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조규성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조규성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FA

 
클린스만호가 출범 6경기 만에 첫 승리를 올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한국시각)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친선 평가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이겼다. 

올해 2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고 역대 최다인 5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한 데다가, 잦은 외유성 행보로 논란이 불거진 클린스만 감독은 어렵게 첫 승을 거두면서 급한 불을 껐다. 

승리 절실했던 한국-사우디, 양보 없는 난타전 

한국은 이날 손흥민과 조규성이 '투 톱'으로 나섰다. 좌우 공격은 황희찬과 이재성이 맡았고 중원은 황인범과 박용우가 지켰다.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로 이어졌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나흘 전 웨일스전과 비교하면 홍현석을 빼고 황희찬을 선발로 투입하는 데 그치면서 변화를 최소화했다.

승리가 절실했던 한국은 경기 시작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전반 6분 정승현과 김승규의 손발이 맞지 않아 공을 빼앗겼지만, 김승규가 가까스로 선방하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한국도 전반 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손흥민이 내준 공을 이기제가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살짝 비껴가면서 사우디를 긴장케 했다.

사우디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사우디는 지난달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영입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오일 머니'를 들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네이마르 등 스타 선수들을 자국 리그로 영입했다.

하지만 사우디 역시 만치니 감독 부임 이후 2연패를 당하면서 승리가 절실했고, 이날 양 팀은 공격으로 맞붙었다.

조규성 머리가 또 해냈다... 10개월 만의 A매치 득점
 
 한국 축구대표팀 이재성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이재성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KFA

 
사우디의 공격에 잠시 당황하기도 했으나, 후방 패스로 공 점유율을 높인 한국은 공격의 강도를 높여가더니 전반 31분 기다렸던 선제골이 터졌다. 황인범의 패스가 사우디 선수에 맞고 튀어오르자 조규성이 헤더로 밀어 넣은 것이다. 

조규성이 지난해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이후 10개월 만에 나온 반가운 A매치 득점이기도 하다.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진 한국은 곧바로 전반 36분 추가골 기회를 잡는 듯했다. 조규성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결정적인 일대일 찬스를 맞았으나, 상대 선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손흥민은 넘어진 채로 억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페널티킥을 주장했으나, 주심은 끝내 휘슬을 불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에도 계속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으나, 사우디 골키퍼 무함마드 우와이스의 잇따른 선방에 막혔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격도 무뎌지자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과 황희찬을 빼고 황의조와 문선민을 투입했다.

'기사회생' 클린스만호, 이젠 달라질까 
 
 한국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한국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 KFA

 
그러나 동점골이라도 넣겠다는 사우디가 공격 라인을 과감히 끌어 올리면서 한국은 수비를 소홀히 할 수 없었고, 발이 무거워진 선수들이 몇 차례 실수를 저지르면서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다행히 김민재가 안정적으로 버티면서 한 골을 끝까지 지켜냈고, 클린스만 감독은 교체 카드로 남은 시간을 소진하면서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로써 조규성은 클린스만호의 최전방 공격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고, 김민재는 전체적인 수비진의 위기 속에서도 몸을 날려 사우디의 슈팅을 막아내면서 두 선수가 공수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인 3월 A매치에서 콜롬비아(2-2무), 우루과이(1-2패)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6월 A매치에서도 페루(0-1패)에 지고 엘살바도르(1-1무)와 비기는 등 졸전을 거듭했다.

처음으로 유럽 원정에 나선 지난 8일 웨일스와도 0-0으로 비기면서 1992년 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 이후 최다 경기 무승 기록을 쓰기도 했다.

비록 첫 승을 거뒀으나 경기력은 아직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의 업무 스타일과 선수 선발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성적에 달렸다. 최근의 논란도 결국은 부진한 성적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날 승리가 클린스만호가 반등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행운일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대표팀의 10월 A매치 일정으로 13일 튀니지, 17일 베트남과의 경기를 확정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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