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4년1개월 만에 오르는 쿠어스필드 마운드에서 4연승에 도전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8월 14일과 21일, 27일 등판에서 각각 시카고 컵스와 신시내티 레즈,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3연승을 따낸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승률 최하위(.368) 콜로라도를 상대로 4연승 사냥에 나선다.

류현진은 LA다저스 시절 콜로라도를 상대로 15경기에 등판해 5승7패 평균자책점4.85로 그리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서는 6경기에서 1승4패7.09로 투구내용이 더욱 좋지 못했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올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콜로라도를 상대로 연승을 이어가면서 쿠어스필드와의 길었던 악연을 끊어내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다.
 
 류현진

류현진 ⓒ AFP/연합뉴스

 
주전 내야수 비셋과 채프먼의 부상 변수

류현진은 현 소속팀인 토론토의 홈구장 로저스 센터에서 통산 7승5패6.28로 투구내용이 썩 좋지 못하다. 다저스 시절 홈경기에서 28승14패2.62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반면에 류현진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펫코파크에서 4경기 3승1.38, 뉴욕 메츠의 시티 필드에서 5경기 2승1.72, LA 에인절스의 에이절 스타디움에서 4경기 2승1.90으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투수에게는 본인이 선호하는 구장과 그렇지 않은 구장이 나눠지기 마련인데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 쿠어스필드와의 궁합이 유난히 맞지 않았다. 6경기에서 26.2이닝 동안 26실점(21자책)을 기록한 류현진은 1승4패7.09로 쿠어스필드에서 좋았던 기억이 거의 없었다. 특히 어깨 수술 후 복귀 시즌이었던 2017년에는 쿠어스필드에서 3경기에 등판해 3패10.13(10.2이닝12자책)으로 심하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

류현진 입장에서 이번 쿠어스 필드 등판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하나가 더 있다. 비로 주전 유격수 보 비셋과 3루수 맷 채프먼의 부상이다. 팀 내 타율(.314)과 안타(152개) 1위를 기록 중인 비셋은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지난 8월 3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에 앞서 8월 29일에는 채프먼이 오른손 중지를 다치며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비셋과 채프먼 모두 열흘 짜리 부상자 명단이라 2일 콜로라도전에는 출전할 수 없다.

채프먼은 최근 류현진 경기에서 2경기 연속 실책을 저질렀지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시절 3번이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타격에서도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비셋 역시 수비가 아주 뛰어난 유격수는 아니지만 2021년과 올해 두 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2021년과 작년에는 2년 연속 리그 최다안타왕에 올랐다. 그만큼 타격은 이미 검증이 끝난 선수로 두 선수의 공백은 토론토와 류현진에게 꽤 큰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쿠어스필드-5이닝 징크스 모두 극복할까

토론토는 클리블랜드와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한 안방 6연전에서 3승3패를 기록하며 원했던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2.5경기 뒤진 4위에 머물러 있는 토론토는 오는 2일부터 콜로라도와 오클랜드, 캔자스시티 로얄스를 상대하게 될 9연전에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가져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9연전의 선봉에 서는 류현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4연승에 도전하게 되는 류현진이 상대하게 될 콜로라도의 선발 투수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우완 크리스 플렉센. 지난 2020년 KBO리그의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던 플렉센은 2021년 시애틀 매리너스로 역수출돼 14승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작년 심한 기복 속에 8승을 기록한 플렉센은 올해 17경기에서 4패7.71로 부진하다가 콜로라도로 이적했고 콜로라도에서는 6경기에서 1승2패5.87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류현진은 3연승 기간 동안 모두 5이닝씩 투구를 했다. 좋게 말하면 선발 투수의 임무를 깔끔하게 마쳤지만 아쉽게도 그 이상의 확실한 믿음은 보여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만약 류현진이 쿠어스필드에서 3할대 승률을 기록 중인 콜로라도를 상대로 5이닝 이상의 투구를 선보인다면 류현진에 대한 존 슈나이더 감독과 토론토 코칭스태프의 믿음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과연 류현진은 '쿠어스필드 포비아'를 극복하고 4연승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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