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베어스 이영하

두산베어스 이영하 ⓒ 연합뉴스

 
두산이 적지에서 3위 NC를 꺾고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3일 통합창원시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안타를 때려내며 3-1로 승리했다. 최근 10경기에서 9승 1패를 기록하며 시즌 후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산은 3위 NC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히며 상위권 순위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67승1무58패).

두산은 0-0으로 맞서던 7회 2사 1, 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린 베테랑 김재호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양의지도 3안타를 때려내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5.1이닝을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고 9회에 등판한 정철원은 시즌 11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리고 최근 9경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이영하는 2.2이닝 퍼펙트 투구로 2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이어 이틀 연속 승리를 챙겼다.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 받은 유망주

지난 2010년부터 지역 연고제 대신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했던 KBO리그는 4년간 진행했던 전면 드래프트를 폐지하고 2014년부터 지역 연고팀을 대상으로 한 1차 지명을 부활시켰다. 1차 지명 부활은 지역 내 학교가 많은 서울 연고의 두산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만큼 좋은 신인을 지명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은 1차 지명 부활 후 2년 동안 만족스런 지명을 하지 못했다.

두산은 1차지명이 부활한 2014년 덕수고의 에이스 한주성을 지명했다. 한주성은 고교시절부터 '즉시전력감'으로 꼽히며 큰 기대를 모으고 프로에 입단했지만 두산 유니폼을 입은 후 4년 동안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고교시절 혹사로 인한 잦은 부상이 치명적인 원인이었다. 그렇게 부상으로 고전하던 한주성은 2020년 외야수로 전향했지만 그 해 11월 팀에서 방출되면서 두산의 1차지명 잔혹사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은 2015년 최원태(LG트윈스)와 함께 서울고의 전국대회 2관왕을 이끌었던 우완 남경호를 1차 지명으로 선택했다. 남경호는 최원태만큼 구위가 돋보이는 투수는 아니지만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프로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남경호는 루키 시즌 5경기에 등판해 9이닝을 던진 것을 끝으로 어깨부상으로 고전하면서 끝내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초라하게 프로생활을 마감했다.

1차 지명 부활 후 2년 동안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를 지명하지 못했던 두산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며 팀을 35년 만에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이끌었던 선린인터넷고의 에이스이자 청소년 대표팀의 에이스 이영하가 있었기 때문이다. 두산은 망설임 없이 이영하를 1차지명으로 선택했고 이영하에게 3억5000만 원이라는 많은 계약금을 안겼다.

하지만 이영하는 두산 유니폼을 입자마자 곧바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뼛조각 제거수술을 함께 받으며 루키시즌을 통째로 날리고 말았다. 슈퍼루키의 등장을 기대했던 두산팬들의 실망도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일부 야구팬들은 이영하가 성영훈,한주성 등 두산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던 유망주들의 길을 걷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예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영하는 우려를 씻고 2017년 건강하게 마운드로 돌아왔다.

2군 다녀온 후 9경기 11.2이닝 무실점 행진

길었던 재활을 마치고 2017년 5월 뒤늦게 프로 데뷔전을 치른 이영하는 그 해 20경기에 등판해 3승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2018년에는 부진했던 장원준을 대신해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 이용찬(NC), 유희관(KBS N 스포츠 해설위원)과 함께 선발투수로 활약, 생애 처음으로 두 자리 승수를 올리며 두산의 정규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그리고 이영하는 2019년 드디어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켰다.

2019년 두산의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한 이영하는 29경기에서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의 성적을 올리며 김광현(SSG랜더스)과 함께 토종투수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한 이영하는 시즌이 끝난 후 2019 프리미어12에 참가해 8.1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대표팀에서도 차세대 우완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이영하의 가파른 성장은 2019년을 기점으로 멈추고 말았다.

두산의 토종에이스로 성장했던 이영하는 2020년과 2021년 5승, 작년 6승에 그치며 기대했던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고교재학시절 후배선수들로부터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재판을 받기도 했다. 이영하는 긴 재판과정 끝에 지난 5월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계약보류선수로 분류되면서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시즌 준비를 정상적으로 하지 못했다. 

6월에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이영하는 8월초까지 19경기에 등판했지만 1승2패4홀드7.32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1군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약 보름 간 2군에서 조정기간을 거친 이영하는 8월 20일 1군에 복귀했고 최근 9경기에서 11.2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2일 삼성전 1.2이닝 퍼펙트 승리에 이어 23일 NC전에서도 2.2이닝을 퍼펙트로 틀어 막으며 이틀 연속 구원승을 따내는 활약을 펼쳤다. 

현재 두산은 사이드암 박치국이 어깨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있고 홍건희도 후반기 들어 1승 2패 2세이브 3홀드 ERA 4.87로 부진하다. 반면에 이영하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선발로 활약하다가 불펜으로 변신해 각각 1.04와 1.6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두산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바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실점 없이 9경기에서 3승을 따낸 이영하에 대한 두산팬들의 기대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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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두산 베어스 이영하 2경기 연속 승리 9경기 연속 무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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