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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예산5일장은 평소와 다름 없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상인들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모두 한숨을 내쉬며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25일 예산5일장은 평소와 다름 없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상인들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모두 한숨을 내쉬며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 <무한정보> 최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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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성미(41, 충남 예산군)씨는 "막상 방류가 됐다고 하니 걱정이 된다. 수산물을 먹었다고 아이가 당장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을 먹으면 그것이 축적돼 결국 암 같은 걸로 발병하는 것 아닌가"라며 두려워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오염수가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설마하던 일이 현실이 되자 지역내에서도 주민들과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24일 오후 1시부터 17일동안 오염수 7800톤을 바닷물로 희석해 내보낼 계획이다. 현재 원전 내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는 약 134만톤 분량으로, 원자로 내부 방사성 물질이 제거되지 않아 매일 100톤이 새로 생성되고 있어 오염수를 모두 방류하는 데 30년 또는 그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어민과 시민단체들도 위험성을 인지하고 반대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강행하고 있다.

예산시장 5일장에서 각종 수산물을 팔고 있는 박영숙(75)씨는 "아직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손님이 준 것은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몇 개월 뒤에는 사람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행복회수산(예산 예산리) 지기철 대표(45)는 요즘 마음이 어지럽다. 광어와 연어 등을 배달 위주로 하는 횟집을 차렸지만 예전만큼 잘 되지 않는다.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때문이다.

지 대표는 "노량진수산시장에 사람이 정말 많이 줄었다. 후쿠시마 오염수 때문에 수산물을 꺼리는 것이 느껴졌다"며 "활어를 배달하는 사장님은 천안, 예산 등을 다니는데 예전에 비해 배달이 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 예산 사람들도 회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며 걱정했다. 

손님들이 직접 와서 먹는 한 횟집의 대표는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된다고 해도 여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건 2년 뒤라고 하지 않나? 별로 걱정하지는 않는다"라면서도 "얼마 전에 근처 횟집도 문을 닫고 부동산에 내놨다"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24일 김태흠 도지사의 관련 기자회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이날 김지사는 ▲오염수 방류대응 TF 통해 방사능 데이터를 실시간 감시 ▲어업지도선·환경정화선에 방사능 측정기 추가·설치해 충남 해역 모니터링 ▲방사능 검사결과를 도 누리집·시군 전광판에 실시간 제공 ▲수산물 소비촉진 대국민 홍보를 전개 △비과학적인 가짜뉴스에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도의 대응이 얼마큼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도는 감마선이 나오는 핵종을 검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에 포함된 64종 방사성핵종 중에서 감마선을 배출하지 않는 스트론튬-90 등 14종은 애초 검사조차 되지 않는다는게 환경단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미선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정부의 입장이라는 것이 일본에 여러 요구를 했지만 정작 받아들여진 것은 '실시간 모니터링 정보 제공'뿐이며, 도에서 검사를 한다는 것도 허술한 계획일 뿐"이라고 지적하며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방류해 이득을 보는데 우리나라는 어민들을 위한 단 한푼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시민단체들은 방류가 중단되는 그날까지 연대하며 싸울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후쿠시마 오염수, #원전 오염수,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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