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베트남을 상대로 또 한 번 리버스 스윕패를 당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일 중국 항저우의 사범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조별리그 C조 베트남과의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5-16, 25-22, 22-25, 22-25, 11-15)으로 패했다. 지난 8월 30일 아시아선수권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두 세트를 먼저 따낸 후 세 세트를 내리 내주며 '리버스 스윕'을 당했던 한국은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베트남을 상대로 똑같은 방식으로 덜미를 잡혔다.

한국은 아웃사이드히터 강소휘가 60%의 공격 성공률로 23득점을 올리며 분전했고 박정아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8득점, 이다현과 이선우, 정호영이 각각 13, 11, 10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은 5세트를 치르면서 단 하나의 서브득점도 기록하지 못했을 정도로 서브공략에 실패했고 블로킹에서도 10-10으로 베트남에게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대회 첫 경기부터 뼈 아픈 1패를 당한 한국은 2일 C조의 최약체로 꼽히는 네팔을 상대한다.

여러 이유로 반드시 이겨야 했던 베트남전

한국 여자배구는 지난 2020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달성한 후 지난 2년 동안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발리볼 네이션스리그 2년 연속 전패와 아시아선수권대회 8강 탈락, 2024 파리올림픽 예선 7전 전패까지. 모두 세자르 감독 부임 후에 벌어진 일이었다. 만약 지난 3번의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은메달과 금메달,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아시안게임에서도 부진이 이어진다면 세자르 감독에게는 더 이상 변명할 거리가 남지 않는다.

지난 2년간 한국 여자배구가 겪었던 '악몽'에는 베트남도 포함돼 있다. 한국은 지난 8월 30일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조별리그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두 세트를 먼저 따낸 후 세 세트를 내리 허용하며 2-3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VNL에서의 부진을 아시아선수권을 통해 만회하려 했던 세자르 감독의 계획이 심하게 틀어진 셈이다. 불과 한 달 전 한국에게 아픈 기억을 안겼던 베트남을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재회한 것이다.

베트남은 지난 9월 30일에 열린 네팔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대부분의 주전선수들이 1세트만 소화하고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며 한국전에 대비했다. 한국은 강소휘와 박정아가 아웃사이드히터, 이선우가 아포짓 스파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중앙은 정호영과 이다현이 지키고 김연견이 선발 리베로로 출전했다. 최근 여러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주전세터로 활약하고 있는 김다인 세터가 주전세터로 출전해 경기를 조율했다.

한국은 경기초반 연타를 위주로 한국수비를 흔든 베트남에게 다소 고전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다현, 강소휘의 공격과 정호영의 블로킹을 묶어 역전에 성공하면서 세트 중반까지 베트남과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한국은 세트 중반 강소희의 공격과 베트남의 실책, 정호영의 속공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세트 후반까지 4~7점 차의 리드를 꾸준히 유지한 한국은 1세트를 25-16으로 잡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한 달 전을 떠올리게 하는 충격의 역전패

우려했던 것보다 비교적 쉽게 1세트를 잡아낸 한국은 2세트에서도 초반에는 베트남과 점수를 주고 받으며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한국은 세트 중반 베트남의 수비리듬이 살아나면서 8-11까지 리드를 빼앗겼지만 정호영, 박정아의 연속블로킹과 이선우의 공격을 묶어 동점을 만들었다. 이다현과 강소휘의 연속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베트남의 실책과 강소휘의 연타, 이선우의 공격, 이다현의 블로킹 등을 묶어 25-22로 2세트도 승리했다.

지난 아시아선수권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두 세트를 먼저 따낸 후 세 세트를 내리 내줬던 한국은 3세트에서도 베트남과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한국은 세트 중반 강소휘와 이선우의 연속실책으로 점수차가 벌어졌지만 교체 투입된 표승주와 박정아의 연속득점으로 1점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한국은 세트 후반 베트남의 끈질긴 이동공격에 허를 찔리면서 22-25로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세트에 몰린 베트남에게 한 세트를 내준 한국은 4세트에서 한국의 중앙을 적극 공략한 베트남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베트남의 네트터치 범실과 강소휘의 블로킹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베트남도 에이스 타이투이의 공격과 끈질긴 수비를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세트 후반 다시 한 번 한국의 중앙을 적극 공략한 베트남의 작전을 막지 못하고 22-25로 4세트마저 빼앗기고 말았다.

2-0 리드가 모두 사라지고 마지막 세트까지 온 한국과 베트남은 5세트에서도 점수를 주고 받으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베트남은 끈질기게 중앙을 파고들며 공격을 시도했고 한국도 이다현의 속공과 베트남의 범실을 묶어 점수를 뽑아냈다. 한국은 세트 후반 박정아와 이선우의 공격이 연속으로 베트남의 블로킹에 잡혔고 베트남의 후위공격과 다이렉트 공격이 터지며 11-15로 리버스 스윕을 당하고 말았다.

강자가 약자에게 덜미를 잡히는 것은 스포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한 달 밖에 안되는 짧은 기간에 다시 만난 상대에게 연속으로 패한다면 그것은 우연이나 이변이 아닌 '실력'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약 한 달 만에 재회한 베트남을 상대로 똑같이 '리버스 스윕'을 당하고 말았다. 더불어 아시안게임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려 했던 세자르 감독의 계획에도 커다란 차질이 생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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