말이냐"라며 "어디 과수원뿐이냐, 윤석열과 농업말살 세력을 징치하는데 더없이 바빠야 하는 네가 어느 자리든 네가 해야 할 일이 많고, 기대가 큰데 그 짐이 무거웠더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 의장은 "무슨 말이 필요하고, 내가 왜 여기서 있어야 하는지 당체 말이 안되는 이 자리가 서럽고도 괴롭다"라며 "철균아 너는 나에게 다른 모양으로 있을 거야. 늘 내곁에 있으리라 믿으마. 편히 쉬시게"라고 인사했다.

김영미 진주시여성농민회 정책실장은 추모글을 통해 "감꽃 같은 그 사내. 낭만 농사꾼 정철균 동지. 경남의 농민운동사 절반 넘게 그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라며 "지역에서 2003년 30만 농민항쟁을 이끌었고 농민 후보를 세워 선거를 치루고 농민열사들을 챙기며 추모했다. 각종 투쟁을 준비·조직하고 수많은 기념식과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했던 핵심 일꾼이었다"라고 했다.

김 실장은 "농사 지으려는 사람도 점점 없지만 농민운동 하려는 사람은 더 없는 시절에 귀한 농민, 듬직한 농민운동가, 든든한 선배였다. 가끔 선배가 주춤하거나 선배가 아플 때면 저는 불안했고 불평만 했던 것 같다"라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경남 곳곳에 당신의 정성과 헌신이 수 많은 활동가들의 가슴에 신념으로 자랐다. 그래서 지금 경남 곳곳의 들에서 산에서 수많은 농민 활동가들이 슬픔에 빠졌다"라고 했다.

감나무 농사를 거론한 김 실장은 "제초제 대신 호밀을 심어 땅을 지키고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 감꽃이 피고 수선화가 피는 것이 당연한 것 임에도 감사해하는 마음. 감이 커가고 노랗게 익어가는 것이 당연한 것 임에도 고마워하는 마음. 매화, 목련나무를 심고 꽃 피우는 것을 감탄하는.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해사한 마음을 가진 농사꾼이었다"라고 했다.

김영미 실장은 "그런데 어쩌자고. 그 많은 나무와 감들을 두고, 그 예쁜 감밭을 두고 어찌 가시는지? 햇살 가득 빛나는 두 아이를 두고 어찌 떠나시는지? 등 굽어가는 늙은 농민 형제들을 두고 어찌 이렇게 황망하게 먼저 떠나시는지?"라며 "농민회가 정철균이고, 정철균이가 농민회였다. 그대의 노동이 그대의 정성이 농민 세상을 이만큼 바꿔놓았다. 그대 덕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곁에 남아 있다"라고 했다.

김복근 주시농민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영정 사진을 봐도, 슬피우는 동지들 얼굴을 봐도 믿기지 않는 시간이다. 밥 차려 놓고 술 차려 놓고 같이 준비한 행사에 철균이만 어디 빠져있는 것 같다"라며 "이 믿기지 않는 현실이 참 원망스럽다"라고 했다.

김 회장은 "동지 가는 길에 조금만 더 슬퍼하겠다. 그리고 우리가 나눴던 약속을 위해 힘내겠다. 영원한 조직교육위원장. 농민회 사업의 절반 이상은 조직교육이라고 했던 동지의 말 그대로 농민을 만나고 조직하겠다"라며 "11월 11일 농민총궐기. 진주에서 20대의 버스를 이끌고 성사시키겠다. 2024년 총선 승리로 정치교체, 농민정치 이뤄내겠다"라고 했다.

김복근 회장은 "우리가 그토록 바라고, 동지가 함께 꿈꾸었던 자주 민주 통일 세상, 농민이 살맛나고 주인되는 농민해방세상, 농민과 민중의 손잡고 진주시농민회가 만들어내겠다"라며 "우리가 만들 그 세상에서 함께 웃으며 다시 만나자"라며 작별 인사를 했다.

이밖에 고인과 경상국립대 동문인 이우완 창원시의원, 이경규 진주시단감연구회장, 하원오 전농 의장, 남성민 진주시농민회 부회장이 추모 발언을 했다.

발인은 5일 오전 7시이고, 장지는 진주내동공원묘원이다.
 
2일 저녁 진주전문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정철균 동지 부산경남농민장(葬) 추모의 밤".
 2일 저녁 진주전문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정철균 동지 부산경남농민장(葬) 추모의 밤".
ⓒ 고 정철균동지 부산경남농민장 장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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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저녁 진주전문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정철균 동지 부산경남농민장(葬) 추모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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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정철균동지 부산경남농민장 장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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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정철균동지 부산경남농민장 장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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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철균, #농민, #진주시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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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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