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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과 전환을 위한 안전한 실험실 만들기를 모토로 하는 자유학교는 올해 봄 (관련 기사 : 덴마크 인생학교에 한 달 살기를 왔습니다)에 이어서 가을에 두 번째 덴마크 인생학교(아래 폴케호이스콜레)에 와 있다. 덴마크 인생학교 2기 참여자들과는 보세이 폴케호이스콜레에 머물고 있으며, 다른 폴케호이스콜레를 방문할 기회를 얻게 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로스킬데 페스티벌 폴케호이스콜레
 로스킬데 페스티벌 폴케호이스콜레
ⓒ 양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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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로스킬레 페스티벌 폴케호이스콜레는 매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로스킬레 뮤직 페스티벌(Roskilde Music Festival)과 연결되어 있다. 코펜하겐(Copenhagen) 외곽의 작은 마을이 로스킬레 뮤직 페스티벌이 열릴 때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페스티벌 장소로 탈바꿈한다.

이곳에 폴케호이스콜레를 만들게 된 아이디어는 이전에 콘크리트 공장이었던 곳을 새로운 도시 지역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세미나에서 나왔다. 2005년에는 로스킬레 축제, 로스킬레 지방 자치 단체, 폴케호이스콜레  전담 태스크 포스가 모여 첫 번째 단계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2008년에는 로스킬레 페스티벌 협회가 학교를 위한 첫 번째 기금을 기부했다.

2017년 3월 학교 시설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서, 2019년 1월 6일에 개교했다. 첫 학기 학생은 18세에서 30세 사이의 참가자 70명이었다. 학교는 주로 음악, 리더십, 디자인, 음향 및 조명, 영화, 미술 등 다양한 강좌를 제공한다. 3개월에서 10개월의 장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1주일의 단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로스킬레 폴케호이스콜레
 로스킬레 폴케호이스콜레
ⓒ 양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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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로스킬레 페스티벌 호이스콜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학교를 소개할 마틸다라고 합니다."

목요일 오전에 로스킬레 페스티벌 호이스콜레를 찾은 우리를 맞이하는 반가운 인사였다. 우리를 가장 먼저 안내한 곳은 방안 전체가 강한 오렌지색으로 칠해진 곳으로 학생들이 매일 모여서 노래를 함께 부르고, 조회를 하는 곳이다. 공간의 한 켠에는 피아노가 놓여 있었는데, 피아노 반주는 때에 따라서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하고 부교장 선생님은 섹소폰을 연주한다고 했다. 
 
로스킬레 페스티벌 호이스콜레 학생들이 매일 모이는 어셈블리룸
 로스킬레 페스티벌 호이스콜레 학생들이 매일 모이는 어셈블리룸
ⓒ 양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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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바로 건너에는 라그라로크 음악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고, 본 건물 앞에는 학생 기숙사 두 동이 있었다. 음악 산업과 페스티벌 관련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주거 시설과 상점 그리고 메이커스페이스를 포함한 다양한 공간들이 한 구역 안에 있었다. 
 
라그라로크 음악 박물관
 라그라로크 음악 박물관
ⓒ 양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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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목공 수업을 하는 공간에는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 다양한 기계들이 있었고, 학생들이 작업 중인 작품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학교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공간에는 예전 시멘트 공장임을 알 수 있는 기둥을 일부러 유지한 채 계단식에 공간이 놓여 있다.

그 위로는 책들이 있는 도서관과 계단 아래 공간에는 별도의 교실로 또 사용 하고 있다. 기부를 받은 오래된 책들이 많아서 가끔 학생들이 책이랑 사진을 찍어서 부모님에게 보낸다고 한다. 의자들의 모양이 제각각이었는데 가구회사에서 판매를 하지 못하는 의자를 기부받은 것들과 학생들이 목공 수업에서 만든 의자들을 늘어놓았다.
 
목공 워크샵을 하는 공간에 다양한 재료들과 기구가 있다.
 목공 워크샵을 하는 공간에 다양한 재료들과 기구가 있다.
ⓒ 양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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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의자에는 바퀴가 있어서 공간의 사용 용도에 맞게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피아노도 건물 곳곳에 비치가 되어 있었는데, 대부분 기증을 받은 것이고 그중에 밴드로 부터 받은 피아노가 있었는데, 조율이 힘들어서 사용을 잘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학교 바깥 공간에 작은 사우나도 있었는데 그것 역시 다른 폴케호이스콜레가 사용하지 않는 것을 기증 받았다고 한다. 
 
코로나 기간 동안에 주의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한 스티커
 코로나 기간 동안에 주의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한 스티커
ⓒ 양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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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이곳저곳에 손바닥 모양의 스티커가 붙어 있었는데, 코비드 기간 동안 건물의 이곳 저곳을 하루에 여러 번 소독하는 일이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손을 대지 말라는 의미로 붙여 두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비공식적이었는데, 디자인을 거쳐서 붙였는데 아직 떼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폴케호이스콜레에서 기증 받은 사우나
 다른 폴케호이스콜레에서 기증 받은 사우나
ⓒ 양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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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문을 열자 마자 코로나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본,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 국제 학생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3인 혹은 2인실의 방을 사용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학교 건물은 컨테이너를 활용해서 만들어졌으며, 교실에 벽이나 테이블은 펜으로 쉽게 쓸 수 있도록 처리를 해 두었다. 
 
2인실 기숙사 방안의 모습
 2인실 기숙사 방안의 모습
ⓒ 양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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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킬레 뮤직 페스티벌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스튜디오에서 음악 작업을 할 수 있고, 작곡 편곡, 영상과 관련된 내용을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서 듣고, 로스킬레 뮤직 페스티벌에서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활용할 기회를 얻게 된다. 학생들 중에는 정식으로 음반 작업을 한 학생들도 있다. 
 
음악과 영상등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별도로 갖추어져있다.
 음악과 영상등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별도로 갖추어져있다.
ⓒ 양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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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폴케호이스콜레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로스킬레 페스티벌 폴케호이스콜레에서도 채식을 우선으로 하고, 음식 재료도 유기농 재료를 활용하는 데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페스티벌을 한 다음에 나오는 쓰레기 문제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는 미디어가 일부러 그 문제를 강조한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페스티벌을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환경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실제로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장소를 별도로 지정해서 운영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학생 기숙사동의 모습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학생 기숙사동의 모습
ⓒ 양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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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새롭게 만들어진 폴케호이스콜레인 만큼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기존의 폴케호이스콜레와는 프로그램과 운영 방식에서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2세기에 걸친 덴마크의 삶을 위한 교육 철학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는 로스킬레 페스티벌 폴케호이스콜레가 지향하는 가치를 정리한 글이다.
 
우리는 예술이 질문을 던지고, 영감을 주고, 서로 다른 문화 간의 다리를 놓아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으며, 이는 모든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믿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사람들의 삶과 커뮤니티, 민주주의에서 예술과 문화가 갖는 중요성에 집중합니다.
우리는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원합니다. 따라서 환경 및 사회적 지속 가능성은 학교에 모든 일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최고의 배움은 호기심과 개인의 동기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또한 배움은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할 때 더욱 향상되며, 좋은 아이디어의 원천은 이론과 실무 경험, 전문성과 교차 프로젝트 사이의 만남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그:#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 #로스킬레, #자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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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만들기 수업을 거친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입니다. IT/인터넷 업계에서 기획자로 일했고, 코워킹 스페이스를 창업하고,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활동하다가 현재는 삶을 위한 자유학교 운영자이기도 합니다. 쉼과 전환을 위한 안전한 실험실 - 자유학교 https://www.jayusko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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